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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서진, 품위 있는 그녀
배우 유서진, 품위 있는 그녀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7.12.2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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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화보
▲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이번 유서진과의 작업을 단어 하나로 정의한다면 바로 ‘프로’였다. 촬영 진행 전부터 의상과 콘셉트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 왔고, 촬영에 들어가니 포즈 하나, 눈빛 하나를 세심하게 체크했다. 20년 차 연기자의 내공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그녀가 어떤 자세로 20년, 그 긴 시간 동안 연기에 임해 왔을지 눈앞에 그려졌다. 유서진이 지금 서 있는 자리는 그렇게 견고하게 쌓아져 왔다.

스타일링 안수명 실장│헤어&메이크업 재선 원장, 해민 실장(이경민 포레)


Q. 품위 있는 그녀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요즘 많이 바쁘시죠?

데뷔 이후에 드라마 말고 다른 프로에 출현한 적이 없었어요. 오로지 드라마만 했었는데, 요즘엔 예능이나 화보, 인터뷰 같은 다른 매체 활동이 많아졌죠. 드라마 인기가 워낙 많았던 덕분이죠. 저를 찾아 주시는 곳이 많아서 감사할 뿐이에요.

Q. 품위 있는 그녀의 배우들과는 사적으로도 계속 만남을 이어오고 계세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나 봐요.
 
드라마 덕분에 친한 친구 사이가 됐어요. 저희끼리 모이는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서 매일 수다를 떨어요. 가끔은 실제로 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죠. 매일 단톡방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다를 떨다 보니까 드라마 할 때처럼 자주 보지는 못해도 매일 만나는 기분이에요.

Q. 데뷔 이후 처음으로 쇼트커트를 감행하셨어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무척 잘 어울리세요.

워낙 쇼트커트를 좋아해서 평소에 즐겨 했었어요. 드라마에서 시도한 적이 없어서 많은 분들이 변신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콘셉트 회의를 해요. 이번 드라마는 워낙에 여자 배우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조금 더 차별화된 스타일로 가자고 의견이 모아져서 쇼트커트를 하게 됐어요. 많은 분들이 칭찬을 해 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제가 그때 사실 출산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헤어 상태가 엉망이었거든요. 힘든 결정이었다기보단 오히려 홀가분하고 반가운 기분이었어요.

▲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Q. 품위 있는 그녀 속 스타일이 굉장히 화제가 되셨어요.

작품이 들어오면 여자 연예인들은 의상이나 헤어 같은 콘셉트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해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칭찬을 많이 들었던 이유가 옷이 예뻐서라기보단 그 역할과 상황이랑 너무 잘 맞아서 그런 것 같아요. 차기옥 역할과 잘 맞아서 좋게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아요. 정말 차기옥 같아 보였다고 하실 때마다 기분 좋죠.

Q. 남편분과는 십년지기 친구셨다고요.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터닝 포인트가 궁금합니다.

10년 동안 보아 온 사이이긴 했는데 그렇게 막 절친한 사이는 아니었어요. 같은 모임에서 가끔 만나면 인사 정도 하는 서먹서먹한 사이를 유지해 왔어요. 단둘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볼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둘이 따로 만나서 술을 한잔하게 됐는데, 막상 대화를 나눠 보니까 내가 그동안 알던 사람이 만나 싶게 새로운 모습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10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새로운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게 됐죠.

Q. 올해로 결혼 3년 차에 접어드셨어요. 일과 육아를 함께 병행하기 힘들지 않으셨나요?

저뿐만 아니라 일과 육아를 함께하는 엄마들이 모두 다 힘드실 거예요. 힘들긴 한데 어떻게 보면 일을 하러 나가 있는 그 순간이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거든요. (웃음) 어떨 땐 육아가 너무 힘드니까 일을 하러 나가는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만큼 육아가 많이 힘들어요. 그래도 아이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예쁘고 소중해서 그 힘듦을 또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24개월이 되었어요. 한참 재롱떨고 애교 부릴 때라 너무 예뻐요.

