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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그룹 홈 ‘둘이 한마음’의 사랑스러운 막내 다섯 살 천재 모차르트 예은이
장애인 그룹 홈 ‘둘이 한마음’의 사랑스러운 막내 다섯 살 천재 모차르트 예은이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07.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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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CBS TV ‘새롭게 하소서’에 꼬마 모차르트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이제 다섯 살이 된 유예은 양. 고사리 같은 손은 건반 위를 미끄러지듯 스치며 지나갔고, 예은이의 손이 다녀간 곳에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남아 귀를 행복하게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예은이가 눈이 아닌 손으로 건반을 찾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글_ 김은향 인턴기자 사진_ 김도형 기자

이미 ‘다섯 살 천재 모차르트’로 TV에서 상당한 유명세를 치른 예은이를 만나러 가는 길은 온통 푸름의 연속이었다. 초여름의 바람을 만끽한 것도 잠시, 어린 예은이가 낯선 손님을 반겨줄지 덜컥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마당에 들어서자 열 명이 넘는 대가족이 입구까지 나와 반겼다. 저 멀리, 현관 옆 벤치에 앉아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예은이도 눈에 들어왔다. 언니 오빠들 틈바구니에서 기분이 좋은지 연신 생글거리더니 대뜸 입을 연다. “이모, 예은이 피아노 치는 거 보러 왔어요?”

소중한 보금자리, ‘둘이 한마음’
1987년 8월 2일, 예은이 아빠 유장주(40) 씨는 교통사고로 경추 3·4번을 다쳐 사지마비 진단을 받았다. 이 사고로 장주 씨는 스무 살 젊은 나이에 병원 신세만 꼬박 1년 6개월을 졌다.
“경추를 다쳐서 팔도 제 맘대로 못 써요. 척추를 다쳤다면 이 두 손은 쓸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병원을 나와서도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시설에 들어갔어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곳이었죠. 세 달 정도 있었는데 더 이상은 도저히 못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포천으로 다시 돌아와 얼마간 생활을 했죠. 거의 은둔하다시피요. 그러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장애인 모임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모임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지금의 아내를 만나 그룹 홈을 결성하게 됐고요.”
아내 박정순(39) 씨는 교회에서 그룹 홈의 지도교사였다. 그룹 홈은 장애인 3∼5명과 지도교사가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사는 시스템을 말한다. 지금의 남편도 그때 만나게 되어, 편한 친구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어느 날부터인가 시작된 장주 씨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가 서서히 정순 씨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알고 지낸 지 1년쯤 지나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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