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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다채로운 역사를 간직한 동화 같은 성, 런던탑
[세계문화유산] 다채로운 역사를 간직한 동화 같은 성, 런던탑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7.05.26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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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wer of London
 

영국 런던 템스강 북쪽 변에 위치한 중세시대의 성채로, 노르만 군사 건축의 전형이자 영국 왕권의 상징을 보여 준다. 11세기에 처음 건축된 이래 방어용 요새·왕궁·감옥·처형장·무기고·왕실 보물 저장고·조폐국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었으며, 영국의 역사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어두운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템스 강에서 바라보면 동화 속의 성과 같아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
 

중세 건축사에 훌륭한 선례

역사는 노르만의 정복왕 윌리엄(윌리엄 1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르만은 영국을 정복하며 유럽과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영국의 언어와 문화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르만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11세기 후반에 건설된 런던탑은 노르만 군사 건축의 전형적인 본보기로서 노르만 건축을 잘 보여 준다.

윌리엄 1세는 1066년 헤이스팅스(Hastings)에서 승리한 이후 왕이 되었다. 정복한 런던의 입구를 지키기 위해 흙과 목재로 성을 쌓았고, 약 10년 후인 1078년 이를 웅장한 석조 건축물이자 일종의 왕궁 요새로 대체하였다. 이것이 바로 런던탑 중앙의 핵심 건물인 화이트 타워(White Tower)다.

이어 헨리 3세는 1216년부터 1272년까지 내부의 원형 성곽을 건설하였다. 이후에 증축과 개축이 반복되며 14세기 에드워드 1세 무렵에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완성된다. 런던탑은 11세기부터 16세기까지 왕실 건물들의 지속적인 발전과 변화를 보여 주는, 드물게 남아 있는 건축물로서 국가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중요성이 크다.

또한, 영국 전역에 걸쳐 많은 성이 런던탑의 예를 따라 지어졌다. 노리치 (Norwich), 로체스터(Rochester), 헤딩험(Hedingham) 성 등이 런던탑의 영향을 받았다.
 

 

역사적인 사건의 무대

런던탑은 유럽과 영국 역사 속 주요 사건들의 무대였다. 화이트 타워는 노르만 정복의 가장 중요한 건축물로서 당시 새롭게 부상하는 질서의 힘과 번영을 상징했다. 또한 영국 군주국 역사의 비극적인 순간을 함께하며, 권력과 왕좌를 둘러싼 ‘피의 역사’가 묻어 있다.

1483년 블러디 탑(Bloody Tower)에서 에드워드 4세의 후계자인 두 아들이 삼촌 리처드 3세에게 암살당했다고 추정한다. 이후 16세기에는 헨리 8세의 왕비였던 앤 불린(Anne Boleyn)과 캐서린 하워드(Catherine Howard)가 런던탑에 투옥되었다. 제인 그레이(Jane Gray), 엘리자베스 1세 등도 갇혔다. 이중 엘리자베스 1세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타워 그린(Tower Green)에서 처형을 당했다.

투옥된 가톨릭 신자와 신교도 가운데 살아남은 이들의 경험담이 퍼지며, 런던탑은 고문과 처형의 장소로 인식되었다. 결국엔 영국의 종교개혁을 촉진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위풍당당 요새

런던탑은 견고한 외부 성곽 안에 크고 작은 건물들이 모인 복합체다. 전체 건축물을 통틀어 ‘런던탑’이라 부르는데, ‘런던탑’은 본래 최초에 세워진 화이트 타워에 국한된 이름이었다.

평행육면체를 이루는 화이트 타워는 하얗게 칠한 벽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육중한 성벽은 켄트(Kent, 잉글랜드 남동부의 주) 지방의 석회암으로 만들었다. 정복자의 노르만 영지에서 비싼 값을 치르고 들여온 캉(Caen, 프랑스 서북부)의 돌로 모퉁이와 문 주위, 창문과 화살 구멍에 마름돌을 쌓았다. 내부의 아성은 크게 3개 층으로 되어 있는데, 예배당을 포함하여 왕실의 주택이자 방어 시설이라는 두 가지 필요를 함께 충족하고 있다.

약 30m의 높이로 당시 런던에서 가장 우뚝 솟은 건축물이었다. 도시를 방어하고 시민을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외적의 침입을 막으려는 이유로 건설된 요새지만, 실상은 당시 런던의 자치 조직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왕권 강화의 상징물이었던 셈이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용도를 변경해 관광객을 맞고 있다. 현존하는 궁전 건물들을 통해 중세 군주들이 요새 내에서의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공공 문서와 국왕 소유의 귀중품을 보관하는 장소로 주얼 하우스(Jewel House)는 1303년 이래 영국 왕가의 진귀한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인 ‘아프리카의 별’이 가장 유명하며,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을 위해 2,800개의 다이아몬드와 보석으로 장식한 영국 왕실의 공식 왕관도 호화로움 그 자체다.


진행 [Queen 김민주 기자] 사진 [영국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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