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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요리 전문가 권포근의 오가닉 라이프
잡초요리 전문가 권포근의 오가닉 라이프
  • 송혜란
  • 승인 2017.06.30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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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스토리-천덕꾸러기 잡초, 약초가 되다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하는 권포근은 특히 잡초에 관심이 많다. 틈만 나면 식물도감을 끼고 산과 들로 잡초를 찾아 나선다. 시인인 남편과 함께 시골에서 잡초를 뜯어 먹고 사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행복이다. 직업은 잡초요리 전문가. 잡초를 인류의 미래 식량 대안으로 생각한다는 그녀는 KBS <인간극장>, EBS <하나뿐인 지구>에 출연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재 한국잡초요리연구소 대표로 있는 권포근의 오가닉 라이프를 들여다보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마음의 숲 제공

권포근 대표가 처음 잡초 요리를 시작한 것은 글 쓰는 남편 때문이었다. 남편이 작가다 보니 낮과 밤이 뒤바뀌어 건강이 썩 좋지 못했다. 혈색이 안 좋은 것은 물론 입술도 검고 매일 초췌해 보이기 일쑤였다. 2012년, 마침 그해 가뭄이 들어 배추 값이 한 통에 1만2,000원까지 폭등한 터라 식료품비 부담도 상당했다. 당시 그녀는 생각했다. ‘옛날에는 배추가 없었는데…. 분명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반찬을 해 먹었을 거야!’ 6?25 피난 시절에도 먹을 게 없어 잡초를 뜯어 먹곤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니 말이다. 이참에 한번 집 뜰에 있는 잡초로 반찬을 해 먹어볼까 싶었던 그녀가 나물을 무쳐 먹은 게 잡초 요리의 시초가 되었다.

 

소화불량부터 고혈압, 당뇨, 암까지

그로부터 5년 후. 최초 식량 대안 차원에서 잡초 요리를 해 먹던 그녀는 천연 식재료인 잡초가 주는 여러 이점을 몸소 깨우쳤다.

“잡초는 가공되거나 사람 손에 길들지 않은 야생 상태 그대로예요. 대부분 억새고,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요. 몸에 좋은 영양이 많이 들어있어요. 고혈압부터 당뇨, 백혈병까지 오늘날 각종 난치병을 치료할 힘이 바로 잡초에 있습니다.”

일단 잡초로 요리를 해 먹으면 속이 참 편하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소화가 잘되므로 몸이 이완돼 긴장을 늦추게 된다고. 집중도 잘되고, 지구력이 생겨 면역력도 강해진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심지어 잡초에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효능도 있다고 한다.

“현대인에게 우울증이 생기는 요인은 다양해요. 제일 큰 원인은 유전자 조작 식품입니다. 시중 마트에서 파는 대부분의 양념이 유전자 조작 식품으로 이뤄져 있어요. 이걸 지속해서 먹으면 일어날 수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우울증이지요.”

이에 그녀는 달고 짠, 조미료가 잔뜩 들어간 음식에 익숙해진 요즘 젊은이들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가 먹은 것이 곧 우리의 몸을 이룹니다. 치킨이나 피자를 먹으면 콜라가 먹고 싶어지는 것처럼 계속 불량식품이 당기기 마련인데요. 우리 성향이 그러한 음식을 닮아가기 때문이에요. 성격도 조급해지고, 참을 줄 모르며, 공격적으로 변하지요. 화학 첨가물이 뒤범벅 된 음식이 우리 세포를 이룬다고 생각해보세요. 절대 건강해질 수가 없어요.”

그보다 천연 에너지를 먹어보자. 조금씩 욕심도 없어지고, 이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이 주는 것은 결코 우리에게 파괴적인 게 아니라는 권포근 대표. 잡초는 우리 몸을 살아나게 하고, 생동감 넘치게 하는 것으로 이뤄져 있단다.

“무엇보다 저와 제 남편이 먼저 체험했으므로 확신할 수 있어요. 잡초 요리를 먹으면서부터 남편의 혈색도 좋아지고, 힘이 불끈 나니까 집안일까지 하더라고요. 최근 5년간 병원에도 거의 안 갔어요. 감기에 걸린 적이 없을 정도로 면역력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남편이 기침도 무척 심했는데, 기침은 물론 비염 증세까지 현저하게 줄어들었어요. 저 역시 요가를 하며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을 경험했고요.”

