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1:40 (목)
 실시간뉴스
28년 무대 인생 가수 이용이 쓰는 연예세상 ⑧
28년 무대 인생 가수 이용이 쓰는 연예세상 ⑧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3.13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봉서, 서영춘 선배에게 호되게 야단맞은 일은 인생의 약”
 
얼마 전에 요즘 고정으로 출연하는 KBS ‘아침마당’에서 ‘천당과 지옥’이란 주제로 토크쇼를 가졌습니다. 저는 가수생활 28년 동안 전성기 4년을 보낸 후 스캔들 내고 미국 가서 생활했던 지옥과 같았던 4년, 그리고 아버님 임종으로 귀국해서 가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업한 것도 아닌 그야말로 밤무대 활동만 해야 했던 시절 15년을 보내야 했죠. 그리고 마침내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을 듣는 요즘 몇 년. 이런 식의 널뛰는 인생이 피곤해 제 아이들한테는 “인생의 오르막에서 자만하지 말며 내리막에서 좌절하지 말라”고 가르친다는 내용의 말을 토크쇼에서 했습니다. 화려한 시기를 회고하는 것은 자만심을 기르기 위함이 아니라 이런 경력의 소유자임을 스스로 잊지 말고 긍지를 갖고 자학하지 말자는 뜻이고, 암흑기 고생 4년 시기를 자주 회상하는 것은 지금도 잘나가는 듯하지만 연예인 인기는 사상누각 같은 것이어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고생할 수 있으니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고 열정을 늦추지 말자는 채찍질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화려했던 시기에 대해 얘기할 테니 너무 잘난 척한다고 나무라지만은 마시고 즐겁게 봐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서영춘의 따귀, 구봉서의 정강이로 스타의식 사라져
“너 왜 늦었냐?”, “헬기가 공항에 내려서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오늘 연습을 잊었냐?”, “그건 아니지만 어젯밤에 공연이 너무 늦어서 자고 왔습니다”라고 말을 마치는 순간 왼쪽 뺨이 번쩍! 하면서 제 안경이 날아갔습니다. 서영춘 선배님이 따귀를 때리신 거죠. 멀리 떨어진 안경을 주우러 허리를 구부리는 순간 구봉서 선배님이 정강이 부분을 발로 차시면서 하는 말씀이 “네가 바쁜 건 알지만 이렇게 대선배들이 널 이틀씩이나 기다려야겠냐, 그리고 이렇게 늦게 온 네가 이번 특집방송 작품을 이해나 하겠냐?” 하면서 그야말로 정말 죽일 것(?) 같은 기세셨습니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정말 할 말이 없어서 쥐구멍만 찾고 있는데, 저쪽 자리에 힐끗 이규혁 선배님이 보이는 것입니다. 휘문고 4년 선배이고 평소에 따듯하게 대해주신 이규혁 선배에게 도움 요청의 눈길을 보냈더니, “야! 너 이리 와봐. 엎드려 뻗쳐!” 하시더니 대기실이 떠나갈 것처럼 큰소리로 막 야단을 치는 것입니다.
 
‘정말 군대에서도 이렇게 심한 기합 안 받았는데' 하면서 눈물을 꾹 참고 견디며 이규혁 선배의 쩌렁쩌렁한 훈계를 듣고 겨우 녹화에 들어갔습니다.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웃으면 복이 와요' 5백회 특집 ‘이용을 잡아라'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내용인즉, 연예프로덕션에서 당대 최고 가수 이용을 잡으면 한밑천 잡는다 해서 이용을 전속시키는 작전을 코믹하게 다룬 내용의 코미디입니다. 저는 프로그램 내내 계속 나오긴 하지만 연기연습을 안 해도 될 만큼 대사량도 별로 많지 않고, 그냥 스타로서 점잖게 웃어주기만 하면 되는 역할이었습니다.
콩 튀듯 바쁜 제 스케줄을 감안한 작가의 배려였던 것 같습니다. 결국 4∼5시간의 녹화가 무사히 끝나고 한무 선배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구봉서 선배님, 서영춘 선배님께 데리고 가서는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분들께 그때의 죄송함을 용서받고 싶을 정도인데 그때야 오죽했겠어요. 두 분 앞에 무릎 꿇고 용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