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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앤티크 로맨스 <시카고 타자기> 떴다
미스터리 앤티크 로맨스 <시카고 타자기> 떴다
  • 송혜란
  • 승인 2017.04.27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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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드라마
 

배우 유아인부터 임수정, 고경표까지 톱스타들이 총동원된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아직은 물음표 투성이지만 로맨스 사극 <해를 품은 달>, 미스터리 로맨스물 <킬미 힐미>의 진수완 작가답게 입체적인 캐릭터 구성이 단연 눈에 띄었다. 여기에 <공항 가는 길>, <황진이> 등에서 빼어난 영상미를 선보인 김철규 감독이 힘을 보태 그야말로 감각적인 드라마가 탄생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시카고 타자기>는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한세주’와 유령 작가 ‘유진오’, 한세주의 열혈 팬 ‘전설’, 그리고 오래된 타자기와 얽힌 세 남녀의 미스터리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전작 <도깨비>로 큰 신드롬을 일으킨 tvN의 새로운 야심작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무엇보다 진수완 작가와 김철규 감독부터 유아인, 임수정, 고경표까지 특급 제작진과 명배우들이 똘똘 뭉쳤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다.

초반부터 몰아치는 이야기, 숨 쉴 틈 없다

먼저 극본을 맡은 진수완 작가는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등 사극은 물론 코미디, 미스터리가 결합된 로맨스 장르로 이미 필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작품으로 랜선 우정이 난무하고 쿨한 사랑이 대세가 된 2017년을 배경으로 1930년대를 살았던 청춘들의 생을 그리고자 한다는 진 작가의 포부는 대단하다. 드라마 초반부터 몰아치는 이야기에 숨을 쉴 틈도 없을 정도다.

그러나 아쉽게도 1~4회까지 구성이 다소 어수선해 자칫 보는 이의 집중도를 흐릴 수 있어 아슬아슬했다. 한세주, 유진오, 전설은 물론 한세주와 비즈니스로 얽힌 갈지석, 질투 라이벌 박태민, 전설의 소꿉친구 마방진 등 각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모습이다. 이야기 속도가 너무 빨라 사건 간의 개연성이 사뭇 떨어지는 허점도 보였다. 가령 한세주와 전설의 첫 만남을 주도했던 강아지가 씹어 먹은 USB가 대변을 통해 원래 모양 그대로 나온 점이 그렇다. 또 비 오는 날 차를 몰고 가다 절벽에서 떨어진 한세주가 골절 하나 없이 멀쩡한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한단 말인가. 그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타임 슬립 장면도 부자연스러워 좀처럼 흥미를 이끌지 못했다.

물론 드라마 제목인 ‘시카고 타자기’에 숨은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데는 꽤 성공한 듯싶다. 실제 시카고 타자기는 톰슨 기관단총을 가리키는 말로, 총소리가 타자기 치는 소리와 비슷해 붙은 별명이라고 한다. 제작진은 시카고 타자기가 드라마에서는 중의적인 소재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한 적 있다. 이미 시카고 타자기가 한세주와 전설, 유진오를 운명처럼 엮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80년 전 과거에서 전설이 누군가를 향해 총을 쏘는 모습이 전파를 타 시카고 타자기의 또 다른 의미가 스토리 상 어떻게 표현될지 주목받고 있다.

모던한 영상미

아직은 물음표 투성이인 스토리의 빈틈은 김철규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미가 메어 주고 있다. 모던한 세트와 소품들…. 드라마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유일한 대목이다. 회식차 노래방을 가도 디테일의 차원이 달랐다. 특히 타자기는 1930년의 앤티크한 경성을 잘 대변했으며, 2017년 한세주와도 잘 어울린 신의 한 수 같은 선택이었다. 그도 그러한 것이 한세주 역을 맡은 이가 세련미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유아인이지 않은가. 그 위에 영상미를 업그레이드해 줄 세트와 소품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극의 퀄리티를 한층 높였다. 스타 작가로 열연하고 있는 유아인의 지적인 이미지와 모던한 감각을 잘 표현해 준 서재부터 잘 빠진 클래식 슈트 등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임수정이 맡은 캐릭터 전설과 그녀의 친구가 같이 사는 방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기 그지없다. 각 캐릭터 한 명이 일하는 출판사, 레스토랑, 서점 모두 영상미를 위해 정말 섬세하게 신경 썼다는 게 확연해 보였다.

 

유아인과 임수정의 만남

<시카고 타자기>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출연진의 화려한 면면이다. 유아인은 슬럼프에 빠진 스타 작가 한세주로, 임수정은 수의사이자 작가 덕후계의 레전드 전설로 분했다. 특히 최근 영화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원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 준 유아인의 새로운 변신이 톡톡 튀었다. 간혹 사극 톤이 새어 나오긴 했지만, 그 특유의 연기력은 여전했다. 임수정 역시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13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라 무척 반가웠다.

씩씩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전설 캐릭터는 그녀에게 딱 맞춘 옷 같았다. 여기에 유령 작가 유진오 역의 고경표가 극의 중심을 잡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잘 이끌고 있으며, <도깨비>에서 김 비서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조우진이 출판사 대표 갈지석 역을 맡아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곽시양도 극 중 문단의 아이돌이자 한세주와 쌍벽을 이루는 인기 작가로 등장해 훈훈한 매력을 뽐냈다.

유아인, 임수정, 고경표 등 특급 출연진으로 라인업 된 이 드라마가 진수완 작가의 필력, 김철규 감독의 연출로 제2의 도깨비에 버금가는 신드롬을 낳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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