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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부터 이상까지 마음을 살찌우는 서촌 문학 둘레길
서정주부터 이상까지 마음을 살찌우는 서촌 문학 둘레길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7.10.1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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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산책

서정주부터 이상까지…. 서촌은 예로부터 유난히 예술가들이 사랑하던 곳이었다. 날씨에 따라 마음도 함께 쌀쌀해지는 이 가을에 예술가들의 흔적을 찾아 떠나 본 서촌 문학 산책.

▲ Queen 유화미 기자

#한국 최초의_문학 동인지_‘시인부락’의_탄생 #보안여관

천재 시인 이상의 소설 <오감도> 속에서 ‘막다른 골목’으로 표현된 통의동 골목에 위치한 ‘보안여관’. 1930년대에 문을 연 보안여관은 90년이 다 되어 가는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킨 서촌의 터줏대감 같은 곳이다. 앙상한 목조 뼈대와 삐걱거리는 철문, 시간의 흔적을 말해 주는 간판을 지표 삼아 안으로 들어가면 문밖과는 다른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지금은 투숙을 할 수 없는 곳이지만, 그 당시 여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투숙객 대신 예술가들의 작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
통의동 보안여관은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었다’던 미당 서정주 시인이 투숙하며 김동리,
오장환 등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문학 동인지인 ‘시인부락’을 탄생시킨 곳이기도 하다. 과거 재개발의 영향으로 없어질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여관을 지켜 냈다. 현재는 여러 예술가들과 함께 우리 시대의 문화 예술에 관한 이야기, 작가들의 작품과 문화 생산자들의 생각을 함께 나누는 복합 문화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Queen 유화미 기자

#박제가_되어 버린_천재를_아시오 #이상의_집

천재 시인 이상의 대표 작품 <날개>는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이 문구는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문구이자 자신의 삶 자체를 관통하는 문구가 되어 버렸다.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 이상은 27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이 짧은 시간 동안의 작품 활동만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기억되는 천재적 문학가다. 그의 흔적은 서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가 세 살 때부터 20여 년간 머물렀다던 집터가 바로 서촌이기 때문이다. 옛 그곳엔 지금은 이상을 기억하는 곳, ‘이상의 집’이 자리 잡고 있다. 
‘미시오’라는 팻말이 적혀 있는 두꺼운 철문을 밀고 들어가면 이상의 시와 소설 등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나 버린 한 천재 문학가의 아쉬움을 달래 줄 문학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공간의 끝 쪽에 위치한 까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빛이 들어오지 않는 좁은 암흑의 공간이 나온다. 이곳은 ‘어둡고, 습하고.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고 묘사된 자전적 소설 <날개> 속 방의 모습을 차용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 공간에선 이상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짤막한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Queen 유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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