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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노후를 위해 START ‘빚 갚기 프로젝트’
행복한 노후를 위해 START ‘빚 갚기 프로젝트’
  • 송혜란
  • 승인 2017.09.26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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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기술-금리는 오르고, 집값은 내리고 소득은 제자리 ‘빨간불’
 

올해 두 차례나 오른 미국 기준 금리. 이에 따라 가속화된 국내 금리 인상 소식. 매일 아침 언론들은 머지않아 금리의 역습이 본격화될 것이란 무시무시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계 빚 1300조원이 곧 폭발한 것이라는 예측까지 맴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 가까이 치솟았다.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서울의 아파트를 산 이라면 곧 20~30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지도 모른다. 만약 철석같이 믿었던 집값마저 배신한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행복한 노후를 꿈꾼다면 지금 당장 빚부터 갚아라!

 

‘국민 1인당 빚 2600만원, 가구당 평균 부채 8000만원!’
‘대출이자 3%p 오르면 10가구 중 1가구는 부도위험’
‘소득 100만원 중 42만원 빚 갚는데 써’
‘대출금리가 0.1%p 오를 경우 자영업의 폐업 위험 10.6% 상승’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뉴스들. 신문 속 카피는 마치 이렇게 묻는 듯하다. ‘당신의 자산은 얼마나 안전한가?’ 요즘같이 빚 권하는 사회에서 대출 한 푼 없는 사람은 드물 터. 현재 우리는 빚을 갖다 쓰기 참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 집값의 30%만 있어도 나머지 70%는 대출받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으며, 매달 30만원을 낼 여력만 있으면 신용 대출로 얼마든지 자동차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지금 당장 돈이 없어도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를 이용해 순식간에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부터 월급이 통장을 스쳐도 한 달은 거뜬히 지켜주는 신용카드와 현금 서비스, 그리고 전화 한 통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송금해준다는 위험천만한 대부업체까지 도사리고 있다. 심지어 몇억원씩 대출받아 부동산 갭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은 빚내기를 꺼리는 이들을 한심하단 듯 쳐다보기 일쑤다. 이게 과연 정상일까,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우리가 그동안 대출 없는 게 비정상으로 보이는 사회에서 살다 보니 빚에 둔감해진 게 사실이에요.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산다며 자신의 능력에 맞지도 않는 과소비에 투자까지 해 온 겁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지요.”

가계 부채의 심각성

최근 <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를 펴낸 자산관리 전문가 백정선 핀톡 대표는 본격적인 금리 급상승 시대를 맞아 엄숙한 경고를 던졌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빚 규모는 약 1300조원이다. 이는 6000만 가구로 봤을 때 1가구당 2000여 만원의 빚이 있는 것과 같다. 그중 70~80%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로, 부동산 관련 빚에 많이 집중돼 있다. 정부가 금리를 인하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대출받아 집을 산 것이라고 꼬집는 백정선 대표. 그런데 만약 사기만 하면 무조건 오른다던 집값이 주춤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의 설명은 현재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향후 새 아파트에 입주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이미 아파트 중도금을 치른 후 잔금 날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DTI(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계산비율) 기준 강화로 대출을 많이 못 받게 되면 집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람들의 입주 시기는 2019년과 2020년에 몰려있는데, 수도권에 약 50만 가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집값이 떨어지고 불경기에 월급마저 제자리라면 말로만 듣던 금리 인상의 도미노 현상이 현실화되고 말 것이다. 더욱이 OECD 국가 기준 노인 빈곤율 1위인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가계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노후파산은 더 일찍 찾아올지 모를 일이다.

“정말 답이 없지요. 집부터 신용카드, 자동차까지 자신의 재산이 모두 빚 위에 세워진 사람이라면 한시도 망설임 없이 빚 갚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에요.”

 

이 많은 빚은 다 어디서 왔을까?

백정선 대표는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 회사를 운영하는 자산관리 전문가이지만, 금융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중 믿었던 지인의 보증을 잘못 섰다가 무려 35억원이 넘는 빚을 떠안은 경험이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뼈를 깎는 가계 구조조정을 통해 8년 만에 모든 빚을 정리했다는 데 있다. 이제 부채관리가 즉 재테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즈음. 그의 부채 정리 노하우를 따라 이번 달부터 바로 빚 갚기 프로젝트에 돌입해 보자.

