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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꽃길 자전거여행, 더 늦기 전 꽃마중 떠나자
섬진강 꽃길 자전거여행, 더 늦기 전 꽃마중 떠나자
  • 박소이 기자
  • 승인 2017.04.01 0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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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엔 꽃구경이 최고다.
겨우내 움츠렸던 두 다리를 펴고 따사로운 봄 길을 따라 자전거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섬진강 꽃길은 이 봄이 지나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이 길에 봄꽃이 만발했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요, 최고의 궁합이다.
이른 봄부터 시작해 5월까지 구례 산수유마을에서 시작해 광양 매화마을, 그리고 하동 벚꽃 십리길로 환상적인 꽃길이 열린다.
이렇게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꽃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이 봄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글·사진 유인근(스포츠서울 기자)

노란 물감 흩뿌려 놓은 산수유마을

봄이 되면 섬진강변은 만발하는 꽃으로 화사하게 변한다. 구례에서 화개를 거쳐 하동을 지나는 19번 국도와 반대편 구례에서 광양으로 향하는 861번 지방도로는 언제 찾아도 빼어난 풍경을 보여주지만 특히 매화와 벚꽃이 활짝 피는 봄날에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다.

이른 봄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매화와 산수유는 꽃이 피는 시기가 비슷하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앞다퉈 꽃을 피워 섬진강변을 하얗고 노랗게 물들인다. 매화와 산수유가 질 무렵엔 벚꽃이 만개한다. 하얀 꽃비 나리는 그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신나는 일이다.

섬진강 꽃길 라이딩 코스는 구례 산수유마을에서 광양 매화마을을 거쳐 하동 십리벚꽃길로 잡는다. 총 길이가 약 70㎞, 자전거로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것이 쉽지 않은 여정이니 적절하게 차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 최대 산수유군락은 구례군 산동면 대평·평촌·반곡·상위·현천마을 등 지리산 기슭에 자생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이중에 특히 제일 꼭대기 상위마을과 아래 현촌마을의 산수유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 산수유꽃이 피면 온 마을이 노란 물감을 흩뿌린 듯 아름다운 수채화로 변한다.

상위마을의 정자인 산유정에 오르면 노랗게 물든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현천마을은 마을 전체가 300년을 자랑하는 산수유나무 고목들에 파묻힌 꽃동네가 된다. 보통 산수유꽃은 3월 말쯤 피기 시작해 열흘간 절정을 이루다가 한 달 후 완전히 진다.

매화 만발해 꽃구름 내려앉은 섬진강변 매화마을은 산수유마을에서 50㎞ 거리의 광양 다압리에 있다. 대표적인 곳은 홍쌍리 씨가 운영하는 청매실농원이다. 매화향기에 취해 언덕을 오르면 2천500여 개에 달하는 장독대가 먼저 반긴다. 그 뒤로 산 아래 둔덕과 산자락으로 매화가 만발한다.

높은 언덕에 올라 산아래를 바라보니 섬진강 주변에 마치 자욱한 꽃구름이라도 내려앉은 듯하다. 선경이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싶다. 매화마을에서 나와 섬진강변을 따라 구례 방향으로 10㎞ 정도 페달을 밟으면 동서화합의 상징인 남도대교가 나타난다.

전라남도 구례와 경상남도 하동을 잇는 이 다리를 건너면 곧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잘 알려진 화개장터다. 그 유명한 벚꽃 십리길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약 5㎞의 2차선 도로에는 양옆으로 길을 따라 토종 왕벚꽃이 심어져 있다.

이 길을 2007년 문화관광부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했다. 해마다 봄이면 휘날리는 벚꽃이 만발해 세상에 둘도 없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꿈길처럼 이어지는 하동 벚꽃 십리길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 하동 벚꽃은 하나둘 꽃망울이 나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하룻밤에 온 산과 길가를 하얗게 뒤덮는다. 만개한 벚꽃이 만든 터널을 지나노라면 머리 위로 함박눈이 쏟아질 것만 같다. 바람이 불어 꽃비라도 날리면 영락없는 영화의 한 장면이고, 누구라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이 길은 ‘혼례길’로도 불린다. 젊은 남녀가 이 길을 함께 걸으며 결혼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하고, 손잡고 걸으면 백년해로를 한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고 있다. 그만큼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길이다.

하동은 또한 우리나라 차(茶) 시배지이기도 하다. 신라 흥덕왕 때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 씨앗을 가지고 와 왕명으로 처음 심었다는 곳이 바로 지리산 화개면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천년 묵은 녹차나무가 경상남도 지정 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벚꽃 십리길을 가운데 두고 산 둔덕에는 드넓은 야생 녹차밭이 펼쳐져 있다. 흩날리는 벚꽃 아래에서 은은한 녹차 향을 음미하는 봄날의 여유는 상상만으로 행복하다. 자전거로 달려도 좋고 내려서 걸어도 좋다.

더 늦기 전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섬진강변으로 달려가자. 벚꽃은 한순간 피었다가 10여 일이면 속절없이 지고 만다. 꽃이 지면 아름다운 계절도 사라질 것이다.[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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