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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한국여자오픈 우승, 파죽지세 3승
김지현 한국여자오픈 우승, 파죽지세 3승
  • 류정현
  • 승인 2017.06.20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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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 든 김지현.

새로운 대세의 등장인가. 김지현(26)이 파죽지세로 2주 연속 우승을 거두며 춘추전국시대의 여자골프를 평정하고 있다.

김지현은 18일 열린 첫번째 메이저이자 내셔널 타이틀대회인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해 메이저 여왕에 등극했다.

지난주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2주 연속 우승이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시즌 3승 고지에 올랐다. 다승 선두에 오른 김지현은 2억5000만원의 상금을 보태 김해림을 따돌리고 상금 1위(5억 8015만원)에도 오르며 투어의 대세로 자리했다

2009년 투어에 데뷔했지만 무려 8년만인 지난 4월 30일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에서 첫 우승을 한 김지현은 이전까지  몇 차례 우승권에 접근하고도 뒷심이 부족해 번번이 우승을 놓쳐 '새가슴'이란 오명을 들었다. 한이 맺혔던 그는 당시 125개 대회 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본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통곡을 했었다.

인터뷰에서도 겨우 눈물을 삼키며 "우승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2승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던 그였다. 그런데 첫 우승 후 한 달반도 안된 짧은 시간에 그는 거짓말처럼 숨겨뒀던 재능을 거침없이 발휘하며 승부사로 거듭났다. 울면서 약속했던 2승을 넘어 어느새 세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늘 생글생글 웃고 후배들에게도 친절하다고 소문난 '순둥이' 김지현의 힘은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 꾸준함과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랬다.

인천광역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835야드)에서 열린 대회 1,2라운드에서 중위권에 머물다 3라운드부터 치고 올라온 김지현은 선두 이정은(21)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다. 대상 포인트 1위인 이정은과 6년 만에 우승을 노린 2위 정연주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그는 2번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으며 조심스럽게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4번홀(파4) 1.2m 버디를 잡아낸 김지현은 3번 홀(파3)에서 1타를 잃은 이정은과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7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짧아 그린 앞에서 웨지로 굴린 볼은 거짓말처럼 컵 속으로 사라지는 칩샷 버디 한방으로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13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해저드에 빠트려 많은 타수를 잃을 뻔했지만 벌타를 받고 친 네 번째 샷을 홀 한 뼘 거리에 놓고 보기로 막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정은이 이 홀에서 김지현처럼 두 번째 샷을 해저드에 집어넣고선 벌타를 받고 친 네 번째 샷마저 물에 빠트려 한꺼번에 4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탈락한 것과 비교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김지현은 14번홀(파5)과 15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2위 그룹인 정연주 김민선에 3타차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6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남은 2개홀을 차분하게 파로 막아내 동료들로부터 시원한 우승 축하의 물세례를 받았다.

우승 후 김지현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줄은 정말 몰랐는데 너무 기쁘고 꿈만 같다. 올 시즌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200배는 잘하고 있다. 목표가 첫 우승이었는데 3승에다 메이저 우승까지 한 나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우승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꾸준한 선수가 되자고 마음먹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겨울 체력훈련과 퍼트 훈련을 열심히 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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