빚 갚기 프로젝트 1단계 : 나를 빚쟁이로 만든 정체를 파악하라
빚 갚기 프로젝트에 앞서 가장 먼저 빚지는 습관을 만성질환이자 난치병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비만과 빚은 비슷한 점이 많다. 비만이 몸을 병들게 하듯 빚은 가정의 살림살이를 병들게 한다. 비만이 병이듯 빚 자체도 병이다. 빚은 너무 많은 쓰는 것이 문제이므로 씀씀이를 줄여야 하지만, 무조건 돈을 안 쓴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빚이 줄어드는 것 같지 않으면 쉽게 좌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병을 치료하기 위해 원인부터 찾고 적절한 치료법을 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빚도 제대로 진단한 후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줄여야 한다.

① 부채 현황 리스트 작성하기
일단 빚을 진단하려면 내 빚이 얼마이고, 어디에 빚이 있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빚의 양과 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은 어디를 이용했고, 신용 대출이었는지 담보대출이었는지, 담보대출이었다면 담보는 무엇인지, 언제 대출을 실행했는지, 만기는 언제인지, 대출금의 잔액과 금리, 중도상환 수수료는 얼마인지를 각 부채별로 꼼꼼히 조사해 아예 부채 현황 리스트를 작성하는 게 좋다. 이때 그는 ‘올레크레딧’이나 ‘마이크레딧’ 같은 인터넷 서비스 도움을 받으라고 권했다. 조사 작업이 편리할 뿐 아니라 은행이나 제2금융권 대출에 대한 신용정보와 신용카드 정보까지 다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워낙 빚 자체가 스트레스이다 보니 자기 빚의 실체를 정면으로 보지 않고 막연하게 한 달 한 달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두려움을 극복하지 않으면 빚지는 삶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점을 꼭 명심하도록 하자.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내 부채가 얼마나 많은지 확인하고 그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후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지출하며, 빚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한 달에 얼마를 갚아야 하는지, 과연 현재의 수입과 지출 구조로 가능한지 철저하게 계산하는 게 정석이다.

② 부채 유형 나누기
한편으로는 왜 빚을 지게 됐는지 곰곰이 되짚어 볼 이유도 있다. 질병이 완치됐어도 생활 습관을 바꾸지 못하면 재발하기 쉽듯 빚도 여러 가지 요인을 분석해 습관을 다잡아야 한다. 백 대표가 재무 상담 사례를 종합해본 결과, 빚을 지게 되는 여러 가지 요인은 총 아홉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신용카드, 카드론, 현금서비스
2. 보험료 과다, 중도 해지, 약관대출
3. 자동차 할부가 과도한 경우
4. 부동산담보대출이 과도한 경우
5. 전세자금대출
6. 자녀 학자금 증가 및 노후 자금 준비 부족
7. 제2금융권과 대부업 부채
8. 부모님으로 인한 대출
9. 신용회복, 개인회생이 필요한 경우
보통 이런 아홉 가지 유형은 한 사람에게 중첩돼 나타나곤 한다. 빚 문제가 심할수록 중첩되는 유형의 가짓수도 많다. 그중 신용카드나 현금서비스로 인한 부채, 보험료 과다나 자동차 할부 같은 경우 비 구조조정이나 보험 다이어트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한 편이다.

빚 갚기 프로젝트 2단계 : 나에게 맞는 출구를 찾아라
빚의 실체를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전체 빚 가운데 악성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차례다. 악성부채는 좀 더 나은 조건의 부채로 바꿔야 한다. 리볼빙이나 카드론, 제2금융권 대출은 조건만 살짝 바꿔도 부담을 훨씬 덜 수 있다. 일단 정부에서 지원하는 햇살론이나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대출 같은 금융 상품으로 갈아타 다음달에 나갈 이자부터 줄이는 것이다. 또한, 여러 건의 빚을 한 건으로 몰기만 해도 월 이자 부담을 대폭 낮추는 게 가능하다. 이 단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조급증! 많은 이들이 한방에 빚을 해결하고 싶어 하지만 최소 1년은 고통의 과정을 인내하며 자신의 빚 갚기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혼자만의 의지로 빚의 굴레에서 탈출하기 힘들 때는 전문가에게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게 현명하다. 물론 이 같은 방법으로도 해결이 어렵다면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개인워크아웃이나 국민행복기금의 채무조정 지원, 최후의 수단으로 대한법률구조공단의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 면책의 방법도 있다. 빚이 가족 중 여러 사람에게 흩어져 있다면 한쪽으로 몰아 한 사람만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신청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다.

