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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방송’을 위한 필독서, 방송에서 잘못된 성 고정 관념 사례 제시
‘양성평등 방송’을 위한 필독서, 방송에서 잘못된 성 고정 관념 사례 제시
  • 이지은
  • 승인 2017.04.12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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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에서 잘못된 성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한 사례 >

#1. “살결이 야들야들해 보이는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
    (여자 유도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자의 발언)

#2. 한 출연자의 얼굴에 대해 “선제공격”이라며 ‘무기’로 표현하고,
또 다른 출연자에 대해서는 꽃잎 CG와 함께 “얼굴 금수저”라고 표현
    (예능프로그램)

#3. “남자들이니까 아시잖아요… 팔십이라도 그런 유혹 앞에서는 견딜 수 없어.”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보도 프로그램 중)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방송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점검하고 준수해야 할 사항을 담아 ‘양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제작·배포한다.

안내서는 방송사와 제작진이 실제 방송제작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5개 영역으로 나눠 정리하고, 영역별로 점검 포인트와 구체적인 좋은 방송사례를 제시해 이해를 도왔다.

내용은 지난 1월 개정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의 양성평등 관련 심의 조항을 고려했으며, 학계와 시민단체가 제작에 참여하고, 프로듀서(PD)와 작가·정책전문가 등 방송실무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거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하였다.
 

< 실제 방송제작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
 하나, 주제선정에서부터 양성평등이 적극 반영되어야 합니다.
 둘, 남성과 여성 모두를 균형 있게 대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 성 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양성의 다양한 삶을 보여줘야 합니다.
 넷, 성폭력·가정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선정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다섯, 성차별적 언어사용에 대한 민감성을 가져야 합니다.
 

안내서에 따르면 주제선정에서부터 특정 성의 시각이나 관점이 배제되지 않아야 하며, 성 불평등한 현실을 소재로 방송을 제작할 경우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거나 단순화하지 않아야 한다. 안내서에서는 이를 위해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방송사 전체 프로그램에서 양성평등 관련 주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해 볼 것을 제안했다.

방송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균형 있게 대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터뷰 대상자나 출연패널 등을 구성할 때 양적·질적인 면에서 양성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남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특정 성이 보조적 역할에 머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성 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양성의 다양한 삶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 병원 드라마에서 남성 간호사를 등장시켜 전문적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좋은 방송 사례로 제시됐다.

한편, 성폭력·가정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선정적으로 다뤄선 안 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뉴스보도 등에서 당시 상황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묘사해 사건을 선정적인 볼거리로 만들지 않고, 성범죄를 관용적인 시선으로 다루거나 성범죄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장면을 담지 않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아울러 성차별적인 언어사용에 민감성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여자는~해야”, “남자는~해야” 같은 성 고정관념을 담은 언어적·시각적 표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하며, ‘영계’, ‘꿀벅지’, ‘180㎝ 미만 루저’ 등의 표현이 방송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내서는 한국방송협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지상파·케이블 방송사·드라마 제작사 등 관계기관에 배포되고, 여성가족부(www.mogef.go.kr),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www.kigepe.or.kr) 홈페이지에도 게재된다.

박난숙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은 “방송에서 나타나는 잘못된 성 고정관념과 성 상품화는 일반 성인뿐 아니라 자라나는 아동·청소년의 성역할 사회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송제작진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하고,

“여성가족부는 방송 제작 전 유의사항을 담은 이번 안내서와 산하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수행하는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사업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하여, 방송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Queen 이지은 기자] 사진 제공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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