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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진석 서울도시농업전문가회장의 미래 지향적인 유기농 철학
심진석 서울도시농업전문가회장의 미래 지향적인 유기농 철학
  • 송혜란
  • 승인 2017.07.27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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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스토리
 

2013년에 설립된 서울도시농업전문가회는 농업, 조경, 화훼, 원예치료, 숲 해설 등 503명에 달하는 각 전문 인력으로 이뤄진 도시농업전문가 단체다. 서울시의 도시농업을 활성화, 살기 좋은 녹색생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뛰고 있다. 친환경 도시농업 기술을 널리 보급하고, 도시와 농촌의 상생 조성에 기여하는 공익적 비영리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도시농업전문가 조직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심진석 회장을 만나 도시농업이 갖는 다양한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다.


서울시 서초구 신원동 청계산 자락에는 서울도시농업전문가회가 운영하는 텃밭이 자리해 있다. 총 500평밖에 안 되는 작은 텃밭이지만 상추•대파•오이•여주 등 채소는 물론 옥수수, 땅콩, 설탕수수, 패랭이•금잔화•한련화•팬지 등 허브, 심지어 천궁 같은 약초, 목화, 모시 등까지 빼곡하게 심어져있다. 살짝 언덕 위에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신세계가 다름없다. 특히 개구리참외와 보리, 텃밭 주위를 맴도는 토종닭들이 어릴 적 시골 생활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좁은 공간에 참 알차게도 꾸몄죠?(웃음)”

텃밭 중간에서 마주한 심 회장은 각 작물을 소개하며 줄곧 미소를 잃지 않았다. 텃밭 주위에 마련된 비닐하우스 쉼터에서는 서울도시농업전문가회원들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도시농업의 힐링 효과

그는 현 도시에 세 가지 요소가 결핍돼 있다고 첫 운을 뗐다. 애정 결핍, 영양 결핍, 환경 결핍이 그것이다. 그중에서 서울도시농업전문가회는 도시 내 환경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아스팔트, 콘크리트 바닥에서만 살다 보니 마음이 왠지 조급해지고, 사는 게 각박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러나 텃밭에서 자연을 접하며 직접 식물도 키우다 보면 본래 감성을 되찾을 수 있어요. 우리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도시농업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는 무형혜택을 누리고 있지요. 이게 도시농업이 주는 가장 큰 의의입니다.”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한 그는 블루베리 농장과 누에 농장에서 실제 농사를 접한 후 슬렁슬렁 농법을 찾아 자연스럽게 도시농업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일반 농사는 정말 힘들었어요. 무엇인가 게으른 농부가 할 일은 없을까? 그래도 충분히 지혜로울 수 있을 텐데, 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도시농업이 딱 맞더군요. 일단 몸 쓰는 일을 하면 머리가 단순해지거든요. 텃밭을 가꾸며 스트레스도 풀고, 정서적으로 힐링 효과를 많이 봤지요.”

사진1.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자라기 시작한 옥수수.
사진2. 500평 남짓한 신원동 텃밭 한편에는 보리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사진3. 허브라인에 조성된 패랭이가 참 어여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땅이 살아야 밥상이 산다

서울도시농업전문가회의 텃밭은 단연 친환경, 유기농을 원칙으로 한다. 심 회장은 쥐방울 넝쿨이 바로 그 증거라고 소개했다. 색소폰처럼 생긴 꽃 모양이나 열매 주머니 모양이 무척 신비로운 쥐방울 넝쿨은 농약이나 화학비료에 노출되면 절대 잘 자랄 수 없다.

“텃밭에 쥐방울 넝쿨이 자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친환경 재배라는 게 입증되는 거예요. 쥐방울 넝쿨은 오염된 환경에서는 제대로 클 수 없거든요.”

여주나 오이를 키울 때도 철재 대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썩는 목재를 사용한다는 심 회장. 잡초는 싹이 나자마자 괭이로 없앤다. 진딧물은 계란물이나 마요네즈, 은행물로 만든 친환경 농약을 뿌려 죽인다. 친환경 농약이 일반 농약보다 벌레를 죽이는 효과가 훨씬 더 클 뿐 아니라 내성도 안 생기기 때문이다.

“일반 농약을 자꾸 쓰면 벌레도 내성이 생기고, 또 이로운 곤충까지 다 죽게 돼요. 나비도 못 날아다닐 정도입니다. 이렇게 자연이 죽어 가면 결국 사람도 못 살아요. 미래를 위해서라도 땅을 살려야겠지요. 땅이 살아야 밥상이 삽니다. 땅이 병들면 작물도 병들고, 병든 작물은 우리 밥상을 오염시키지요.”

이에 땅살림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그는 이곳을 모범사례로 만들어 훗날 농촌에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신원동 텃밭 체험프로그램을 기획해 아이들에게 도시농업 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텃밭에서 수확된 작물은 모두 불우한 단체나 양료원에 기부할 예정이다.

시대에 따라 진화하는 유기농

더 나아가 심 회장은 유기농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무조건 옛날로 돌아가 조선시대 농법을 다시 적용하자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저는 시대에 따라 유기농도 진화해야 한다고 봐요. 언젠가는 남극이나 우주정거장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기본적인 과학 기술 없이 식물을 기를 수 있을까요? 없어요. 미래지향적인 유기농업에 대한 연구가 절실합니다.”

그가 말하는 유기농업을 위한 과학적인 기술의 한 예로는 LED전구 활용이 있다. 만약 백두산 같은 휴지산이 폭발했다고 하자. 온 연기가 태양을 가리면 식물은 빛이 없어 자랄 수 없다. 이때 LED 전구를 활용해 집 안에서도 얼마든지 식물을 키울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유기농에 접목할 과학 기술을 연구하려면 식물의 생리부터 알아야 해요. 조금만 알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것을 계몽하고 가르치는 게 저 같은 도시농업전문가가 해야 할 일이에요. 지하 공간에 버섯도 키우고, 초등학교에 가서 스마트팜도 설치하지요. 식물에 대한 질병이라든지 병충해도 알려주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해요. 앞으로도 이러한 일들을 더 활발히 해 나가려고요.”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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