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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김자영, 5년 만에 웃었다
'얼음공주' 김자영, 5년 만에 웃었다
  • 류정현
  • 승인 2017.05.22 0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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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영 우승 트로피에 입맞추는 김자영2.

'얼음 공주' 김자영(26·AB&I)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골프여제' 박인비와의 맞대결에서 박인비를 누르고 승리한 것. 김자영이 정상에서 내려온 지 무려 5년 만에 들어올린 값진 우승컵이다.

투어 8년차 김자영은 한때 여자골프 최고 스타였다. 실력과 미모를 갖췄고 특히 차가운 듯한 표정 때문에 '얼음 공주'로 불리며 팬들을 끌고 다녔다. 22살이던 2012년 3승을 올리며 다승왕에 올랐던 당시에는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갤러리로 대회장이 넘쳐났다.

하지만 한국여자골프를 주름 잡을 것 같았던 그의 시대는 오래 가지 않았다. 2013년부터 별다른 성적으로 내지 못하고 잊혀지더니 작년에는 상금랭킹이 57위까지 밀리며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그런 김자영이 올 시즌 달라졌다.

김자영은 21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파72·627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마지막날 결승에서 박인비에 3&2(2홀 남기고 3홀차)로 승리했다.

5년 전 첫 우승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바로 그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10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유일한 선수가 됐고 2012년 8월 SBS투어 히든밸리 여자오픈 이후 4년 9개월 만에 통산 4승째를 거두는 감격을 누렸다.

조별 대회에서 3전 전승을 거둔 김자영은 16강전에서 정연주, 8강전에서 박민지를 연파했다. 특히 이날 오전 준결승에서는 시즌 3승에 도전하는 김해림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결승에서도 어려운 상대인 박인비를 맞아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이끌었다. 김자영은 버디를 주고받으며 올스퀘어로 가다 9번홀(파4)에서 박인비의 보기를 틈타 1홀 차로 앞서나가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박인비가 체력 저하로 흔들리자 김자영은 퍼트를 앞세워 전세를 움켜쥐었다. 10번홀(파4)에서 4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어 2홀 차로 앞서갔고 12번홀(파5)에서는 1m짜리 이글로 3홀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후 김자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너무 오랜 기다림 끝에 거둔 우승이라서 꿈만 같다"며 "너무 기쁘고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끝난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위에 오르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던 김자영은 지난해와는 다른 강단 있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되던 약한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겨울 체력 강화에 공을 들였다. 이번 대회가 5일 동안 열리고 하루에 36홀을 돌아야 하는 강행군이었지만 거뜬히 이겨냈다. 평균 비거리도 250야드까지 날아가 15야드 이상 늘었다. 박인비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보여줬다.

박인비의 국내대회 첫 우승은 다음으로 밀렸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8승을 거둔 '골프여제'지만 그동안 국내 16개 대회에서 5차례 준우승한 아쉬움을 이번에도 털어내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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