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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신동 피아니스트 임동혁 2년간 방황 마치고 ‘젊은 거장’으로 돌아오다
세계적 신동 피아니스트 임동혁 2년간 방황 마치고 ‘젊은 거장’으로 돌아오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2.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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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행복을 주는 것이 피아노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Pianist, LIM DONG HYEK

2년간 놀 만큼 놀았지만 늘 벼랑 끝에 선 기분
한국이 낳은 세계적 신동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지난 2003년 6월, 세계 최고 권위의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했으나 심사 결과에 대한 불만을 콩쿠르 사무국에 표시하고 수상을 거부했다. 2001년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우승자이자 세계 최대 음반레이블인 EMI 소속으로 활동 중이었던 그의 수상 거부는 ‘실력’ 이외에 ‘정치력’이 작용한다고 평가되는 국제 콩쿠르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으로, 세계 음악계의 ‘빅 스캔들’이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된 것이…. 지난해 여름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 기대가 컸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4위에 그친 탓인지, 그는 콩쿠르가 끝나자마자 “한국 연주자 수준은 일류인데도 이를 낮게 평가하는 러시아 심사위원들은 삼류”라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 후 그는 인생에 변화를 주고 싶어 머리를 파란색과 회색으로 염색을 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아티스트의 이런 모습을 두고 정형화된 이미지를 추구하던 일부 클래식 팬은 한순간 술렁거릴 수밖에 없었다. “언론에 비친 제 모습은 왜곡된 점이 많아요. 그때는 어떻게 보면 기자들의 유도심문에 넘어가 그렇게 말한 것 같기도 하고요. 직선적이고 좋고 싫음이 분명한 성격 때문에 까칠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지만 원래는 쾌활하고 사교적인 성격이에요. 머리를 염색했던 것은 반항이 아니었어요.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면 머리 모양에 변화를 주는 편이거든요. 도망치고 싶은 기분을 전환하려고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던 것뿐이에요.”기자와 인터뷰가 있던 날, 그는 그간의 이미지를 뒤로하고 차분한 검은색의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여지없이 또 솔직 화법을 토해낸다. “염색한 머리가 잘려나가고, 두피가 상한 것 같아 더 이상 염색을 안 한 것뿐”이라고.독일 하노버 음대를 거쳐 지난해부터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엠마누엘 엑스를 사사하고 있는 그는 지난 2년간 사람들 모르게 자신만의 긴 슬럼프를 겪었다. 그것은 긴 늪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예전에는 실력이 전부라고 믿고 하루에도 열 시간 이상 피아노만 쳤어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회의가 들더라고요. 2년간 정말 놀 만큼 놀았어요.”미니홈피, 유튜브, 연애 등 스물셋 청년은 또래 젊은이와 다를 바 없는 관심사를 갖고 있다. 그렇다 보니 때로는 술, 담배를 할 수도 있을 테고, 클래식 아티스트라는 위치를 넘어서 머리도 자유자재로 염색을 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치 벼랑 끝에 선 자신의 모습을 본 양, 살아야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피아니스트로서의 커리어라는 것이 쌓기도 정말 힘들지만 잃기도 어려운 것이거든요. 2006년과 2007년에 남모르게 슬럼프를 겪으면서 스스로에게, 피아노에게 떳떳하지 못해 마음이 많이 힘들었어요. 사실 친구들과 뛰어놀고 MT를 가고…, 보통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시절을 보내지 못했어요. 하루에 열두 시간씩 연습에 매달렸고, 친구 집에 놀러 간다던가 했던 기억은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인지 그 시간 동안 친구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린 시절에 못 해봤다는 이유로 이제야 비비탄 총도 가지고 놀고, 아, 운전면허를 딴 후 차를 사서 속도제한이 없는 아우토반도 맘껏 질주해봤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막상 밤에 침대에 누우면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다리를 뻗고 잘 수가 없었어요. 저에게 진정 행복을 주는 것이 피아노라는 걸 깨닫게 되었지요.”

 

Play the piano well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해 클래식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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