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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꿀 TIP ⑤-아이가 열이 심하게 날 때, 응급 처방법은?
육아 꿀 TIP ⑤-아이가 열이 심하게 날 때, 응급 처방법은?
  • 송혜란
  • 승인 2017.10.11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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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맘을 위해 준비했다
 

‘응애~응애~’ 힘차게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난 아이를 만난 기쁨도 잠시. 초보맘이 넘어야 할 산은 수두룩하다. 특히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부모가 처음인 초보 엄마, 아빠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 일쑤다. 주 양육자의 순간적인 실수나 사소한 부주의, 잘못된 대처로 골든타임을 놓치기라도 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나 준비된 부모라면 급박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아이를 살릴 수 있다. 사랑하는 자녀를 위한 안전 지킴이가 되고픈 부모를 위해 육아 꿀 TIP 다섯 번째 시리즈로 0~5세 응급 처방법을 준비했다.

도움말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 참고 도서 <육아 상담소 응급>(류정민 지음, 물주는아이 출판)

안녕하세요? 이제 막 8개월 된 첫아기를 키우고 있는 초보 엄마입니다. 낮에는 제법 잘 먹고 잘 놀던 아이가 밤에는 잠도 안자며 보채기 시작했어요. 난임으로 힘겹게 얻는 첫째라,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쉽게 예민해지곤 하는데요. 아이를 아무리 달래도 괜찮아지지 않기에 체온을 재봤더니 39도가 나왔어요. 고열 외에는 기침, 콧물, 가래 등 감기 증상은 일절 없고요. 그래도 이렇게나 열이 많이 나면 혹시라도 뇌나 다른 장기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찬물로 닦아줬는데요. 그것도 너무 걱정되네요. 바로 응급실에 가야 할까요? 지금 당장 집에서 아이의 열을 내릴 다른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아이에게 응급상황은 언제나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다. 조금 전만 해도 잘 웃으며 놀던 아이의 온몸이 불덩이가 되면 당혹스러운 것은 여느 부모나 마찬가지다. 이때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는 엄마, 아빠가 미리 응급상황별 대처법을 숙지해두면 위기에 빠진 아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가정 내 필수 구비품, 해열제

특히 발열은 어린아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아이가 열이 난다고 해서 굳이 응급의료센터까지 갈 필요는 없다. 보통 열이 오르기 시작해 최고점에 달하면 아이가 처지거나 끙끙대며 매우 힘들어 보일 터.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는 대신 가정 내 해열제를 꼭 구비해두라고 조언했다.

해열제는 단순히 발열 자체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발열과 함께 나타나는 여러 힘든 현상을 줄여 환자를 편하게 해주는 데 목적이 있다. 만약 해열제를 먹인 후 열이 정상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아도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아기의 면역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여도 무난하다.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할 때 해열제를 먹인 후 0.2~0.3도 이상 열이 떨어지면 해열제에 반응이 있는 거예요. 동시에 아기가 잘 놀기 시작하고 평소와 비슷하게 먹고 마신다면 응급상황은 아니므로 안심해도 됩니다. 이후 약 3~4일 동안 동네 소아과에 방문해 해열제와 필요한 감기약 등을 처방받도록 하세요.”

발열 시 찬물로 닦기 ‘주의’

여기서 꼭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대개 부모들은 아이에게 열이 있으면 머리에 물수건을 올려주거나 몸을 찬물로 닦아주곤 한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에도 열이 심한 아이에게 이러한 조치를 한 채 소아전문응급센터를 찾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소 충격적이 게도 옛날부터 자식에 대한 어머니 사랑의 상징과도 같았던 머리에 물수건 올려주기, 찬물로 몸 닦아주기 등이 의학적으로 아이의 발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밝혀진 게 전혀 없다. 도리어 아이가 오한으로 더 괴로워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류 교수는 경고했다.