빚 갚기 프로젝트 3단계 : 빚지는 습관을 개선하라
빚도 중독이 강하다. 제아무리 빚을 다 갚았다고 해도 빚지는 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다시 빚쟁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젊은 직장인이라면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를 비롯해 카드사만 배 불리는 리볼빙 서비스를 머릿속에서 아예 지울 필요가 있다. 카드 할부나 자동차 할부자체가 빚이라는 생각을 늘 여념하는 등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게 급선무다. 결혼식은 미리 정한 예산 안에서만 치르는 등 처음부터 건강한 재무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 중년 부부라면 무분별한 자녀 교육비 지출은 노후 자금의 적이므로 부부가 함께 자녀교육 원칙을 세우고 공유해야 한다. 무작정 취업보다 창업을 먼저 생각하는 것도 노후를 벼랑으로 내모는 위험한 짓이다. 앞으로 부동산 투자는 금물이란 점도 더 말할 게 없다. 저축성 보험은 장기간으로 불입, 보장성 보험은 소득의 10% 이내로 가입하고, 결혼 이전에는 보험 가입을 최소화하는 등 보험 구조조정도 단행하자. 마지막으로 행복한 노후를 위해 그의 ‘평생 빚 지지 않는 재무 시스템 만들기 전략’을 소개한다.

“제가 빚을 이겨낼 수 있었던 중요한 동력은 가족의 행복을 위한 작은 꿈이었어요. 가족이 흩어지지 않고 살 수 있는 작은 공간, 아이의 입에 들어갈 밥 한 공기 같은 것 말이지요. 빚은 우리의 삶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에 두려워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이 잠식돼서는 안 돼요. 빚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돈을 쓰고 누리는 것보다 나의 삶의 원천이 되는 가족들과 누리는 삶의 기쁨을 찾아보세요. 두려움을 꿈으로 바꾼다면 당신의 삶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백정선 대표의 평생 빚지지 않는 재무 시스템 만들기 전략>

1. 월급만으로 한 달을 산다
당장 지난달 신용카드 결제 금액부터 해결한다. 만약 은행 잔고가 바닥이거나 마이너스라면 3~6개월간 예비비를 모아 그 돈으로 밀린 카드 값을 내도록 한다. 이후 신용카드를 쓰지 않으면서 월급만으로 한 달을 살 수 있도록 연습하면 된다.
2. 내가 얼마나 쓰는지 알며 소비한다
무조건 가계부를 쓰라는 말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다음 월급날까지 필요 자금과 여유 자금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며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
3. 통장 쪼개기로 꼭 필요한 목돈을 만든다
월급날 필요 자금에 예산을 집행하고 남는 돈이 잉여자금이다. 이 잉여자금을 통장 쪼개기를 통해 목돈으로 만들어야 한다. 통장을 쪼갤 때는 재무 목표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단기(1~3년 내 있을 이벤트), 중기(자동차 등 5년 뒤 필요한 자금), 장기(주택, 자녀 교육, 노후 자금 등 10년 뒤 필요한 자금)로 분산해 적정 금액을 설정한다.
4. 월급 통장 0원으로 만들기
여기서 0원은 생활비와 교육비, 용돈 등 필요 자금을 집행하고 남은 잉여 자금을 3단계에서 쪼갠 항목에 따라 각각 통장으로 자동이체했기 때문에 돈이 남지 않는다는 뜻이다.
5. 바뀐 시스템이 지켜지도록 매달 점검하기
시스템이 자리 잡기까지 최소 6개월은 걸린다.
6. 지금 당장 시작한다
->박스 내용 참고 도서 : <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백정선, 김의수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Queen DB] 도움말 자산관리 전문가 백정선(핀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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