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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20년 무대 인생에 대한 첫 프라이버시 인터뷰 Sarah Chang
장영주, 20년 무대 인생에 대한 첫 프라이버시 인터뷰 Sarah Chang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12.1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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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이로 스물여덟 살이 된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수줍음 가득한 소녀가 무대에만 오르면 180도 바뀌는 당찬 아티스트로 기억되던 그녀였는데, 몇 년 만에 다시 만나니 나이만큼이나 성숙미가 물씬 풍기는 숙녀로 변신해 있었다.
“고향인 필라델피아에서 연주할 때면 그런 소리를 더 많이 들어요. 어깨끈 없는 드레스를 입으면 ‘벌써 그런 옷 입네’ 하고, 화장을 하면 ‘나이가 몇인데 그렇게 진한 화장을 하냐’고 해요. 하지만 함께 무대에 섰던 거장들은 언제나 저를 자신과 동등한 음악 동료로 대해준다는 거예요.”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선 모습. 말마따나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 위를 누비던 것을 생각하면 적잖이 이색적인 차림인데, 지난해 ‘세계 차세대 여성지도자’로 선정됐다 하니 한편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독일 연주 일정을 마치고 일본 투어를 위해 잠시 고국에 들른 그녀는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선 모습. 말마따나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 위를 누비던 것을 생각하면 적잖이 이색적인 차림인데, 지난해 ‘세계 차세대 여성지도자’로 선정됐다 하니 한편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독일 연주 일정을 마치고 일본 투어를 위해 잠시 고국에 들른 그녀는 가을에 낸 앨범 홍보를 위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중이었다.
“연주 일정 없이 고국을 찾은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저런 계획들을 많이 세워놨어요. 그중 가장 가고 싶은 곳은 포장마차예요.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을 먹는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요. 그동안 고국 방문 때는 연주 일정대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한국 라이프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거든요. 사촌들 말이, 압구정동과 홍대도 꼭 가봐야 한다 하더라고요.”
수없이 고국을 방문했지만 언제나 주된 일은 공연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좀처럼 낼 수 없었다는 그녀. 리셉션 등으로 서울의 유명 레스토랑은 많이 가봤지만, 상대적으로 거리문화는 거의 경험한 적이 없어 많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많은 것을 일군 그녀를 마냥 부러워했는데, 한편으로는 측은해지는 기분도 드는 순간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이 제 음악과 인생에 많이 관여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혼자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요즘 연주 여행을 하는 비행기 안에서 악보 대신 서류를 보는 것도 홀로서기를 위한 작업이죠. 어머니가 ‘이제부터 스스로 검토하라’며 넘겨준 스케줄 표와 각종 계약서류들인데, 매니저가 있지만 최종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봐야 하거든요. 수입관리 또한 얼마 전부터 제가 하기 시작했어요. 마치 제 인생을 경영하는 CEO가 된 듯한 느낌이에요.”
홀로서기를 시작하면서 생긴 버릇은 메모. ‘신발 수선’, ‘누구에게 전화하기’, ‘허리띠에 구멍 하나 더 뚫기’ 등 할 일이 생각나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때그때 포스트지에 적어 붙여놓는다. 분신인 바이올린 케이스를 비롯해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에 메모지를 붙여놓는 그녀는 이사한 지 4년 만에 자신의 집 오븐이 두 칸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돼 적잖이 놀라기도 했다.
“홀로 모든 일을 해나가다 보니 많은 것을 알고 깨닫게 되더라고요. 어느 순간 음악 외적인 부분도 궁금해지더라고요. 특히 요리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부쩍 하게 돼요. 파스타, 잡채, 떡볶이 등은 재료만 있으면 흉내를 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절대적으로 서바이벌에 약하거든요.”
지난 가을 발매된 ‘사계’는 지휘자 없이 수많은 고민과 연구 끝에 녹음하고 연주한 결과물이다. 이후 상상할 수 없이 많이 성장하고 성숙된 연주가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그녀가 음악 외 요리에 관심이 간다는 말에 순간 “결혼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을 꺼내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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