“원래 외부에 냉각제를 적용해 체온을 물리적으로 떨어뜨리는 치료는 열사병 등 고온질환이 발생했을 때 써요. 외부에서 열을 받아 체온이 올라갔기 때문에 반대 방법으로 체온을 낮추는 것이지요. 반면 발열의 경우 원인은 몸의 내부, 정확히 뇌의 시상하부의 체온을 조절하는 부위에 있습니다. 해당 처치가 발열과는 전혀 맞지 않은 치료법인 이유이지요.”

물론 아이의 체온이 이미 40도가 넘었거나 해열제를 먹여도 전혀 열이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미온수 마사지를 시행하면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차가운 냉수나 알코올 등 냉매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라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실내 온도가 높은 곳에 아이를 방치하거나 이불로 꽁꽁 싸매면 체온이 더 오를 수 있어 이 또한 자제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자녀 안전 지킴이의 응급상황별 대처법>
초보맘이 묻고, 류정민 교수가 답한다

Q 아이가 고열에 시달리다가 뇌에 손상이 생길 수도 있나요?
A 발열 자체에 의한 뇌손상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뇌에 손상이 가려면 뇌세포에 먼저 손상이 생겨야 합니다. 세포는 미세한 단백질로 이뤄져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단백질이 응고돼 세포가 손상될 수 있는 온도는 43도 이상입니다. 40도 미만의 고열로 뇌손상이 올 수 없는 이유이지요. 예전에는 39도 이상의 고열을 호소한 아이가 세균성 뇌수막염에 걸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이는 발열 때문이 아니라 세균성 뇌수막염균과 합병증 때문에 온 뇌손상이었습니다. 지금은 인플루엔자 뇌수막염균과 폐구균 백신이 도입되면서 세균성 뇌수막염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지요.

Q 지금 당장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로 달려가야 할 만큼 위급상황이라 판단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일단 체온이 41도 가까이 오르거나 혹은 그 이상일 때이겠지요. 특히 해열제를 먹인 후 30분이 지나도 아이가 계속 끙끙대고 힘들어해도 위험해요.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려고 한다면 의식저하 가능성이 있으니 이때도 바로 응급의료센터에 가야 합니다. 또, 심한 구토가 동반되거나 경련발작을 할 때, 먹는 양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만 4일 이상 38도 이상 발열이 지속될 때, 기침이 너무 심할 때, 호흡곤란 등이 있을 때도 위급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이제 갓 돌을 지난 아이가 다른 증상 없이 열이 심해서 병원에 갔더니 요로감염이래요. 항생제 치료를 꾸준히 한 후 지금은 완치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재발 위험이 꽤 높다고 하네요. 평소 요로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영유아는 신장과 방광, 신장과 요도 간 거리가 성인보다 짧고 워낙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낮기 때문에 요로감염에 쉽게 걸리곤 하는데요. 완치를 했다고 해도 발병 1년 이내에 많게는 30~50%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목욕과 관련된 것일 수 있어 사타구니를 씻길 때 비누보다 물로만 헹궈주는 등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욕조 목욕시간은 15분 이내로 줄여주시고요. 통풍이 잘 돼야 감염 위험이 낮으니 헐렁한 면 소재 옷을 입히고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Q 어느 날 아이가 발열 시 눈이 뒤집히면서 입에 거품을 물더니 얼굴이 파래지는 등 경련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너무 무서웠어요. 언제 또 비슷한 증상이 생길지 모르는데, 제가 꼭 알아둬야 할 점은 없는지요?
A
영유아의 경련발작은 감기에 걸릴 때마다 열이 나는 첫째 날이나 둘째 날에 발생할 수 있어요. 이때 너무 당황하지 말고 동네 소아과에 데려가 의사 선생님의 권고만 따르면 됩니다. 만약 하루에 3회 이상 발작이 있거나 경련이 발작해 3~4분 후에도 약해지지 않으면 바로 119를 불러 응급실에서 항경련제를 투여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열을 없애 경련발작을 예방해보겠다고 해열제를 과량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명심하고요. 아이가 경련 발작할 때 손과 발을 잡으면 경련 시 강하게 수축하는 근육으로 인해 아이의 뼈가 부러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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