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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유기농 문화와 함께 휘게(Hygge) 라이프
덴마크 유기농 문화와 함께 휘게(Hygge) 라이프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7.03.30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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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특집
ⓒ Denmark media center_Niclas Jessen


덴마크는 1971년 세계 최초로 환경부를 공식적으로 설치한 나라이자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유기농 국가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는 휘게는 덴마크어로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를 뜻하는데, 덴마크 유기농 문화를 향유하며 그들처럼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함을 만끽해보자.

 

유기농 분야의 세계적인 선두주자 덴마크

덴마크는 세계적인 유기농 강국이다. 많은 덴마크인은 깨끗한 국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여 환경 문제를 실생활로 인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친환경 제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며, 다른 국가에 비해 환경 보호 제품이나 유기농 제품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진다.

덴마크인의 최대 화두는 ‘웰니스(wellness, well-being+fitness)’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행복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제품 구매 역시 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친환경·유기농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덴마크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유기농 식품의 총 판매량은 9억 3,518만 7,983유로(약 1조 1,500억 원)였다. 유기농 식품 중 유제품 판매가 가장 높고, 과일 및 채소의 비중도 높았다. 시장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기준 덴마크의 총 소비 식품 대비 유기농 제품 비율은 10%에 육박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기농 식품 시장 점유율이다.


유기농 시장의 확대 배경

우선 국가 주도형 유기농 정책을 들 수 있다. 1980년대부터 유기농 발전 계획을 국가 정책에 포함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단체급식 유기농 인증, 기술보급을 위한 유기연구센터 운영 등의 유기농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매일 80만 분의 요리를 만드는 유치원·병원 등과 같은 공공 분야의 단체급식에서 60% 이상의 재료를 유기농 식품으로 대체하기로 하고, 2015년에는 목표를 초과한 88%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기농 식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유기 경작지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덴마크 농수산식품부는 유기농업 경작 면적 비율을 2020년까지 15%로 높여 이전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1% 수준으로, 유기농 발전에 대한 덴마크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교육부 주도로 학교에서는 유기농업과 생산, 유기농 식품의 영양적 이점 등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덴마크인의 인식 변화도 한몫했다. 금융위기 이후 소비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식품 매출은 강세를 보였다. 2015년 기준, 덴마크 국민은 유기농 식품 소비에 1인당 연간 223유로(약 27만 원)를 투자하였다. 덴마크의 소비자들은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보존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제품의 원산지를 정확히 확인해 건강한 식품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설문에 따르면 70%의 덴마크인 응답자가 건강한 음식 소비를 위해서라면 세금을 더 걷는 것에 동의했다. 이는 이탈리아, 벨기에, 영국, 이탈리아 등에 비해 20% 높은 수치이다.
 

'SuperBrugsen'에 진열된 유기농 푸드와 부착된 유기농 인증 마크(Økologisk)
http://organicdenmark.com


유기농 인증 마크, ‘Ø-label’

1989년부터 덴마크 정부는 유기농 인증 마크를 발행(Ø-label)하고 있다. 2년 동안 밭을 경작하며, 엄격한 허가 기준에 부합해야 유기농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적어도 1년에 한 번 지역의 식품 혹은 농·수산 부서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유기농 제품의 가공과 저장에도 정부의 통제가 이루어진다. 유기농 제품이 일반 제품과 섞이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만약 농부가 이 규정을 어기면 벌금을 내거나 유기농 제품 배급 자격을 박탈당한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유기농 인증 마크의 남발을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유기농 인증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은 덴마크인들이 유기농 제품에 큰 신뢰를 갖게 한 중요한 요인이다. 유럽연합법(EU법)에 의하면, 유기상품에 유럽연합의 유기농 마크 부착은 필수다. 덴마크 유기농 인증 ‘Ø-label’ 마크는 필수가 아닌 자율적 시행이지만, Ø-label은 덴마크 국민의 96% 정도가 알고 있고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 덴마크 유기농 제품에는 EU 마크와 ‘Ø-label’ 마크가 함께 부착되고 있다.


