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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후 두 달, 집 사? 말아? 강력한 정책에 맞서는 부동산 투자법
8·2 대책 후 두 달, 집 사? 말아? 강력한 정책에 맞서는 부동산 투자법
  • 송혜란
  • 승인 2017.10.26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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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지나치게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8·2 대책. 예상 보다 막강한 규제로 인해 지난 두 달간 부동산 시장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여전히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 모두 서로 눈치 보느라 바쁘다.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단연 ‘지금 집을 사도될까?’일 것이다. 현시점에서 향후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기란 제아무리 전문가라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틈새시장을 노리거나 기존 부동산 투자 정석대로 접근한다면 위기를 충분히 기회로 만들 수 있다.(Queen 10월호)


정부의 8·2 대책 발표는 투기 세력과의 전쟁 선포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꾸준한 공급이 이뤄졌음에도 집 값이 계속 오른 것은 결국 투기 세력들이 과도하게 많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이에 정부는 8·2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가 주택을 거래할 때 무거운 세금을 매기고, 대출을 조이는 동시에 청약제도를 강화,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한 규제 수준에 큰 충격을 받았고, 서울 아파트값은 1년 5개월 만에 처음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재건축, 재개발 지역에 대한 여러 규제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가 한껏 몸을 낮추고 숨 고르기 중이다.

당시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매분기 10만 호를 넘어서는 대규모 아파트 입주 러시가 개시되는데다 금리 인상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전 방위적인 수요억제책이 자칫 주택시장 전반을 냉각시켜 거래 관망을 넘어 거래 동결 현상을 불러오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그러나 아직 낙담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지금 집을 살지 말지 고민하기에 앞서 대책의 핵심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부동산 과열 지역에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조정대상지역 외 재건축 및 재개발 예정 지역을 중심으로 과열이 심화한 서울 25개구 전 지역과 경기도 과천시, 세종시 행복도시건설 예정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서울 강남 4구와 용산, 노원, 영등포 등 서울 11개구, 행복도시 건설 예정 지역은 투기지역으로 명했다. 앞으로 이들 지역은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강화된다.

특히 내년 4월 1일부터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에서 부동산 거래 시 양도소득세가 기본 세율보다 10~20%p 더 부과될 예정이다.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다가 거래하면 양도 차익의 10~30%를 공제해 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다주택자는 제외되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에 거주 요건도 추가됐다. 원래 양도가액 9억 원 이하의 주택을 2년 이상 갖고 있으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됐지만, 이제는 2년 이상 거주해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2년 이상 거주해도 양도가액이 9억 원을 넘는다면 9억 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도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내년 1월 1일부터는 분양권 전매의 양도소득세가 분양권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50%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외에도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는 것은 물론 LTV·DTI 강화로 대출에 자물쇠가 채워지는 등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막강 해졌다.

 

실수요자에겐 지금이 적기

이쯤 되어 다시 질문해 보자.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지금 집을 사도 괜찮을 걸까? 답은 실수요자이냐 투자자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대해 <이기는 부동산 투자> 저자이자 인기 부동산 팟캐스트인 월전쉽은 “이번 대책으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면하려고 일부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수요자라면 좋은 가격에 나온 매물을 통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1세대 1주택에 한해 대출 규제도 없으니 언젠가는 마련해야 할 내 집 마련에는 지금이 적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약 서민과 실수요자, 생애 최초 집 구매라면 디딤돌 대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디딤돌 대출은 연 소득 6,000만 원 이하 무주택자라면 시가 5 억 원 이하의 주택을 살 때 최대 2억 원을 저금리로 빌려 주는 상품이다. 다만 디딤돌 대출을 받을 때 의무적으로 1달 이내에 전입신고를 하고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지연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틈새시장을 노려라

