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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홍준표·유승민, 대선후보 부인들의 ‘내조 전쟁’
문재인·안철수·홍준표·유승민, 대선후보 부인들의 ‘내조 전쟁’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7.05.05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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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 부인 김정숙(좌),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우).

19대 대통령 선거가 가열될수록 각 당 후보 부인들의 내조 경쟁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유세로 지친 남편의 건강을 챙기는 일은 물론이고 모성애와 섬세함을 내세워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서며 직접 선거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들은 목욕탕은 물론 재래시장, 노인정 등을 샅샅이 훑고 다니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밑바닥 스킨십에 주력한다.

내조 경쟁에 나선 4당 후보 부인들이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고 또 어떤 연으로 부부가 됐는지도 유권자들의 관심거리다.

 

▲ 문재인 후보 부인 김정숙.
 

문재인 호남특보로 불리는 부인 김정숙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배우자 김정숙(63)씨. 서울 태생으로 숙명 여중·고를 거쳐 경희대 성학과를 졸업했고 잠시 서울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문 후보와 1년 연하지만 경희대 2년 후배다.

친구 오빠의 소개팅을 통해 처음 만났다고 한다. 문 후보의 군대 복무와 교도소 생활, 사법고시와 연수원 시절 등을 함께 하며 8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학생 시위 도중 최류탄에 맞아 기절한 문 후보를 간호한 것을 계기로 급속히 가까워졌다고 한다.

프로포즈도 화제다. 문 후보가 당시 친구들과 함께 있는데 김 씨가 갑자기 “재인이 너, 나랑 결혼 할 거야 말 거야 빨리 말해”라고 다그쳤고 깜짝 놀란 문 후보가 “그래, 알았다”며 승낙했다는 것이다. 김씨의 적극적인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성격 탓인지 김씨의 내조는 갈수록 적극적이다. 성악을 전공한 김씨는 무대 공포증이 없다. 스스럼없는 성격으로 현장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목욕탕과 시장, 지역 인터뷰 등 어떤 모임도 가리지 않는다.

김씨가 지역 어른들에게 인사하면서 처음부터 팔짱을 낀다. 눈총을 주던 이들도 그녀와 30분 정도 대화하고 나면 눈빛이 부드러워질 정도다. 김 씨의 선거 지원은 스킨십이 부족한 문 후보에게 큰 도움이 된다. 부인 김 씨를 ‘맞춤형 보완재’로 부르는 이유다.

김씨는 다른 후보 부인과 달리 총선과 대선 모두 치뤄 본 경험이 있다. 선거전에서 자신의 역할과 소임을 비교적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의미다. TV와 신문, 잡지, 인터넷, 라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와 직접 접촉하면서 남편을 홍보하는 데 열성적이다. 아직도 현모양처를 미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남아 있는 풍토에서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씨는 2012년 대선에서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대중 마케팅을 보완하는데 신경을 썼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만나는 감성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는 평이다.

김 씨의 주요 타킷은 호남이다. 특히 노무현 정권 당시 문 후보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등 핵심 위치에 있던 탓에 호남 지역에서 다소 민심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문 후보를 대신해 주 1회 이상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 활동을 돕고 있다. 지난 해 4·13 총선에서도 김씨는 남편을 내신해 호남에 상주하다시피 선거 운동을 했다. 올 설 연휴까지는 매주 광주를 방문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호남을 찾고 있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호남특보’라는 별명도 얻었다. 새해 첫날 문 전 대표가 광주 노인정에서 떡국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할 때도 곁을 지켰다. 최근 대한노인회 광주지회를 찾아 배식 봉사를 하던 중 취재진을 만나 ”문 후보는 대선 후보로 너무 바쁜 일정을 하다 보니 지역 밑바닥 민심은 놓치고 가는 것 같다. 정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라며 본인이 지역 민심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간혹 구설수에도 오른다. 지난 1월 여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자 페미니스트들은 왜 육아의 고통과 책임을 우리만 지느냐, 국가가 보육해야 한다는 태도로 중무장한다”고 발언해 페미니스트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문 후보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호남 사위 안철수 부인, 여수댁 김미경

친정이 전남 여수인 김미경(54) 교수는 ‘여수댁’으로 불린다. 김 교수는 지난 1월에는 화재 피해를 본 여수 수산 시장을 직접 찾아 상인들을 위로했고, 최근에도 당 여성위원회와 함께 호남을 누비고 있다. 부산 출신인 안 후보가 ‘여수의 사위’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김 교수는 호남 승부처에서 든든한 ‘디딤돌’이다.

