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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김영훈 박사의 아빠 두뇌 육아법 "아기 생후 6개월 전에 시작하세요"
가톨릭의대 김영훈 박사의 아빠 두뇌 육아법 "아기 생후 6개월 전에 시작하세요"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7.10.03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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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엄마 홀로 자녀 육아를 도맡고 있는 가정이 있는가? 두뇌발달 전문가이자 소아신경학 권위자인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박사는 오랫동안 방송과 강연을 통해 아빠 효과를 전파해왔다. 섬세한 엄마들도 미처 몰랐던 아이의 오감을 발달시키는 아빠의 놀라운 힘은 이미 숱한 논문으로도 증명되었다. 아빠들 역시 이 사실을 널리 인지하고 있지만, 실상 아이 교육 현장에서 보이는 아빠의 참여도는 매우 저조하다. 왜일까?

 

오하이로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아빠의 자녀양육 참여 여부를 엄마가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엄마가 아빠를 양육에 참여하게 할 수도,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아이들에게 미치는 아빠 효과에 대한 보고가 많아지면서 육아나 자녀교육에 관심을 두는 아빠들이 많아졌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아빠의 육아 참여도가 낮은 이유는 대부분 엄마 때문입니다. 머리를 못 가누는 아이의 고개가 꺾일까 봐, 혹은 목욕을 시키다 미끄러져 떨어뜨릴까 봐 아빠에게 아이를 쉽게 맡기지 못하는 거지요.”

오직 아빠만이 줄 수 있는 선물

이에 김 박사는 아빠의 육아가 아이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선 엄마와 아빠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게 사뭇 다르다. 엄마는 공감의 뇌가 발달해 있어 언어력이 상당히 높다. 아이와 지낼 때도 엄마는 학습, 두뇌발달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반면 아빠는 상대적으로 전두엽이 많이 발달해 있어 수리력이 뛰어나다. 대신 엄마에 비해 공감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엄마가 세세한 것에 집중한다면, 아빠는 큰 그림을 보는 측면이 있어요.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참여한 아이들은 리더십과 사회성, 융통성이 좋아요. 엄마는 아이와 놀아도 학습을 위할 때가 많고, 아빠는 그보다 재미를 위해 노니까요. 특히 아빠와 함께 전신으로 하는 놀이를 통해 아이는 오감이 잘 발달합니다. 자녀와 놀 때도 아빠는 아이에게 먼저 우선권을 주므로 애들의 주도성을 기르기 좋고요.”
하다못해 아이에게 책 한 권을 읽어줘도 엄마와 아빠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보통 엄마보다는 아빠가 광범위한 배경지식을 자랑하곤 한다.

“엄마는 대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읽어주지만, 아빠는 자신의 배경지식을 활용해 동화책 캐릭터나 스토리를 파격적으로 바꿀 때가 많아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많은 그림책은 좌?우뇌를 두루 발달시키는데요. 아빠가 아이를 품에 안고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정서가 안정되고 두뇌발달이 촉진돼 창의적이며 지식이 풍부한 아이로 성장합니다.”

더욱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빠의 책 읽어주기는 미래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을 키워주기 제격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총 네 가지 능력을 갖춘 인재가 높이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첫째, 정보 활용 능력이 그것이다. 요즘은 정보가 워낙 많다 보니 기존 정보에 다른 스토리나 개념, 콘셉트를 가미해 감동을 주는 재능이 필요하다. 둘째,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생각을 끄집어낼 줄 아는 창의력이다. 셋째는 직관력으로, 아빠와 함께 다양한 신체놀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직관력은 물론 통찰력까지 키울 수 있다. 마지막 협업능력 또한 아빠와 놀이를 통해 터득할 수 있다.

“정보 활용 능력과 창의력, 직관력, 협업능력 등은 인공지능이나 로봇도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에요. 적어도 아이가 초등학교 때까지는 엄마든 아빠든 그림책 등을 대신 읽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가 직접 책을 읽다 보면 언어를 이해하는데 워킹 메모리를 더 쓰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공감이 떨어질 수 있어요. 이왕이면 아빠가 넓은 배경지식을 최대한으로 사용해 동화 속 주인공을 아빠와 아이로 바꿔보는 등 색다른 시도를 하며 읽어주는 게 더 좋겠지요.”