 

천연 식재료로 만든 밥상

천덕꾸러기 잡초가 약초가 되는 순간을 함께 한 부부. 잡초는 굳이 기르지 않아도 풀씨가 저절로 날아와 집 앞뜰에서 스스로 자라기 때문에 유기농 그 자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 식물도감으로 공부만 한다면 서른일곱 가지 먹을 수 있는 풀쯤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설사 몸에 좋은 잡초라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생기가 없고 시들시들하거나 노랗게 변해서 타들어 갔다면 제초제를 뿌린 것이니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건강한 잡초도 딱 먹을 만큼만 채취하고, 냉장고에 재워두겠다는 욕심도 부리지 말라는 권포근 대표. 몸이 안 좋을 때마다 그곳에서 좋은 풀을 뜯어 먹는다는 그녀의 마당은 오가닉 약국 그 자체인 셈이다. 가족과 함께 잡초가 주는 약효를 톡톡히 봤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잡초를 활용한 힐링 레시피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추천하는 잡초 요리법을 소개한다. 6월 자연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괭이밥과 속속이풀, 별꽃, 개망초, 명아주, 질경이, 환삼덩굴 등을 이용한 레시피를 담았다.

 

<6월 자연이 주는 선물>
권포근 대표가 추천하는 잡초 요리 레시피

 

1. 괭이밥 물김치

재료 : 괭이밥 두 웅큼, 순무 1토막, 쌀가루 3T, 청양고추 5개, 쪽파 3뿌리, 마늘 5톨, 생강 두 쪽, 소금 6g, 물 1.5L

① 괭이밥을 깨끗이 씻어 건진다.
② 물 500ml에 쌀가루 3T를 넣고 풀을 끓여 식힌다.
③ 순무는 나박나박 하게 썰고 마늘 생강은 편으로, 청양은 사선으로, 쪽파는 3cm 간격으로 썬다.
④ 남은 물 1L에 소금, 쌀풀을 넣고 저은 다음 ③에 붓고 실온에서 익힌다.

“괭이밥 물김치는 조각가인 딸이 전시를 준비하느라 연일 땀을 뻘뻘 흘리는 게 안쓰러워 만들어준 요리에요. 괭이밥 물김치를 단순에 들이킨 딸이 하는 말이 ‘새콤한 괭이밥과 청양고추의 칼칼함이 어울려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주네요!’ 래요. 참 말을 예쁘게 해요.(웃음) 아 참, 괭이밥은 항암작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잡초랍니다. 물김치는 실온에서 2~3일 정도 푹 익혀서 먹으면 효과가 더 좋아요.”

 

2. 잡초 잡채

재료 : 속속이풀, 별꽃, 개망초, 명아주, 질경이, 개똥쑥, 곰보배추, 토끼풀, 종지나물, 당면 두 줌
양념 재료 : 진간장과 맛 간장 1T씩(각자 조절), 콩기름 3T, 들기름 2T, 후추, 설탕 2T, 통깨 1T, 파, 마늘 약간, 물 약간

① 당면을 찬물에 담가서 4시간가량 불려 놓는다.
② 잡초들은 깨끗이 씻어 식초 물에 담근 뒤 한 번 더 씻어 건진다.
③ 가열된 팬에 콩기름을 넣고 채 썬 마늘과 파를 볶는다.
④ 불린 당면과 잡초를 넣고 골고루 섞다가 약간의 물을 넣어가며 2분 정도 중간 불에서 더 볶는다.
⑤ 나머지 양념 재료를 넣고 골고루 섞으며 2분간 더 볶는다.

“휴일, 직장에 다니는 아들이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엄마가 잡초 요리가라고 자랑을 하더군요. 그럼 오늘은 제대로 잡초요리를 해야지, 하고 만들어줬는데 아들 친구들이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맛있는 잡채는 처음이에요’라며 이구동성이었어요. 풀의 향과 맛, 색이 살아있는 잡초 잡채는 풀 요리의 으뜸이거든요. 잡초 잡채와 같은 잡초모듬요리는 면역력 강화에 좋답니다.”

 

3. 환삼덩굴 옹심이

재료 : 찹쌀가루, 흰 콩, 환삼덩굴, 물, 소금

① 불린 콩은 살짝 삶은 뒤 찬물에 재빨리 헹군다. 헹군 콩에 소금을 넣고 믹서로 곱게 갈아 콩물을 만든다.
② 환삼덩굴은 끓는 물에 2분간 데치고, 믹서에 물을 부어 갈아놓는다.
③ 찹쌀가루에 ②에서 갈아놓은 환삼덩굴을 물을 넣고 되직하게 반죽한다.
④ 동그랗게 경단을 빚는다.
⑤ 물이 끓으면 경단을 넣고 끓이다가 경단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1분 정도 더 삶는다.
⑥ 경단을 건져서 찬물에 식힌다.
⑦ 갈아놓은 콩물에 경단을 넣는다.

“환삼덩굴 옹심이는 색이 참 아름답죠? 경단을 씹으면 쫄깃쫄깃 고소하고, 국물 맛이 일품이에요.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별식이지요. 폐 기능이 원활하지 못할 때 환삼덩굴로 옹심이를 해먹으면 좋아요. 환삼덩굴이 기침은 물론 천식, 감기, 기관지염, 폐결석에 뛰어난 약성을 발휘하거든요. 고혈압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답니다.” *참고 도서 : <잡초 치유 밥상>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마음의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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