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재벌가 오너들의 갑질 횡포, 정신과 전문의에게 듣는 심리분석
재벌가 오너들의 갑질 횡포, 정신과 전문의에게 듣는 심리분석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7.10.31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재벌가 상습적인 갑질 근절 대책들 “물의 빚은 기업 총수 정신과 치료 받아야”

재벌가의 ‘갑질’은 가혹한 교육이 나온 좌절과 열등감의 발로로, 물의를 빚은 기업 총수는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운전기사 관련 폭언이 이어져 재벌가의 이른바 ‘갑질’이 새삼 조명 받고 있다. 재벌가 갑질을 근절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에 대해 알아봤다. (2017년 8월호)


운전기사를 상대로 한 기업 총수들의 갑질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연례행사처럼 매년 발생하는 현실인 것이다. 기업 총수에 대한 보도가 철저히 관리 되고 있는 현실에서 드러나지 않는 예가 더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림그룹 창업주인 고 이재준 명예회장의 손자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운전을 제대로 못한다”며 운전기사를 폭언하고 폭행해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2015년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 부회장은 상식 밖의 수행 매뉴얼을 지키지 않으면 운전 중인 수행기사의 뒤통수에 대고 “이 쓰레기XX야” 등 폭언과 욕설을 하고, 어깨를 치거나 운전석 시트를 치는 등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가 3세인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은 지난 2014년 운전기사를 손가방으로 때려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수행기사에게 140장에 달하는 수행 매뉴얼을 주고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감봉조치는 물론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운전기사는 심지어 정강이를 발로 차이고 주먹으로 내리쳐 머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됐다.

몽고식품 김만식 전 명예회장도 2015년 운전기사 상습 폭언·폭행으로 사회문제가 됐다. 당시 김 명예회장으로부터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맞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운전기사는 폭로했다. 구둣발로 낭심을 걷어차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일주일간 집에서 쉰 적도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운전기사가 공개한 녹취 파일에는  “개자식아!”, “X발놈!”, “XXX 없는 XX… 문 올려라, 춥다” 등 김 명예회장의 인격모독적 발언이 담겼다. 김 명예회장은 명예회장직을 사퇴했으며 지난해 4월 벌금 700만 원으로 약식기소 됐다.

재벌가 갑질은 상습적이다
 

▲ 최철원 회장.

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은 전방위적으로, 운전기사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 M&M 사장은 본사 앞에서 시위 중이던 트럭 운전기사를 불러 야구방망이로 폭행하고 돈을 쥐어준 이른바 '맷값 폭행'을 일으켜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한 대당 100만원씩 20대를 때리고 2천만 원의 ‘맷값’을 건넨 최 씨는 징역 1년 6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6월 호식이 두마리치킨 오너인 최호식 전 회장이 자사 여직원을 성추행해 논란이 됐다. 당시 최 회장은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20대 여직원과 단둘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아 검찰에 조사를 받았다.

해당 여직원이 최 회장과 함께 호텔까지 갔다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택시를 타고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아 후속 수사를 진행 중인데 현재 프랜차이즈 사업들 지속하는데 큰 타격이 되고 있다.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50대 경비원을 폭행해 다치게 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서울 서대문구 MPK그룹 소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건물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건물 경비원인 황 씨가 모르고 문을 닫아걸어 정 회장의 발이 묶였다. 정 회장은 사과하려고 식당을 찾아온 황 씨를 손으로 황 씨의 목과 턱 사이를 두 차례 정도 때린 장면이 식당 CCTV에 찍혀 벌금 200만 원에 약식 기소됐다.

게다가 정 회장은 소위 ‘치즈통행세’로 불리는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매하면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업체를 끼워 넣는 방법으로 50억 원대 이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또 가맹점을 탈퇴한 업자들이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이들 점포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하는 등의 ‘보복 출점’을 감행한 혐의 등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지난 7월 6일 구속됐다.

가혹한 교육의 좌절로 인한 열등감이 근본원인

이 같은 기업 오너의 갑질은 왜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것일까?
우선 갑질의 바탕에는 오너 2~3세들의 특권의식이 깔려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들어가 보면 심한 열등감 때문이라는 것이 정신과 전문의의 분석이다. 갑질을 반복하는 기업 총수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재벌 오너들의 운전기사 폭행에 대한 짧은 심리분석’이라는 기고문에서 “가혹한 교육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반복되는 좌절은 그들의 내면에 열등감을 뿌리내리게 한다. 그들은 곧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본능에서 찾아낸다. 주변 사람들을 모욕해 열등감을 느끼게 하고, 자신은 상대적인 우월감을 얻는, 간단한 방법이다. 그래서 그들은 주변 사람을 모욕하기 시작한다. 누구도 이를 교정해 주지 않는다. 그런 정도의 일탈은 그들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은밀한 교육은 열등감의 뿌리를 더 깊게 하고, 그 아픔을 외면하기 위해 주변 사람을 모욕하는 일을 반복하게 만든다.”고 썼다.

창업자들의 2, 3세는 ‘제왕학’이라는 명분으로 어린 시절부터 해외에서 교육 받으며 남달리 자라 ‘황태자’라는 의식을 갖고 있어 직원들 위에 군림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많은데, 이것이 실은 열등감의 발로 때문이라는 것이다. 갑질로 처벌 받는 오너들에게는 필수적으로 정신과 치료도 받도록 해야 할 듯하다.

