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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주제로 한 에세이 ‘인생4계’ 펴낸 작가 안정효 인생론
낚시를 주제로 한 에세이 ‘인생4계’ 펴낸 작가 안정효 인생론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05.1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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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말마다 강화도 석모도로 낚시를 떠나는 안정효 작가가 수필집을 내놓았다. 자신이 왜 낚시를 하는지,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해 적은 책이다. 그에게 낚시는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다. 그래서 고기를 많이 잡을 필요도 없고, 전국 유명 낚시터를 전전할 필요도 없다. 소주를 같이할 낚시 친구, 종이와 연필, 명상에 잠길 수 있는 한적한 곳만 있으면 낚시는 즐겁기만 하다. 물론 이왕 펼친 낚싯대이니, 가끔 찌가 움직이는 일도 필요하다.

글_ 류인홍 기자 사진_ 조준원 기자

작가 안정효(66) 씨를 서울 은평구 갈현동 자택에서 만났다. 30년 동안 살았다는 집은 마침 수리 중이었다. 세간을 모두 세를 놓았던 반지하 방에 들여놓고 지내고 있었다. 매트리스만 깔려 있는 침대를 비롯해서 대부분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살림살이만을 갖추어놓았다.‘늦은 나이에 하숙을 하고 있다’는 안 선생의 말처럼.
그러나 간편한 살림살이가 꼭 집 공사 때문은 아닌 듯했다. 그는 좀처럼 버리지를 않고 그만큼 새 물건을 사지 않는다. 오래된 컴퓨터는 지금도 도스 프로그램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글쓰기는 도스용 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컴퓨터보다 더 오래되어 보이는 전축과 겉표지가 너덜너덜해진 레코드판, 장롱에 가득 모아놓은 복사판 영화 비디오, 낡은 TV 등.

“나는 글쓰기 외에는 전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그래서 잠재기능 가운데 아마도 10퍼센트 정도만 써먹는 듯싶다. 그래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능을 여러 해 동안 보완하지 않으면서 쓰다보니 내가 작성한 원고는 남들의 기계에 쉽게 떠오르지만, 남들이 보내온 디스켓은 가끔 화면에 나타나지를 않는다.
그래도 나는 그냥 버틴다. 어차피 바꿔봤자 몇 년 후에는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리라는 사실이 너무나 뻔하기 때문이다. 멀쩡한 기계를 버리도록 강요하면서 자꾸만 신형을 팔아먹으려는 사람들의 괘씸한 전략에 끌려 다니면서‘나는 첨단이다’를 외치는 사람들이 오히려 어리석다는 생각도 든다.
응답전화기와 텔레비전, 비디오 녹화기뿐 아니라 심지어는 선풍기까지도 요즘 기계들은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발전시켜놓았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일일이 그런‘편리한’기능을 습득하느라고 많은 시간을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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