유기농 확산에 동참하는 기업

덴마크의 슈퍼마켓 체인인 수퍼브로슨(SuperBrugsen)은 1993년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유기농 제품의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덕분에 유기농 제품 구매는 상당히 증가했고, 덴마크를 유기농의 나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실제 슈퍼마켓에서 유기농 제품과 일반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덴마크 한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유기농 저지방 우유의 경우 8.55 크로네, 일반 저지방 우유는 7.50 크로네로, 가격은 1크로네(약 150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 유통 체인 이야마(Irma)는 80여 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매장 전 제품의 50%가 유기농이다. 비윤리적인 생산에 반대해 철창에 갇혀 생산 되는 달걀이나 환경을 악화시키는 섬유유연제 종류를 전 매장에서 철수하였다. 또한, 온라인에 유기농 육류 판매를 추가하는 등 유기농 식품의 확산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와 유기농 교류

덴마크와 우리나라는 유기식품 분야의 정책 및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본 협약은 양국 국민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삶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과 덴마크는 역사와 환경 등이 다르지만, 오히려 그래서 서로 협력의 여지가 많다. 단지 유기농 식품만이 아니라 식품 안전·효율적인 생산 방법·유통 기준의 협력 등도 기대된다.

식품은 국민이 먹는 것이기에 항상 안전하고 깨끗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그래서 덴마크는 식품의 수출입에 철저함을 기하고 있다. 식품에 약간의 변질이라도 발견되면, 그 사실과 이후의 처리 과정을 즉각적으로 공개한다. 덴마크는 투명도가 높고 안전한 식품 생산 및 유통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좋은 식품을 섭취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유기농 식품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기농 시장은 연 10%씩 성장하고 있다. 덴마크와의 교류 덕분에 우리는 양질의 덴마크 유기농 문화를 더 가까이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누릴 수 있는 유기농 휘게 라이프가 아닐까.
 

ⓒ Copenhagen media center_Ren Roslev


Organic & Hygge Life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미슐랭 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코펜하겐의 레스토랑 15곳이 총 18개의 미슐랭 별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는데, 이 또한 유기농 문화의 발전과 관련이 깊다.

시초는 덴마크의 의식 있는 요리사들이 ‘요리의 전통과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면서, 지역의 제철 유기농 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들던 것에서 출발한다. 이런 음식이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맛 역시 훌륭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덴마크 요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건강한 유기농 음식을 통해 덴마크의 식문화가 세계에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노마(noma)’는 미식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World’s Best Restaurant)’ 타이틀을 4번이나 거머쥔 세계 최정상 레스토랑이다. 이러한 노마의 요리에 담긴 기본 철학은 신선하고 제철이며 근교에서 자란 유기농 재료를 쓰는 것이다. 노마의 철학은 덴마크 유기농 음식의 인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

매년 100만 명이 예약을 위해 줄을 선다는 노마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우리의 제철 유기농 재료로 직접 요리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유기농 슈퍼마켓이 코펜하겐에 문을 열었다. 북유럽 최초의 포장 없는 슈퍼마켓, ‘로스 마켓(LØS Market)’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로스 마켓에서는 과일·곡물·채소·와인·비누·세제 등 400여 개의 유기농 상품이 포장 없이 판매된다. 고객들은 직접 챙겨 온 가방이나 용기에 구매한 상품을 담아 갈 수 있고, 필요하면 가게에서 판매하는 유리병이나 분해가 가능한 종이 가방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로스 마켓의 설립자인 프레데릭(Frederic Hamburge) 씨와 콘스탄스(Constance Leth) 씨는 덴마크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과한 포장에 지쳐 있어 포장 없는 물건을 살 준비가 기꺼이 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말을 듣고 자신도 준비되었다고 느꼈다면 덴마크에 갈 채비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나라에 있는 프리사이클링(precycling) 슈퍼마켓에 방문하면 되니까.

덴마크인처럼 평온하게 사는 휘게 라이프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자연을 생각하고 우리의 건강을 위하는 것. 유기농 문화부터 시작해보길 권한다.
 

진행 [Queen 김민주 기자] 자료 제공 [주한 덴마크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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