육아는 양보다 질이다

물론 초보 아빠의 경우 사회에 적응하고 가정 경제를 일구는 것만 해도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일찍 귀가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가끔 일찍 퇴근해도 아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 발달로 시,공간 제약 없이 일할 수 있게 되면서 마음은 여전히 회사 서버 속에 갇혀 있는 날도 허다하다.

이에 현실적으로 자녀교육에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호소하는 아빠들이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 아빠들이 자녀와 놀아주는 시간이 하루에 고작 8분밖에 안 된다는 통계도 나돌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질이라고 김 박사는 조언했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잘 놀아주면 돼요. 아이와 놀아준답시고 자신은 스마트폰만 보고 애는 혼자 놀리면 안 되겠죠? 하루에 딱 15분 만이라도 아이와 신체놀이를 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어차피 육아는 양보다 질이니까요.”

아이 생후 6개월 전에 시작할 것

이러한 아빠 육아에도 적기가 있다. 엄마가 아이를 임신하면 아빠도 일시적으로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제일 먼저 남성의 대표적인 성호르몬으로 공격성, 경쟁과 관련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지고, 공감과 연관된 바소프레신 수치가 높아진다. 가끔 예비 아빠 중에 십자수를 하는 사람의 행동도 바로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다 태어난 아이와 일찍이 접촉하게 되면 옥시토신까지 마구 생성되는데, 이는 딱 아이 생후 3~6개월 이전까지만 유지된다.

“아빠도 엄마처럼 부성애가 있는 거지요. 만약 아이가 태어난 후 6개월 이전까지 접촉하지 않으면 호르몬 변화는 없어지므로 나중에 아이와 가까워지기 더 어려워져요. 반면 부성애가 사라지기 전에 접촉을 시작하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처럼 엄마도 아빠에게 아이와 충분히 스킨십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합니다.”

더욱이 훗날 사춘기 자녀와 고민 상담도 하는 프렌디 아빠에 대한 로망이 있는 아빠라면 꼭 명심해 두도록 하자. 사춘기 아이들은 전두엽보다 변형계가 활성화돼 결국 내편인지 아닌지를 나한테 잘하느냐 못하느냐로 판단한다. 자녀가 사춘기가 되기 전에 아빠가 일찍이 아이의 아군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아이와 어떻게 놀아줄지 모르겠다는 아빠에게

‘아빠의 육아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어요.’
‘모처럼 주말에 시간이 나서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싶은데, 어떻게 놀아줘야 효율적일까요?’
김영훈 박사가 부모들에게서 흔히 듣는 아빠 육아에 대한 고민이다. 많은 아빠가 육아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아빠의 역할을 조금씩 찾아가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처음엔 서툴더라도 씻겨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분유도 타 먹이고, 자주 품에 안아주고, 나지막하게 노래도 불러주고, 마치 아이가 친구인 것처럼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아이의 두뇌는 그렇게 성숙해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KBS <생로병사의 비밀-두뇌편>, EBS <브레인 스캔들-두뇌발달>, 육아 TV <단계별 육아-Step by step>등에 출연하며 피땀 어린 30년 뇌과학 연구로 완성한 김 박사의 두뇌육아 실용 TIP을 소개한다.


김영훈 박사의 생활 속 두뇌 육아 TIP
 

1. 아빠의 스킨십, 피부마사지로~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것은 촉각이다. 아이는 생후 10주면 이미 손으로 물건을 구별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피부는 제2의 뇌로서 피부를 통한 촉각 자극은 뇌 발달에 아주 중요한다. 부모의 애정 어린 손길로 마사지를 받은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몸무게가 훨씬 빨리 늘며 면역력이 증가, 정서적 안정과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빠가 직접 아이에게 피부마사지를 해주며 스킨십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후 2~3개월부터 10세가 될 때까지 꾸준히 해주자. 하루 중 어느 때든 상관없지만, 식후 30분 이전은 피하고 가급적 일정한 시간에 하도록 한다. 마사지 시간은 10분 정도가 좋으며, 끝난 후에는 30분~1시간가량 쉰다. 실내 온도는 20~22도가 적당하다.

