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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치료 후 ‘정기검진’…임신 원한다면 필수
자궁근종 치료 후 ‘정기검진’…임신 원한다면 필수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7.08.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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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종양, 자궁근종은 치료 방법이 10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칼로 절제하는 외과수술부터 배꼽의 작은 구멍으로 접근하는 복강경 수술, 근종으로 이어진 혈관을 막는 색전술, 체외에서 초음파를 쏘는 완전 비침습 방식의 하이푸 시술, 로봇 수술, 호르몬 치료까지 접근 방식과 치료 수단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환자의 증상이나 선호도에 따라 어떤 치료법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판단하고 시행하는 것은 의사와 병원의 역량에 달려있다.

하지만 자궁근종이 치료됐더라도 이로 인해 임신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진정한 의미의 ‘잘 된’ 치료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자궁근종의 치료 결과를 결정짓는 요소에 정확한 진단, 적합한 치료법 외에 ‘사후 관리’까지 포함된다고 입을 모은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자궁근종이 완치됐다고 판단하려면 첫째로 생리통‧생리과다 등 문제가 됐던 증상들이 호전돼야 하고, 둘째로 치료 후 임신‧출산 등의 자궁 기능이 정상화돼야 한다”면서 “전자는 대부분 치료 후 3개월 안에 판별이 되지만, 후자는 적어도 1년은 자궁의 상태를 초음파 등으로 정기 검진해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이 건강하다는 것은 곧 ‘임신이 가능할 정도로 자궁벽이 튼튼한 상태’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궁의 단면은 장막(가장 바깥쪽을 싸고 있는 막), 근육, 점막(안쪽의 부드럽고 끈끈한 막)의 세 층으로 나뉜다. 이 중 자궁의 핵심 구성요소인 근육층은 근육세포 다발과 탄력섬유가 촘촘히 결합된 조직이다. 이 근육층은 태아가 착상한 후 약 12주까지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점점 두꺼워진다. 근육층의 탄성을 높이는 탄력섬유의 비중도 점점 늘어난다. 태아의 성장으로 인한 팽창력을 잘 견디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임신 전 어른주먹 정도의 크기에 불과한 자궁은 임신 막달까지 전체 용적의 약 500배에서 최대 1000배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김하정 원장은 “만약 수술 및 시술로 자궁근종을 치료한 직후라면, 자궁벽은 인위적인 자극을 받아 평소보다 약해진 상태이므로 회복하는 데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보통 자궁벽이 약 1.5~2cm의 두께를 유지하면서 기타 질환을 동반하지 않을 때 자궁의 건강이 충분히 회복된 것으로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자궁근종 치료 후 1년 이상의 충분한 회복기간을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임신을 시도할 경우엔 착상이 어렵거나 임신 중 파열 등의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궁벽이 잘 아물고 두꺼워질 때까지 관찰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일반적인 20~30대 여성의 경우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자궁 검진을 권하지만, 만약 자궁에 수술이나 시술 등의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그보다 짧은 3~6개월 단위로 자궁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김하정 원장은 “이 과정을 충분히 거치면 자궁근종 치료가 임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현저히 줄어든다”면서 “자궁근종 절제술의 경우, 임신 중 자궁 파열 가능성은 1% 정도로 매우 낮게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재욱 대표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모든 자궁근종 치료는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치료 후에도 타 병원 산부인과 주치의와의 정보 공유, 자궁 건강이력정보 체크 등의 사후 관리시스템이 잘 갖춰진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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