만약 부동산 투자자라면 일단 틈새시장을 노리는 방법이 있다. 서울에 재건축 추진 초기 단계의 아파트로서 조합 설립조차 이뤄지지 않은 곳들이 존재한다. 8·2 대책은 조합 설립인가 이후부터 적용 된다. 심형석 한국부동산자산관리연구원장의 이야기에 따르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등이 틈새시장에 속한다. 압구정동의 경우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해 현재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단지조차 없다. 목동은 이제 겨우 재건축 연한을 채운 곳이 대부분이다. 조합이 설립됐지만 사업 추진 속도가 느린 경우도 거래에 제한이 없다. 잠실의 주공5단지, 둔촌 주공아파트 등은 이로 인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다만 대책을 비껴간 곳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많은 수요가 모여들 수 있어 풍선효과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심형석 교수는 “특히 압구정은 주택시장의 대표 선호단지이므로 매매가격이 크게 조정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재건축사업의 핵심인 속도에는 문제가 있으니 당분간 조그마한 호재와 악재에 가격이 출렁일 수도 있다”며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투자의 정석, 절대 입지 찾기

마지막으로 어떠한 시장 상황과 정책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투자의 정석에 대해 알아보자. 월전쉽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부동산 가격은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 전체적으로 가격이 오를 때도 상승폭이 큰 곳이 있기 마련이다. 반면 하락기에도 가격이 내려가기는커녕 일부 부동산은 혼자 날개를 단 듯 가격이 치솟는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입지에 있다. 입지가 좋은 부동산은 경기 흐름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이에 부동산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말이 있다. 특히 부동산 침체기에 입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으면 결국 입지가 좋지 않은 곳부터 무너지고, 입지가 좋은 부동산들만 끝까지 살아남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입지란 맑은 공기와 탁 트인 전망이 아니다. 건물 자체도 큰 의미가 없다. 다소 낡은 건물도 입지만 좋으면 높은 수익을 안겨다 준다. 건물은 번듯한데 입지가 안 좋은 부동산과 건물은 낡았는데 입지가 좋은 부동산 중 승자는 대개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좋은 입지란 어떤 곳을 말하는 것일까? 입지는 교통, 학군, 환경 이 세 가지 요소로 결정된다. 이를 다 충족하기란 쉽지 않다. 교통이 좋으면 아무래도 소음이 있고, 녹지도 부족할 테니 말이다. 이 에 세 가지 요소를 다 갖춘 곳을 그는 절대 입지라고 부른다. 절대 입지는 보통 제일 먼저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부동산 시장이 하락할 때도 제일 늦게 가격이 떨어진다. 물론 절대 입지는 부동산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아파트 단지라면 그 어떤 요소보다 학군이 우선이다. 학군을 중심으로 교통과 환경이 좋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수익 성 빌딩은 뭐니 뭐니 해도 교통이 제일 중요하다.

교통이 좋은 대로변에 위치해야 함은 물론 주변에 업무 시설과 상권이 발달해 있어야 한다. 업무 시설과 상권은 일반적으로 교통이 좋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발달하므로 결국 수익성 빌딩은 교통 이 입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급 빌라촌은 어떨까? 아파트와 달리 고급 빌라촌은 오히려 대중 교통과 좀 떨어진 곳에 있어야 좋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담장 높이도 최소 3m 이상은 돼야 한다. 고급 빌라촌에서는 교통과 학군보다 쾌적하고 조용한 환경이 가장 으뜸인 셈이다. 그렇게 보면 전원주택도 환경이 제일 중요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요즘 전원주택도 대중교통이 좋지 않으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부동산으로 임대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더욱 입지에 신경 써야 해요. 특히 빌라의 경우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역시 교통이에요. 집이 아무리 넓고 좋아도 역에서 15분 이상 걸어야 한다면 아마 쳐다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 반면 집이 시세에 비해 좁아도 역 코앞에 있거나 큰길가에 위치했다면 바로 계약이 돼요. 하물며 빌라도 그런데, 상가는 오죽할까요? 아무리 임대 수익을 얻으려고 사들인 작은 상가라도 공실이 없어야 나중에 되팔 때 유리한 조건에 팔 수 있답니다.”

입지가 좋은 부동산일수록 찾는 사람이 많고,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오르며 환금성 또한 좋다는데 어느 전문가도 이견이 없다. 부동산 입지가 곧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므로 이것이야말로 그 어떤 침체기가 오거나 어마어마한 정책이 발목을 잡아도 끄떡없는 부동산 투자 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도움말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심형석 영산대학교 교수] [참고도서 <이기는 부동산 투자>(월전쉽 지음, 길벗 펴냄), <재개발 재건축 지금 사도 될까요?>(심형석, 박유현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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