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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허브농원의 메카, 평창라벤다 팜
한국 허브농원의 메카, 평창라벤다 팜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7.10.27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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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필, 서명원 대표 부부 인터뷰
 

라벤더에 대한 사랑으로 그 큰 라벤더 농원을 만들어 가꾸어 가는 부부가 있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국내 유기농 허브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평창라벤다 손상필, 서명원 대표 부부를 만났다.

취재 백준상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는 알프스 농원이 있다?
진부IC에서 나와 차로 10여분 더 들어간 곳에서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사람이 가장 살기 좋다는 해발 700m 고지에 들어선 대규모 라벤더 밭과 스위스 풍의 건물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풍광이 가장 좋은 봄·여름철은 지났지만 넓게 펼쳐진 허브 밭과 조화를 이룬 집, 그리고 멀리 평창의 수려한 산세는 알프스에 와 있는 듯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오직 라벤더에 대한 사랑으로 일군 농원
㈜농업회사법인 평창라벤다는 전체 3만3천㎡가 넘는 부지에 라벤더 밭 외에 허브 온실가든, 블루베리 온실가든, 작업장, 교육장 등이 들어서 있다. 라벤더를 비롯해 카모마일 민트류 로즈마리 바질 오레가노 벨가못 타임 세이지 등 150종의 허브를 키우고 그 화초나 가공품을 판매한다.

직접 키운 허브로 식용 허브를 비롯해 유기농 허브차를 가공해 판매하며 허브비누, 향낭주머니, 숙면베개, 아로마오일 등 각종 생활용품, 플로럴 워터 등 허브화장품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서울에서 무역업을 하는 아들이 주말경 내려와 농원 관련 일을 돕는다. 유기농으로 생산하는 블루베리로도 쥬스, 잼 등을 만들어 팔고 있다. 직접 맛본 유기농 블루베리 쥬스는 매우 진했는데 그리 달지 않아 더욱 좋았다.

“허브는 약리작용이 다 다르지만 라벤더 류는 기분을 가라앉히는 진정작용이 있습니다. 소화에 좋고 뇌를 활성화시키는 기능도 있습니다. 용도에 따라 조리, 베개, 목욕재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요. 허브차 제조 레시피에는 저희만의 독특한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농원의 여주인인 서명원 씨(한국플로리스트협회 상임고문)는 화훼에 대한 책을 발간하고 화훼단체 이사장을 지낸 화훼 전문가로 농원에서 교육 담당을 맡고 있다. 여행사 학교 지자체 대학교 농가 등 여러 곳에서 찾아오는 탐방객들에게 허브와 블루베리에 대해 강의하고 체험을 지도하는 것이다.

평창라벤다는 정부에 의해 6차산업농장, 스타팜에 지정된 지 오래이며, 별도 교육장과 기자재를 갖추고 탐방객들에게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새로 지은 교육장에서는 허브로부터 아로마오일을 추출하는 독특한 모양의 포르투갈 수입 증류기가 눈길을 끌었다.

평창라벤다의 가장 대단한 점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유기농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아 무성한 풀을 뽑느라 바쁘다”고 손상필 대표와 서명원 고문 부부는 입을 모았다.

부부에 따르면 1년에 4~5번 풀 뽑기를 하는데 한 달에 들어가는 인건비만 해도 월 2천만 원이 넘는다. 유기농 허브를 가꾸는 데는 배전의 노력과 비용이 들지만 국내 유기농 제품 가격은 일반 제품에 비해 30%정도 밖에 높지 않아 농원에 대한 보상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

서 고문은 농원 한편에 있는 창고 문을 살짝 개방했다. 영양제나 농약 대신 사용하기 위해 서 고문이 직접 만든 유기농 천연자재들이 그득했다. 서 고문은 허브 모종을 직접 기르기 때문에 허브 씨 뿌리기와 꺾꽂이, 분주 등으로 바쁘며 새로운 실험도 마다 않는다. 이런 노력으로 영하 30도에 견디는 라벤다를 만들어 내어 한국에 라벤더를 정착시켰다.

 

어려워도 유기농 허브 농사 이어가
“처음에는 라벤더의 보랏빛이 좋았고, 색상과 향기 모두에 반했어요. 당시 선진국 농원들에는 우리의 유채꽃밭처럼 라벤더 밭이 있었는데, 국내에는 라벤더가 뭔지도 모를 때였죠. 프랑스 영국 미국 일본 호주 등 라벤더가 있는 곳은 전부 찾아다녔어요. 거기서 허브 재배와 가공에 관한 교육도 받았고요.”

서울 토박이에다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던 부부는 외국에서 본 라벤더에 반해 지난 1998년 지금의 평창 진부면에 땅을 사서 농원을 시작했다. 꽃을 좋아하여 수십 년을 관련 일에 종사하고 국내 처음으로 대학에서 허브학 강좌를 개설했던 서 고문으로서는 강의 내용을 현실에 접목하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은퇴한 남편 손상필 대표가 힘을 보탰다.

하지만 농토로 사용해보지 않았던 생땅이라 시행착오가 있었고 가꾸는데 많은 노력이 들었다. 동네 사람들도 처음에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고개를 내저었지만, 부부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금은 그들에게 농원의 일자리를 주며 함께 융화하고 있다.

“성공이요? 지금까지 투자만 했지 어디 내세울 만한 매출도 없는 걸요. 국내 허브 도입 초창기에 라벤더를 도입하여 한국에 라벤더를 정착시켰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미완성이죠.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손상필 대표는 숨겨진 정원과도 같은 이 농원을 허브관광농원으로 해나가기 위한 준비들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몇 사람만 알고 조용히 쉬었다 가는 명소로만 그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장소이니 당연한 일이다. 곧 도착할 탐방객들을 위해 정성껏 교육 준비를 하는 두 부부의 삶이 멋지게 느껴졌다.

[Queen 백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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