Q. 작품 속에서는 주로 전문직이나 품위 있는 사모님 역할을 맡으셨어요. 실제 성격은 어떠신가요?

작품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일할 때 꼼꼼하게 따지고 챙기는 부분은 작품 속 이미지와 비슷할지는 몰라도, 의상이나 헤어 같은 부분은 평소에 잘 챙기지 못하는 편이에요. 무조건 바지와 운동화, 단화를 선호하고 메이크업도 선크림만 바르는 정도예요. 실제 성격은 굉장히 털털한 편이죠. 그래서 드라마를 할 때 저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 보는 기분이라 너무 재미있어요.

▲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Q. 20년 차 베테랑 연기자세요. 유서진 씨께 연기란 어떤 존재인가요?

그냥 한 몸이 되어 버렸어요. 저에게서 연기를 떼면 논할 수가 없는 그런 존재죠. 그냥 제 자신이 연기 같아요. 연기자가 직업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나 자체, 그래요.

Q. 그동안 많은 작품에 출연해 오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이 있다면?

드라마는 아무래도 흥행성과 화제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중들이 저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기억해 주시는 게 ‘시크릿 가든’인 거 같아요. ‘온에어’나 ‘품위 있는 그녀’도 그렇고요. 연기자의 입장에서 그런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다는 건 굉장히 큰 영광이에요. 근데 제 입장에서 봤을 때 정말 그 캐릭터가 나인 것처럼 살았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재벌 집 딸인 김준희라는 역할이었는데, 그땐 정말 준희로 살았어요. 그래서 제 연기 인생을 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이에요.

Q. 반대로 아쉬움이 남았던 역할은 없으셨어요?

아무래도 연기력이 많이 부족했던 초창기 시절 작품들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일일이 거론할 순 없지만 20대 때 했던 작품들은 지금 봐도 너무 부끄러워요. 30대가 넘어가면서부터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붙어 갔던 것 같아요.

Q.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은요?
 
예전에는 ‘이런 역할 해 보고 싶어요’ 하는 게 뚜렷하게 있었는데, 지금은 딱 꼬집어서 이런 역할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다양한 배역을 맡아 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제가 맡아 온 역할들은 정형화되고 갇혀 있는 느낌이 있거든요.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연기를 보여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Q. 대중에게 유서진이란 배우가 어떤 존재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유서진 하면 어떤 작품이든 간에 ‘그 사람이면 다 어울리지’ 하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연기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요. ‘이번에 유서진이 어떤 드라마에 이런 역할로 나온대’ 했을 때 ‘오 유서진이면 괜찮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처럼 스타일로 화제가 되는 것도 여배우로서 굉장히 신나는 일이에요. 물론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 결과적으로 연기에 대해서 신뢰가 가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Q. 롤 모델이 있으신가요?

전미선 선배님이요. 아시다시피 어떤 역할을 맡아도 어디 하나 어색해 보이지 않잖아요. 재벌가 며느리도 했었고 아낙네도 했었고, 미혼모도 하시고 무당 같은 역할도 해 보고…,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하셨거든요. 근데 어느 것 하나 어색하거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잖아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올해 연말 계획에 대해 알려 주세요.

저는 항상 겨울에 드라마 촬영을 많이 했어요. 작년에도 ‘품위 있는 그녀’가 10월부터 2월까지 촬영을 했던 작품이라 연말 대부분을 촬영장에서 보내야 했어요. 올해는 아직까지 특별한 작품 계획이 없어서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게 있으세요?
 
연기자니까 연기로 인정받는 상 하나는 꼭 한 번쯤 받아 보고 싶어요. 신인상 받아 보고 싶다는 얘기를 참 많이 했었는데, 이제 신인상은 틀린 것 같고.(웃음) 제 연기 인생을 통틀어서 언젠간 한 번쯤은 대중 분들이 ‘연기 참 잘했다’고 인정해 주는 상을 받아 보고 싶어요. 그런 날이 한 번쯤은 있었으면 하는 게 꿈이에요.

[Queen 유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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