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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일 기자의 기차 타고 돌아본 인도 & 인도인
최병일 기자의 기차 타고 돌아본 인도 & 인도인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3.12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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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이 남아있는 공존의 땅 인도”
 
생이 긴 여행이라면 인도로 떠나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 인도는 수없이 많은 것들이 공존한다. 가난과 부요함, 현대와 고대의 문명, 지극히 정신적인 것과 가장 물질적인 욕망이 뒤섞여있다. 그 다채로운 세계에는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이 등 푸른 생선처럼 펄떡거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도를 찾고 또 그 매력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도에 도착하여 흙냄새가 후드득 콧속으로 파고드는 순간 낭만의 날개보다 현실의 퍽퍽함이 피부로 와닿는다.
 
 
소수의 종교로 쇠락한 불교의 슬픈 그림자
마치 곡예를 하듯 거리를 재빠르게 파고드는 승합차를 타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인도 최초의 정원식 무덤이라는 후마윤의 묘지이다. 무굴제국의 두 번째 황제였던 후마윤의 묘는 그의 첫 번째 아내인 하지 베굼이 만들었다. 죽어서 더 화려해지는 것도 있다. 권력자의 무덤이 그러한가보다. 정교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그의 무덤에는 검은 그림자와 흰색 여운이 길게 드리워있다. 이곳저곳을 돌며 웅장한 건축물의 묘미를 즐기고 있는데, 한 노파가 대리석 관으로 인도한다. 가묘인 이 관 지하에 후마윤의 진짜 묘지가 있단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듯 손을 내민다. “텐 루피” 주름진 그의 손에 10루피를 쥐어주었다. 인도는 그렇게 슬픈 가난의 모습으로 다가왔다.이번 인도여행은 부처님의 삶과 죽음의 자취를 찾아가는 것이다. 선지자는 늘 고향에서 박해받는 법인가보다. 예수가 그의 나라 사람들에게 목숨을 잃었듯이 부처는 그의 고국에서 잊혀져갔다. 불과 국민의 0.6% 사람들만이 믿는 극소수의 종교로 전락해버린 인도 불교는 오히려 이웃나라인 태국이나 미얀마, 라오스를 거쳐 중국, 한국, 일본에서 더 존중받는 종교가 되었다. 오히려 인도는 힌두교의 나라다. 인도 인구의 82%가 믿는 절대 다수의 종교. 인도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브라흐마(창조의 신)와 비쉬누(법의 화신) 그리고 쉬바(파괴의 신)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작은 골목 어귀에서도, 상점 아래 귀퉁이에도, 교차로의 중앙에도 성전이 있고, 신들의 아이콘이 새겨져 있다. 그 광채에 눌려 변방의 종교로 쇠락한 불교의 흔적을 찾는 것은 사실 고행이기도 하다.델리에서 대열반열차를 탔다. 열차는 보드가야로 향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장소로 가는 것이다. 부처님은 보드가야의 보리수나무에서 생과 사의 이치를 깨달았다. 물론 현재의 보리수나무는 당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던 그 보리수는 아니다. 아마도 그 후손쯤 되는 나무이리라. 그곳에는 전륜성왕으로 불리는 아쇼카 대왕이 세운 마하보디 사원이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부처의 흔적보다 속된 욕심이 앞서, 떨구어진 보리수 잎사귀를 줍고 싶은 마음에 이리저리 바닥을 훑고 다니는데, 투명한 눈빛의 스님이 딱하다는 듯 보리수를 조용히 건네준다. 부끄러운 마음에 눈을 돌리니 각국에서 온 수행자들이 보리수나무 근처에서 정좌하고 앉아서 부처님의 그윽한 체취라도 느끼고 싶은지 연신 오체투지로 자신의 몸을 낮춘다.
 
 
소수의 종교로 쇠락한 불교의 슬픈 그림자
마치 곡예를 하듯 거리를 재빠르게 파고드는 승합차를 타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인도 최초의 정원식 무덤이라는 후마윤의 묘지이다. 무굴제국의 두 번째 황제였던 후마윤의 묘는 그의 첫 번째 아내인 하지 베굼이 만들었다. 죽어서 더 화려해지는 것도 있다. 권력자의 무덤이 그러한가보다. 정교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그의 무덤에는 검은 그림자와 흰색 여운이 길게 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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