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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꿀 TIP ⑥-아이가 화상 입었을 때, 응급 처방법은?
육아 꿀 TIP ⑥-아이가 화상 입었을 때, 응급 처방법은?
  • 송혜란
  • 승인 2017.11.2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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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맘을 위해 준비했다
 

초보 맘은 늘 분주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 밥부터 먹인 후 밀린 빨래에 청소, 그리고 아이 목욕시키기까지. 워킹맘도 마찬가지지만 전업주부 역시 몸이 둘이라도 모자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잠시 한눈 판 사이 뜨거운 커피포트나 전기밥솥에 손을 덴 아이가 지붕이 꺼지도록 엉엉 울어댄다. 가끔 목욕물 때문에 아이 엉덩이가 벌게질 때면 혹시 화상을 입은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앞서는데…. 어여쁜 아이의 얼굴이나 손에 흉터라도 생기는 것은 아닐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나 준비된 부모라면 급박한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아이를 지킬 수 있다. 사랑하는 자녀의 안전 지킴서가 되어줄 응급 처방법.

안녕하세요? 이제 막 8개월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초보 맘입니다. 어느 날 낮에는 제법 잘 먹고 잘 놀던 아기가 저녁에 목욕시킬 때쯤 되니 유독 보채더라고요. 평소처럼 샤워기의 물을 적당한 온도로 맞췄는데요. 자꾸 칭얼대는 아이를 계속 달래기 버거워 얼른 목욕을 끝내고 수건으로 닦으려는 순간, 글쎄 아기 엉덩이가 벌게져 있는 거지 뭡니까! 오늘따라 물이 아이에게 꽤 뜨거웠던 모양입니다. 물집이나 다른 이상은 없는데 바로 병원에 가야 할까요? 일단 얼음물로 다시 씻기거나 화상 연고라도 발라주는 등 집에서 아이의 빨간 홍반을 잠재울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아이에게 응급상황은 언제나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다. 조금 전만 해도 잘 웃으며 놀던 아이의 몸에 갑자기 화상 기가 보이면 당혹스러운 것은 여느 부모나 매한가지다. 이때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는 엄마, 아빠가 미리 응급상황별 대처법을 숙지해두면 아이를 재빨리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

화상 발생 즉시 병원 찾으세요

일단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는 아이의 몸에 화상이 생기면 손상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얼굴이나 손, 발, 회음부 화상이거나 물집이 생긴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골든타임은 24시간. 설사 물집이 없더라도 화상에 의한 조직손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행되므로 하루가 가기 전에 병원에 들러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다. 처음엔 빨갛게 홍반만 있는 1도 화상으로 보여도 시간이 흐르면서 물집이 잡히는 2도 화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에서 치료하다가 아이의 화상 부위가 곪아 덧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를 목욕시킬 때는 온도를 측정해 반드시 40도 이하의 물을 이용하세요. 어른 손등으로 만졌을 때 따뜻한 정도여야 합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온수기 물 온도가 최고 50도가 넘지 않도록 점검할 필요도 있어요. 또한, 데워진 수도꼭지에 닿거나 조절되지 않은 뜨거운 물이 갑자기 나와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수도꼭지나 샤워기에서 직접 나오는 물로 아이를 씻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외에도 뜨거운 물체는 일체 아이의 손이 절대 닿지 않는 곳에 놓아야 한다는 류정민 교수. 모든 사고는 항상 엄마가 잠시 부엌에, 혹은 전화를 받으러 갔다 온 찰나에 발생한다. 더욱이 아이들은 늘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으로 당혹케 하지 않는가. 라면이나 뜨거운 물과 국, 이유식, 수프, 커피포트, 전기밥솥 등도 겁 없이 손을 갖다 대는 게 또 아이다. 특히 엄마들이 자주 사용하는 커피포트나 전기밥솥 등 뜨거운 증기가 배출되는 제품은 더 위험하다. 아이가 소리를 듣고 기어가 호기심에 배출 부위를 만져 심한 손상을 입은 후 응급의료센터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릴수록 뜨거운 온도 감각에 의한 반사 신경 발달이 미숙해요. 이때 아이가 뜨거운데도 잽싸게 손을 떼지 못한 채 울어버리곤 하니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합시다.”

