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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경호, 희귀병 극복하고 황제의 부활 나섰다 나를 일으킨 유일한 힘은 무대다
가수 김경호, 희귀병 극복하고 황제의 부활 나섰다 나를 일으킨 유일한 힘은 무대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2.04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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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앨범만 벌써 아홉 번째, 중간중간 발표한 라이브앨범과 싱글앨범까지 합하면 그 수가 열을 훌쩍 넘는다. “일가를 이루고 있다”는 누군가의 말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더군다나 우리나라 같은 음악 풍토에서라면 말이다. 그 바닥에서 잔뼈가 굵을 대로 굵었을 법도 한데 여전히 사람을 앞에 두고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의 이번 앨범은 분명 ‘김경호의 것’이지만 ‘김경호 표’는 아니다. 예전에 비해 목소리에 훨씬 힘이 빠지고 비트는 감성적으로 변했다. 그만큼 부드럽다. “록의 황제가 귀환했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했던 팬들의 원성이 두렵지는 않느냐고 물었더니 덤덤하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다.
“스스로 대중적인 타협을 한 것은 아니냐, 상업적 성공을 위해 회사의 강요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 말들도 참 많았어요. 하지만 걱정하시는 그런 이유들은 절대 아닙니다. 이번 음반의 프로듀서는 저예요. 프로듀서로서 제가 원하는 음반을 만들어서 매우 흡족해요. 저는 소리를 지르기 위해 노래를 한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자 노래를 했던 거예요. 그저 방법이, 같이 작업하는 사람에 따라, 또 곡에 따라 바뀐 것뿐이에요.”
6집까지는 ‘김경호가 과연 이번에는 어떤 샤우팅을 보여줄까’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샤우팅만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데 한계를 느꼈고 스스로도 식상했다. 그래서 조금씩 변화를 준다는 것이 7집과 8집을 거쳐 이번 음반으로 완성됐다. 가수의 음악적 도전과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설득할 생각은 없다. 그냥 좋으면 좋은 대로, 싫으면 싫은 대로다. 어찌됐든 사람들이 그의 변화에 조금씩 반응하고 있다. 15년간 갈망해왔던 변화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2년 만에 돌아온 무대, 적응은 잘하고 있는 걸까.
“오랜만이라 떨리기도 하지만, 제가 처음에 노래할 때와는 너무 달라서 당황스럽기도 해요. 물론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방송국에 ‘애기들’이 너무 많아서 적응이 좀 안 되네요. 오해하지 마세요, 순수하게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니까(웃음). 어찌됐든 상황 자체가 변할 순 없으니까 제가 적응해야죠. ‘사장님의 방침’에 따르면(웃음), 노래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들에게 제 노래를 알리는 거니까, (옆에 있는 매니저를 가리키며) 하라는 대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군말 안 하고 아홉 시까지 회사로 출근하고 있어요.”
무작위한 방송 스케줄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의 7집 앨범이 나왔을 무렵이다.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를 싹둑 자르고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새벽같이 일어나 늦은 밤까지 참 많은 일을 한 것 같은데, 노래 한 곡도 안 한 날이 많았다. 원치 않는 게임을 해야 했고, 하고 싶은 노래는 못했다. 체력은 체력대로 바닥났다. 그 와중에 콘서트 준비까지 하느라 중압감과 스트레스가 말도 못할 정도로 극심했다. 생활패턴이 바뀌다 보니 성대결절까지 왔다. 그에게 너무도 큰 것을 앗아가버린 그 시간들이 그토록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7.5집을 바로 강행한 건 최대한 빨리 그 끔찍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다시는 스스로에게 맞지 않는 옷은 입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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