사람들과 경쟁하며 협동하며 기업을 일군 창업자들과 달리 이들의 2, 3세는 이질적인 성장과정을 통해 노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을, 임금으로 보상하는 고용주와 대등한 관계가 아닌 낮은 신분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주식회사를 사유물로, 직원을 노예로 취급하는 후진적 사고방식의 오너 2, 3세에게 기업인으로서의 사명감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바라는 것은 애초에 무리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2, 3세의 인격과 능력이 검증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을 세습 승계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영권 세습 규제하고 고용주 위법행위 처벌수위 높여야
 

▲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

고용주의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는 것도 기업 총수의 갑질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지금까지 오너의 폭언에 대한 처벌은 벌금 1500만 원이 최대였다. 벌금을 수백억 원으로 높이고 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면 갑질 할 기업 오너는 거의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너무 쉽게 기업인들을 사면·복권하고, 소비자들도 시간이 지나면 갑질 사태를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도 문제다.

기업 총수의 잘못된 판단과 언행을 규제해야 할 의사결정기구 이사회가 사실상 총수의 거수기 역할을 하다 보니 이사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등의 기업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 정부가 내년까지 다중대표소송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집중투표제를 의무화 하는 등 재벌의 무분별한 경영 전횡을 제도적으로 막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기업은 외부적인 규제에서가 아니더라도 자율적으로 인권경영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활동으로 인한 인권침해를 실질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관리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인권침해는 기업의 리스크로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권 코스리 미래사업본부장은 이투데이 기고문에서 “오너와 경영진이 인권경영의 의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기업활동에서 수반되거나 수반될 가능성이 있는 인권 침해 요소들을 점검해 예방조치하고 이미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사후 교정해야 하며, 인권침해 피해자에 대해서는 구제절차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성장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존엄성을 전제할 때만 가능하다. 글로벌 수준의 대기업들이 구체적인 매뉴얼을 갖추고 인권경영을 실천해 가는 이유다. 우리 기업들은 형식적인 조치를 뛰어넘어 인권경영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스스로 자초하는 반 재벌정서의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폐기해야

기업 총수의 갑질을 예방하는 거시적인 방법으로는 경제정책의 파라다임을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바꾸는 것이다. 한계를 맞이한 재벌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인적 자원이 중심이 되는 소상공인·중소기업 위주의 개별기업 성장 전략을 펼쳐 저성장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최근 논평에서 “최저임금은 헌법에 국가의 의무로 명시된 제도이지만 도입 취지와 목표가 무색할 정도로 머물러 있었다”면서 “그 이유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자신이 마땅히 지불해야 할 비용을 전가하고 노동자에게 정당한 몫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사업 성과의 이윤을 독점하려는 재벌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에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진짜 원인을 외면하여 문제를 은폐하고 지불능력이라는 현상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소수의 이익을 보전해 온 재벌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제재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4대 복합·혁신과제로 불평등 완화를 지목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을지로위원회’를 설치해 ‘갑질’ 행위에 대한 엄격한 단속과 예방에 힘쓰기로 한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정부는 자본시장 질서 확립 차원에서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키로 했으며, 분식회계·부실감사에 대한 형벌을 현행 5~7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해 제재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 호식이 두마리치킨 최호식 회장.


재벌 오너들의 운전기사 폭행에 대한 짧은 심리분석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원에서 돌아온 아들이 당신을 보고 이유 없이 화를 내며 거칠게 문을 닫고 들어간다. 하지만 당신은 아들의 성적에 영향을 줄까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아끼는 가방을 매고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다. 그런데 당신이 매고 온 가방이 정품이 아니라며 한 친구가 떠들어 댄다. 집에 돌아와 가방을 바닥에 내팽겨 친다. 기분이 조금 풀리는 듯하다.

한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과도한 학업 부담은 필연적으로 좌절을 수반한다. 가혹한 교육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반복되는 좌절은 그들의 내면에 열등감을 뿌리내리게 한다. 그들은 곧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본능에서 찾아낸다. 주변 사람들을 모욕해 열등감을 느끼게 하고, 자신은 상대적인 우월감을 얻는, 간단한 방법이다.

그래서 그들은 주변 사람을 모욕하기 시작한다. 누구도 이를 교정해 주지 않는다. 그런 정도의 일탈은 그들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벌가의 은밀한 교육은 열등감의 뿌리를 더 깊게 하고, 그 아픔을 외면하기 위해 주변 사람을 모욕하는 일을 반복하게 만든다. 그들에 대한 주변 사람의 작은 실수는, 그들의 열등감을 자극해 큰 아픔을 주기 때문에, 백장이 넘는 운전기사 매뉴얼을 정성껏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실수를 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그들은 상처받게 되며, 그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운전기사를 모욕한다. 더 이상 그들에게 운전기사는 한 명의 사람이 아니다. 그들의 자존감을 지탱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당신도 재벌가의 은밀한 교육을 할 수 있다. 그들은 기업을 경영하고, 당신은 가정을 경영한다는 것. 이것이 유일한 차이다.'
 

[Queen 백준상 기자] 사진 서울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