화상 시 ‘얼음물’, ‘연고’ 등 사용 금지

여기서 잠깐, 아이가 화상을 입었을 때 꼭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대개 부모들은 아이에게 화상이 생기면 초기 대처를 한답시고 얼음물을 사용하거나 연고 등을 바르기 쉽다. 그러나 얼음물은 아이의 혈관을 수축시켜 오히려 순환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류 교수는 경고했다. 소아의 경우 체중에 비해 체표면적이 커서 심하면 저체온 증에 빠질 수 있단다. 만약 손상 부위의 온도를 낮추고 싶다면 10~25도 정도 하는 수돗물로 20분 이상 또는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적셔주면 된다. 혹시 옷 위에 뜨거운 물이 흘렀다면 옷을 벗기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물집 등이 옷과 함께 벗겨질 수 있으므로 옷 위에 수돗물을 그대로 흘려주도록 한다. 또, 깨끗한 거즈나 손수건 등에 수돗물을 묻혀 상처 부위를 살짝 덮은 뒤 병원으로 데려가는 게 상책이다.

이 같은 깨끗한 거즈나 수건 외 부착제를 붙이거나 연고를 바르는 것도 의료진의 초기 진단에 방해가 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어떠한 드레싱을 적용할지, 어떤 연고를 바를지 등 결정은 모두 의사에게 맡겨주길 바란다고 그는 덧붙였다.

“요즘도 화상을 입었을 때 알코올이나 간장, 된장, 밀가루, 콩가루 등 별의별 것을 다 바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런 조처는 치료에 방해가 되는 것은 물론 염증을 일으킬 위험도 있으니 절대 삼가야 합니다.”

<자녀 안전 지킴이의 응급상황별 대처법>
초보 맘이 묻고, 류정민 교수가 답한다

Q 집에서 엄마, 아빠가 아이의 화상 정도를 구분할 수 있나요?
A
네,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우선 1도 화상은 햇볕에 덴 것 같이 전체적으로 벌겋게 된 상태로 흉터가 남지 않고 4~5일 이내에 좋아집니다. 2도 화상은 두 단계로 나뉘는데요. 얕은 2도 화상은 1도 화상에서 물집이 잡힌 형태로,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7~10일 이내에 회복됩니다. 깊은 2도 화상은 색이 희고 창백하며 통증이 적은 것이 특징으로 심각한 흉터를 남기지요. 3도 화상은 창백하며 가죽같이 딱딱하고 출혈과 통증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4도 화상은 피부 아래 근육과 신경 등 기타 조직까지 파괴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Q 아이가 화상을 입으면서 물집이 생겼는데요. 집에서 터뜨려도 될까요?
A
아니오. 화상으로 생긴 물집을 임의로 터뜨리면 2차 세균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 상태 그대로 병원을 찾으세요. 물질을 터뜨릴지 말지에 대한 치료 판단은 전문 의료진에게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Q 아이가 화상을 입은 후 흉터가 남을까 봐 너무 걱정돼요. 화상 흉터를 최소화할 방법이 있나요?
A
네, 1차적으로 상처 치유가 끝나는 2~3주까지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것이 색소침착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면 새살이 돋아나면서 모세혈관 분포가 증가해 상처 부위에 붉은 기가 형성될 때 직사광선을 쏘이면 붉은 상처에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어요. 이에 아이의 화상 부위는 상처가 아문 뒤라도 햇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주거나 상처 부위를 가리는 옷을 입히는 게 도움이 됩니다.

Q 이제 곧 추운 겨울이 오는데요. 아이를 온수 매트에서 재워도 괜찮을까요?
A
아니요. 특히 잘 뒤집지 못해 바닥이 뜨거워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생후 6개월 이하 아기들은 온수매트나 전기장판 등에서 절대로 재우면 안 됩니다. 37도 이상 온도에서 등이나 엉덩이처럼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는 부위가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장시간에 걸쳐 조직이 매우 깊은 부위까지 손상되는 심각한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어요. 혹시 이미 아이의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움이나 따끔거리는 통증을 호소한다면 저온화상일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즉각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하세요.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도움말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 [참고 도서 <육아 상담소 응급>(류정민 지음, 물주는 아이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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