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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즐기는 공연, Sofar Sounds
방에서 즐기는 공연, Sofar Sounds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7.05.02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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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s from a room’
 

방구석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소파 사운즈라면 가능하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새로운 공연 문화에 빠져볼 시간!


Sofa 아니라 Sofar

‘소파(Sofar)’는 ‘Songs from a room’의 줄임말로 방에서 듣는 음악을 뜻한다. 라이브 뮤직은 카페나 클럽에서 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람들의 잡담이나 휴대폰 통화 등으로 음악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런던에서는 거실에 모여 공연을 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전 세계로 퍼져 300여 개 도시에서 열리게 되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숲속이 배경이 되기도.

‘특별한 장소’, ‘출연진 비공개’, ‘소규모’가 콘셉트인 트렌디 콘서트! 어느 곳에서 어떤 아티스트를 만날지 모른 채 신청하므로 나중에 공개되었을 때 깜짝 선물을 받는 것 같다. 특별한 공간을 누리는 기회, 취향과 장르에 상관없이 실력파 뮤지션을 알아갈 기회, 새로운 음악에 귀를 열 수 있는 기회다. 우리나라에서도 즐길 수 있다니 좋지 않은가.

현재 소파 사운즈 코리아는 서울과 인천에서 각각 한 달에 최소 한 번씩 열린다. 4월부터 서울은 5회로 늘어날 예정이라니 공연을 즐기고 싶다면 소파 사운즈 코리아 채널(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sofarsoundsseoul)을 주시하자. 공연에 초대받았다면 소파 사운즈 취지를 생각하며, 공연 집중! 잡담은 되도록 삼가기! 촬영은 자유! 공유는 맘껏!
 

 

소파 서울 #22 열기 속으로

3월 18일 신촌 더블듀스 앞. 소파 사운즈 스티커를 지니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입장이 시작되자 자원봉사를 하는 스태프들이 밝게 인사하며 관객을 반겨준다. 가족·연인·친구끼리 오붓하게 나무 의자에 자리를 잡거나 벽 쪽 소파에 앉는다. 가장 탐나는 자리는 아티스트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맨 앞 러그!

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더블듀스는 신촌에 얼마 남지 않은 라이브 뮤직바. 영화 <라라랜드>의 배경이라 해도 이질감이 없다. 미아 역을 맡은 엠마 스톤처럼 샛노란 옷을 입은 보니가 등장했다. 7년을 공연해왔지만, 오늘 같이 떨린 적은 처음이라 했다. 기존 팬이 아닌 이들 앞에서의 공연은 긴장감이 앞설 터. 심한 감기에 걸렸다지만 R&B 소울은 어디 가지 않는다. 진솔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멘트에 동화되었다. <With You>에서 반복되는 “Don’t Cry baby” 가사를 어느새 따라 부르고 있었다. 보니의 참여 유도가 없었어도 그랬을 것이다.

20분의 쉬는 시간 후 레이백사운드가 나타났다. 부산사투리를 쓰는 보컬의 버건디 상의는 관객이 홀짝이는 와인이 물든 듯, 관객과의 교감을 뜻하는 것 같았다. 미처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멤버끼리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마냥 소년다웠다. 하지만 소년이 아니라 남자이고 싶다는 발언과 함께 변해가는 모습을 노래로 보여줬다. 고흐의 그림과 동명인 노래 <THE STARRY NIGHT>는 몽환적이었다. 바람과 달, 바다 그리고 하늘까지 모조리 귓속으로 들어간 듯. 볼빨간사춘기의 <좋다고 말해> 커버와 미발표 신곡을 선사하기도 했다.

밤이 짙어질수록 음악 역시 깊어졌다. 처음 듣는 음악일지라도 문제 될 것은 없다. 음악을 존중하는 자세와 즐기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니까. 공간을 가득 메우는 생생한 음향, 어느 위치에서도 아티스트의 눈빛·표정·몸짓이 가까이 느껴지는 아늑함, 곡과 혼연일체를 이룬 뮤지션과 이에 빠져든 관객 등 소파 사운즈의 매력을 말로 다 설명할 순 없다. 직접 느껴보시라!

외국인들이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글로벌 소파 사운즈의 위력과 함께 음악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소통의 수단임을 다시금 느꼈다. 맥주와 칵테일 등을 음미하며 음악에 취해가는 것 또한 자유다.

바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했다. 다음에는 어느 곳에서 어떤 아티스트가 관객들과 함께 소파 사운즈를 장식할지 기대가 된다. 공연장이나 악기 대관, 음악가 섭외에 이르기까지 재능 기부나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좋은 음악에 행복해졌다면 퇴장하면서 도네이션에 참여해보자. 행복을 배가하는 또 다른 방법일 테니.
 

진행 [Queen 김민주 기자] 사진 [Az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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