서울대 의학도 출신의 안철수·김미경 커플은 1년 선후배 사이로 대표적인 ‘엄친아·엄친딸’ 불렸다. 이들은 진료 봉사 동아리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오다가 1988년 결혼에 골인했다. 학창 시절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했고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사랑을 키웠다. 이들의 주요 데이트 장소도 헌책방이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학창시절 남편에 대해 “너무 똑똑해 이 사람은 노벨상을 받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안 후보가 “같이 살자”고 돌직구 고백을 했다고 한다. 아내를 첫사랑이자 소울 메이트라고 칭하며 서로의 의사와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부부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보성 여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의대 병리과 졸업 후 워싱턴 주립대 법대에서 석사 학위와 함께 변호사 자격증도 땄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펜실베이니아대로 옮겨 컴퓨터 공학석사를 마친 뒤 서울대에서 다시 석·박사 학위도 땄다. 다른 대선주자 부인들과 비교해 참으로 화려한 이력이다. 그녀는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주자의 배우자 가운데 유일한 ‘직장 여성’이다.

현직 서울대 의대 교수인 김 씨는 안 후보의 정계 입문 뒤에 ‘그림자 내조’로 일관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주요 핵심 참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 교수의 ‘마라톤 내조’도 눈길을 끈다. 1월 여수마라톤대회에 이어 광주에서 3·1절 기념 마라톤대회에도 참여했다. 5년 전부터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안 후보와 함께 노원구 중랑천을 뛰며 체력 관리를 했다고 한다.

김씨 역시 호남 지역을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1회 이상 호남지역을 방문하며 지역 복지 시설은 물론 시군을 가리지 않고 구석진 곳까지 찾아다니며 지역 민심을 살펴왔다.

여성경제인, 자원봉사 단체, 어린이집연합회 등과 함께 활동하며 아이와 여성이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수시로 전달하며 안 후보의 관련 정책 수립에 이바지하고 있다. 각 지역의 전통시장 방문 및 소상공인 간담회를 통해 골목상권 살리기도 큰 관심거리다.

호남 행보에 대해 안철수 후보가 일정상 소화하지 못하는 지역을 보다 먼저 각별히 챙기는 등 대선후보 배우자로써 차별화된 전문성이 강점이다. 캠프 관계자는 “교수 신분으로서 다른 후보 배우자들보다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안 후보가 놓칠 수 있는 정책적인 부분까지 김 씨가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 홍준표 후보와 부인 이순삼.
 

보수 지지자에 구애하는 홍준표 부인 이순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부인인 이순삼(61) 씨. 지난 4월 18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원시장과 인근 아파트 경로당을 찾았다. 이 씨는 어묵을 손에 든 채 시장 상인들의 애환을 청취했고 노인정에서는 식사 중인 노인들의 손을 붙잡고 한 표를 호소했다.

지난 15일에는 청계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저희 남편은 좌파만 빼고 우파는 한지붕 밑에 다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감한 정치적 발언도 했다.

한술 더 떠 “그동안 남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것은 다른 쪽 표를 얻기 위해서 다 계산된 발언”이라고 해명하며 보수 지지자들에게 사과하는 정치적 감각도 발휘했다. 이처럼 이 여사는 홍 후보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 적극적인 표심 구애에 나서는가 하면 남편의 과격한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홍 후보와의 연애담도 회자가 됐다. 홍 후보가 고시공부에만 열중하던 1976년 4월, 자신의 모교인 고려대학교 안암동 캠퍼스에 은행에 돈을 찾으러 갔다가 창구에서 이 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그날 이후 그는 매일 점심을 먹고 학교에 올라가는 길에 일부러 은행에 들러 당시 등록금 10만원을 2천~3천원씩 쪼개 찾으며 그녀의 얼굴을 보려고 애를 썼다.

