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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부의 아들로 대통령 당선된 이명박의 신화
목부의 아들로 대통령 당선된 이명박의 신화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2.0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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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숙명으로 알아야 했던 목장 노동자의 아들이 있었다. 대가족의 막내로 태어나 풀빵을 팔아 연명하고,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시장바닥을 청소하며 학교를 다녀야 했다. 인물은 볼품이 없고, 몸이 허약하니 소심할 수밖에 없었다. 명문대를 나오고도 학생운동 전과자란 꼬리표로 인해 간신히 취업에 성공했던 별 볼일 없는 청년이었다.
이명박 당선자를 지지하는 많은 이들은 이야기한다. 이명박만큼 가난하게 살아보고, 그만큼 가난을 확실하게 떨쳐버린 이가 어디 있느냐고. 갈수록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우리네 삶의 희망으로 이명박 당선자는 선택받았다. 지난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뒤 포항에서 자란 이 당선자는 목장 노동자였던 아버지 이충우(1981년 작고) 씨와 과일 행상을 하던 어머니 채태원(1964년 작고) 씨의 4남 3녀 중 막내로 세상의 빛을 보았다. 이 당선자 인생의 반은 가난으로 시작해 가난으로 끝나는 것이었다. 한때는 조그마한 방 한 칸에 열다섯 세대가 모여 살기도 했다. 학교에 싸 갈 도시락도 있을 리가 없었다. 안 그래도 자그마한 체구에 약한 체력이었던 그는 여느 가난한 집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물을 끼니로 삼아야 했다. 등록금을 못 내 학교에서 쫓겨나는 일은 부지기수였다. 그렇다고 앉아서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엄마 품에서 한참 응석을 부릴 나이의 꼬마는 뻥튀기 장사를 하거나 성냥개비에 황을 붙여다 팔아야만 연명할 수 있었다. 한번은 군부대 철조망 밖에서 김밥과 밀가루 떡을 팔다 헌병에게 잡혀 뭇매를 맞기도 했다.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당장의 허기짐에 도둑질도 하고, 동냥질도 하는 것이 용서될 수 있었던 당시였지만 이명박은 달랐다. 아무리 밥을 굶고, 배가 고파도 손에서 책을 놓는 일은 없었다. 왕복 네 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학교였지만 공부에 굶주리고, 성공에 굶주린 그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애초에 고등학교 진학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그러나 그의 중학교 은사는 될성부른 떡잎이 그대로 뭉개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어머니를 찾아가 설득에 설득을 더했고, 마침내 그는 동지상고 야간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더욱 바빠져야만 했다. 학교를 가지 않는 낮에는 죽어라고 일해야 했다. 번 돈은 모두 집안 살림에 보태야 했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진학을 할 수 없었다. 고된 하루살이였지만 이명박은 단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치는 일이 없었다. 이 당선자는 힘들었던 당시를 가리켜 “내가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다들 공부를 안 해 그렇게 된 것”이라는 말로 겸손을 표함과 동시에, 공부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처절했던 시대의 아픔을 돌려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공부 잘하는 모범생 이명박은 욕심을 내보기로 한다. 바로 대학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것. 애당초 가난이 그림자 같은 그였기에 졸업까지 바란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고졸’보다는 ‘대학 중퇴’가 직장을 얻는 데 더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뿐이었다. 바란다고 갈 수 있는 대학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명박은 서울에서 막노동을 하며 대학 입학을 준비한다. 부모님이 세 들어 사는 방이 너무 좁아 달동네 판자촌에서 일당 노동자로 지내야 했다. 한참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많을 스무 살의 청년 이명박은 참고 참아 마련한 등록금을 들고 또래 학생들보다 1년 늦은 1961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한다.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도 별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남들은 미팅이다, MT다 하며 꽃을 피울 20대였지만, 이명박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마다 이태원 길거리 청소를 위해 빗자루를 들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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