2. 오감 자극 신체 놀이

아이는 놀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더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언어와 인지 발달 촉진은 물론 자존감도 강화된다. 운동능력 또한 함양되고 사회성을 증진시키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드높인다. 신체적, 지적, 사회적, 감성적 발달을 건강하게 유도하는 오감 놀이에 대해 익혀보자. 아이는 수유하기 20~35분 전 안정되는 편이므로 그때 오감 자극 놀이를 시작해보는 게 좋다.
-엎드리기 트레이닝 : 0~1.5개월 뇌 기반 자극 놀이. 생후 1개월에는 몇 초 동안이나마 얼굴을 바닥에서 들어 올릴 수 있다. 바닥에 방석을 놓고, 방석이 아이의 가슴 배 아래까지 닿도록 해 아이를 엎드려 눕힌다. 아이는 2~3초 동안 얼굴을 수평에서 30도 가까이 들어 올린다. 엎드리는 연습을 하면 전정 기능이 촉진돼 목을 빨리 가눌 수 있다.
-엎어놓기 : 1.5~3개월 시각과 촉각 발달을 위한 뇌 기반 자극 놀이. 3개월쯤에는 90도 수직으로도 머리를 들어 올리고 시간이 가면 양팔을 곧게 뻗어 손목으로 바닥을 딛고 가슴을 젖힐 수 있다.
-뒤집기와 기기 트레이닝 : 4~6개월 대근육운동과 시각 발달을 위한 뇌 기반 자극 놀이. 머리도 가누고 자세도 바꿀 수 있으므로 뒤집기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아이가 엎드리면 다음 단계로 기기를 할 수 있는데, 손을 앞으로 내밀게 하고 발바닥을 살며시 밀어줘 앞으로 기어나가는 것을 도와준다.
-표정 놀이 : 7~9개월 대근육운동과 워킹 메모리 발달을 위한 뇌 기반 자극 놀이. 서로 마주 보고 재미있는 표정을 지어본다. 과장된 표정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아이도 따라 한다.
-집어넣기 : 10~12개월 뇌 기반 자극 놀이. 블록, 나무 장난감, 퍼즐 등 집어넣는 것이 가능한 장난감으로 놀게 한다. 특히 동전을 돼지 저금통에 넣게 하는 것은 소근육 운동을 발달시키고 성취감을 준다.

3. 그림책 읽어주는 아빠의 노하우
아빠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방법은 아이의 성장 단계마다 다르다. 만약 7~12개월 자녀를 둔 아빠라면 아이에게 그림책은 장난감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리듬감 있게 읽어주자. 7~12개월 아이는 눈과 귀를 동시에 자극해야 쉽게 집중한다.
-아빠의 목소리로 들려주라. 어린아이 때부터 음악 CD나 비디오, TV 등 너무 강한 영상과 기계음에 익숙해지면 아빠의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는다.
-책장을 스스로 넘기게 하라. 아이가 원하는 대로 따라가면서 사물의 이름을 말해주면 그 그림을 찾아내며 아빠를 따라 동물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게도 해본다.
-이름 부르기 게임을 하라. 아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며 큰 소리로 사물의 이름을 말하자. 아이도 손가락으로 그림을 가리킬 것이다.
-아이의 행동을 생중계해주자. 그림책을 입으로 빨고 무는 데 열심이면 ‘책을 입으로 빨고 있구나!’해주는 식이다.
-즐겁게 교류하자. 책 읽기를 아빠와 즐겁게 교류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이를 무릎에 앉혀 꼭 끌어안고는 같은 자세로 함께 그림책을 보자.

*출처 :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김영훈 지음, 베가북스 펴냄)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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