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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으로 세상 떠난 13세 소년 이정표 어머니 김순규 씨 공개 ‘눈물의 투병일기’
백혈병으로 세상 떠난 13세 소년 이정표 어머니 김순규 씨 공개 ‘눈물의 투병일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04.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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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있다. 무척 건강했는데, 어느 날 학교에서 코피가 나서 병원에 갔는데 멈추지 않았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투병 생활에 들어갔다. 평소에도 일기를 쓰던 아이는 병상에서도 글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병원에서의 치료 과정, 고통과 가족들에 대한 사랑, 희망 등이 담겨 있는 아이의 글은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아이는 세상을 떠난 다음날 책이 완성되는 바람에 자신의 작품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결코 잃지 않았던 희망은 온 세상에 퍼지고 있다.

정리_ 류인홍 기자 사진_ 박해묵 기자·파랑새출판사 제공


정표를 세상으로 떠난보낸 엄마 김순규 씨는 아직 몸도 마음도 추스를 시간이 없음에도 인터뷰에 응했다. 그 이유는 책이 정표의 열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를 나무에 비유하면, 정표는 꽃이 피기도 전에, 열매를 맺기도 전에 떠난 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아이가 남기고 간 열매를 세상에 전해주고 싶습니다.”
정표는 글쓰는 걸 좋아해 작가가 꿈이었다. 어머니 역시, 육아일기를 썼던 경험이 있다. 정표는 매일매일 일기를 썼고 병상에서도 이어졌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어렸을 때 쓴 일기를 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상상하면서 일기를 쓴다고 했다. 그러나 정표는 일기를 다시 보지 못했다.
2005년 4월 20일 수요일
내가 백혈병에 걸렸다. 이상하게 손이 떨리고 글씨도 이상하다. 오랜만에 연필을 잡아서인가? 3월 30일 새벽에 코피가 심하게 나고 피도 많이 토해서, 구급차를 타고 새벽 4시에 실려 왔다. 무섭고 답답해서 잠도 안 자고 아침까지 있다가, 엄마는 회사 가고 아빠가 하루 휴가 내서 돌봐주셨다. 그리고 엄마는 일찍 끝내고 와서 같이 간호했다. 그러다 저녁쯤 백혈병이라고 해서 너무 놀랐고, 입원을 하고 무균실이라는 곳으로 들어와서 머리를 밀고 수술도 하고 난생처음 겪어 보는 일들을 했다.
이틀에 한 번 항암 주사를 맞고 벌써 20일을 보냈다. 벌써 그만큼을 보냈다니…. 무균실에서만 지내고, 봄바람, 봄꽃, 봄 풍경은 하나도 못 느꼈다. 5월 중순에 잠시 집에 갈 거 같은데 다시 여기 와서 2달 정도 있어야 한다니 죽고 싶은 심정이다.
아우,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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