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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계절
장미의 계절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7.06.2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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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지천으로 핀 계절이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맞은 편 건물 담장에도 빨간 장미가 모습을 보였는데 며칠 전 거기를 지나다가 시각장애를 가진 딸을 이끌고 장미꽃으로 다가가는 한 어머니를 보았다.
어머니는 딸에게 꽃을 만져보게 하고 향기를 맡게 해 주었다.

“아가, 이것은 장미라는 꽃이란다.”
“색깔은요.?”
“빨강이란다.”

앞을 멀쩡히 볼 수 있는 나는 못 볼 것을 많이도 보고 산다.
채 피지도 못한 아이들을 가둔 배가 물속에 잠겨가는 모습도 티비 생중계로 보고.

그 날 그 소녀의 눈감고 상상하는 세상이
눈뜨고 보는 나의 세상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엄마, 꽃 향기가 좋아요.”
“그렇지?"

모녀의 대화가 오래도록 귓전에 있다.

[Queen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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