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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 우승한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아내 김미순
동아마라톤 우승한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아내 김미순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05.1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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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마라토너 이봉주의 전성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마라토너에게는 환갑이라고 할 수 있는 서른여덟의 나이에 올 시즌 최고 기록으로 동아마라톤에서 우승한 것이다. 그의 아내 김미순 씨는 이런 남편의 활약은 성실성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어디에 가서도 새벽에 일어나 훈련을 빼먹지 않는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를 만났다.

글_ 류인홍 기자 사진_ 조준원 기자


운동선수에게 서른여덟이라는 나이는 적지 않다. 종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은퇴를 하거나 최고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시간을 넘게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하는 마라톤의 경우, 그 정도의 나이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젊은 마라토너들을 따라가기도, 앞서가기도 힘든 나이.
하지만 이 모든 얘기는 평범한 선수에 국한한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올림픽 은메달과 보스턴마라톤 우승 등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가 최근 동아마라톤에서 우승을 하면서 아직도 전성기가 지나지 않았음을 세상에 천명했다.‘전성기가 지난 선수’,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얘기는 금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젊은 국내 선수들뿐 아니라 아프리카 선수들을 모두 따돌리고 2시간 8분 4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한 것이다. 이 기록은 올 시즌 최고기록이다.
현장에서 코스를 따라다니면서 남편의 경기를 지켜본 아내 김미순(38) 씨는 기록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한 발 한 발 따라잡은 역전극이라는 점에서 더욱 짜릿했다고 전했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다니느라 제대로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아프리카 선수 뒤에서 달리다가 극적으로 역전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온몸에 전율이 흘렀어요. 시합이 있을 때마다 경기장에 가는 편이에요. 남편이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서 달리기 전에 얼굴을 보면 힘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팀 관계자들하고 아이들 데리고 꼭 대회장에 가요.”
그동안‘이봉주 선수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주변의 평에 신경 안 쓸 수가 없었다.
“사실 저나 남편은 그런 말들에 대해 개의치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오히려 주위에서‘나이가 많은데 그만두어야 하지 않느냐’,‘국가대표도 나이가 많아서 안 되고 커가는 선수 위주로 뽑지 않느냐’는 얘기를 해요. 하지만 남편은 조급해하지 않았어요. 그동안 화려한 시절도 있었고, 늦은 나이에 선수생활을 하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성실히 훈련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여겼죠.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카 선수를 조금씩 한 발 한 발 따라가서 결국 역전시킨 모습이 평소 남편의 생각과 노력을 보는 것 같아 더욱 기뻤어요.”

훈련이 없을 때는 꼭 가족여행을 떠나는 자상한 남편
마라토너 남편은 1년 중 3개월 정도만 집에 온다. 대부분은 훈련과 대회 참가로 밖에서 지낸다. 두 아들 우석(5), 승진(3)을 끔찍하게 여기는 남편인지라, 집에 자주 오지 못해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것을 늘 미안해한다.
“아이들도 아빠를 무척 따라요. 저한테‘오늘 아빠 집에 와?’,‘오늘 아빠랑 잘 수 있어?’라고 물어보곤 하죠. 그래서 대회가 끝나거나 훈련을 마치고 집에 오면 아이들하고 여행을 많이 떠나요. 남편은 늘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해서 여기저기 많이 다니죠. 그렇게 두 아이와 함께 놀아주면 오히려 피로가 풀린다고 해요.”
동아마라톤이 끝난 직후에도 안면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전국 어디에 여행을 가더라도 이봉주 선수 가족은 국민 마라토너에 걸맞은 환영을 받는다. 아무 계획 없이 잡은 숙박업소는 공짜로 방을 빌려주고,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이 있다. 오붓한 가족여행을 방해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내는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런 분들이 너무 감사하다고 전한다.
“안면도에 가서도 경비행기 체험도 시켜주시고 펜션도 잡아주시고…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그런 환대가 처음에는 다소 불편했는데, 요즘은 행복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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