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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밥상 그리고 현대를 사는 이들이 바치는 생신상 (1)
이순신 장군의 밥상 그리고 현대를 사는 이들이 바치는 생신상 (1)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7.04.28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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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스토리

충무공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 <칼의 노래>(김훈 저, 문학동네) 中 '밥'.

"그해 겨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격군과 사부 들이 병들어 죽고 굶어 죽었다. 나는 굶어 죽지 않았다. 나는 수군통제사였다. 나는 먹었다. 부황든 부하들이 굶어 죽어가는 수영에서 나는 끼니때마다 먹었다. 죽은 부하들의 시체를 수십 구씩 묻던 날 저녁에도 나는 먹었다. 그해 겨울의 밥은 무참했다. 끼니는 계속 돌아왔고 나는 먹었다."

마음껏 슬퍼할 수조차 없다. 국가의 운명을 짊어진 채, 먹어야만 했다. 무거운 책임감 아래 이순신 장군이 드신 음식은 무엇일까? 이제는 맘 편히 음식을 즐기실 수 있을까? 충무공이 잡수셨다는 음식을 찾아봤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순신 장군의 고독한 내면을 현대의 음식으로 어루만지고자 한다. 4월 28일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을 맞이하며.
 

 

평상시 음식, 청어젓

난중일기에는 충무공이 먹을 양식을 구하기 위해 고심하는 내용이 곳곳에 등장한다. 굶주린 군사를 이끌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조정의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 자력으로 군량미를 확보해야 했다. 이순신 장군은 호남평야와 섬을 개간해 농사를 지었고, 소금을 생산하기도 했다. 수군의 특성을 살려 전투가 없는 날은 청어를 잡았다.

"송한련이 청어 1,000여 두름을 잡아다 널었는데 내가 떠나 있는 동안 잡은 청어가 1,800여 두름이나 된다고 한다."
- 난중일기(亂中日記) 1596년(선조 29년) 1월 4일 자

한 두름이 20마리니 무려 3만 6천여 마리를 잡고, 2만여 마리는 널어놓았다. 조선 수군은 청어를 먹어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었다. 청어에는 비타민과 오메가3뿐 아니라 근육의 양과 질을 좋게 하는 ‘크레아틴’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충무공과 병사들에게 적절한 영양을 공급해 줬을 것이다.
기름이 많은 청어는 맛이 뛰어나 많은 조선인의 사랑을 받았다. 남는 청어는 내다 팔아 모자라는 양곡과 군수 물품을 조달했다.


― 이순신 장군께 청어 요리 식당을 추천해 드린다면?

남도 음식 전문점 ‘해우리’를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해우리가 펼쳐내는 푸짐한 한상차림을 분명 마음에 들어 하실 거예요. 이곳은 청어구이가 대박이거든요. 생선구이를 즐겨 먹지 않는 저도 뚝딱 해치울 정도예요. 그리고 매장이 넓은 편이라 회식 장소로도 안성맞춤입니다. 장군님께서 회식을 많이 하셨다던데, 이곳에서 부하분들과 회식 한 번 하시죠?

이순신 장군 생신에 대접하고 싶은 현대 음식은?

이순신 장군님, 생신 축하드려요. 장군님이 계실 시대엔 고추가 없었으니, 우선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소개하고 싶어요. 하지만 고춧가루를 처음 접하실 테니 너무 매운 건 아니 되겠지요. 그렇다면 경주에서 유명한 ‘함양집’의 한우 물회를 대접해 드릴게요. 기존에 오징어나 한치로 만든 해산물 물회와 다르게 한우로 만들어서 훨씬 묵직한 맛이 장점이에요. 물회가 가지고 있는 새콤달콤한 맛과 한우가 가진 쫄깃한 식감이 조화를 잘 이룬답니다.

<월간식당> 서수빈 기자


진행 [Queen 김민주 기자] 사진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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