짝사랑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던 홍 후보는 그해 10월쯤 지인을 통해 이 여사와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홍 후보는 첫 데이트에서 “나는 돈도 없고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지만, 당신이 좋다. 혹시 당신도 내가 좋거든 내주 수요일까지 중앙도서관 4층 법대 도서관으로 나와라”고 프러포즈를 했다고 한다.

이 여사 역시 ‘빼는 성격’은 아닌 듯하다. 수요일이 아닌 월요일에 빨간 코트를 입고 중앙도서관 앞 벤치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 이 여사는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는 홍 대표의 말에 “오늘 오면 안 됩니까”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 씨는 묵묵히 홍 후보의 사법고시를 뒷바라지 했고 시험에 합격한 뒤 1982년 12월 23일 결혼에 성공했다.

영·호남 출신의 두 사람 결혼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도 지역감정이 남아있지만 당시에는 더욱 심했다. 홍 대표의 고향은 경남 창원이고 이 여사의 고향은 전북 부안이고 군상여상을 졸업한 뒤 은행원 생활을 했다. 당시 양가에서 서로 고향을 이유로 반대를 했다고 한다. 이 여사는 당시 부친이 “뜬 구름만 잡는 놈”이라고 반대가 심했다고 전했다.

이 여사가 전하는 가훈도 재미있다. 이 여사는 홍 후보가 사법시험에 합격할 때까지는 ‘산 입에 거미줄 치랴’라는 말로 암담한 현실을 이겨내는 긍정적 사고를 키웠고 홍 후보가 검사가 되면서 좀 먹고 살만해지면서 ‘바르게 살자’로 가훈을 정해 외부의 유혹을 경계했다고 한다. 정치를 하고 난 다음에는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으로 바뀌는 가훈 변천사를 전했다.

▲ 유승민 후보 부인 오선혜.
 

유승민 부인 오선혜, 그림자 내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아내 오선혜 씨는 묵묵히 내조하는 스타일이다. 앞에 나서기보다 조용히 주변 여론을 전달하면서 뒤에서 돕는 그림자 내조로 유명하다. 가족들이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라지 않는 유 후보의 의향이 적극 반영된 듯하다.

두 사람의 만남도 재미있다. 서울대학교 재학 당시 유 후보는 담당 교수님께 인사차 자택을 찾았다가 우연하게 오씨를 만났다고 한다. 당시 오씨는 이화여대 재학 중으로 담당 교수 자녀를 가르치던 과외 선생이었다.

첫눈에 반한 유 후보는 지인의 소개를 받아 교제를 시작했고 5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유 후보의 아버지(유수호)는 당시 국회의원이고 토호로 불릴 정도로 권력을 가진 정치가였지만 차남인 유 후보는 정략결혼 대신 연애결혼을 택한 것이다.

유승민-오선혜 부부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장남인 유훈동씨는 아빠를 이어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평범한 회사원이 됐고 딸인 유담은 동국대 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번 대선을 전후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것은 아내 오씨보다 딸 유담씨였다. 지난 해 4·13 총선 당시 딸 유담씨는 발대식에 참석해 아이돌 빰치는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유 후보를 ‘국민 장인 어른’으로 만들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지난 3월 28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자 지명대회에 참석해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이 자리에서 유담 씨는 아버지의 연설에 박수를 치며 환호했으며,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유 후보를 조용히 도왔던 과거와 달리 국민적 관심을 바탕으로 전면에 나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그러나 언론의 혹독한 검증 과정에서 근로소득이 없는 대학생 신분에 2억 6800만원을 신고해 ‘금수저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4년 유담씨의 재산이 0원이었던 점과 상속세를 내지 않은 점이 확인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와 관련 유 후보는 지난달 22일 전북기자협회 토론회에서 “딸이 아니라 내가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이다. 딸이 2700만 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이유를 막론하고 내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글 오일만(서울신문 논설위원) 사진 Queen DB,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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