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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으로 만든 흰 눈 같이 포근한 두부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으로 만든 흰 눈 같이 포근한 두부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8.01.05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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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특집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예부터 채식만을 하는 승려들이 가장 의존했던 식품이 두부의 원료인 콩이었는데 두부에는 콩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리하여 두부는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릴 만큼 영양학적인 면에서 아주 우수한 식품이다. 눈처럼 포근히 입 안을 가득 감싸주는 따뜻한 두부 이야기.

역사 속 두부의 흔적

두부가 처음 이 세상에 나타난 것은 기원전 1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나라의 유안이라는 회남 지방의 왕이 살아생전 신선이 되고자 선식으로 발명한 것이 두부의 탄생 일화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 두부가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고려 말기의 성리학자 이색의 <목은집(牧隱集)>에 실린 <대사구두부내향(大舍求豆腐來餉)>이라는 시다. “나물죽도 오래 먹으니 맛을 못 느끼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네. 이 없는 이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다…(중략)” 라는 시조의 내용은 두부가 고려 말기에 이미 우리나라에 존재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언제 처음 전해졌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무래도 중국 원나라와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고려 말기에 전해진 것이라는 학설이 가장 유력하다. 
조선시대에는 두부 만드는 기술이 더욱 발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세종실록>에 보면 명나라의 황제가 조선에서 온 여인이 만든 음식은 모두 맛있지만 특히 그중에서도 두부를 잘 만든다고 칭찬했으며 찬모 열 명을 뽑아 두부 만드는 솜씨를 익히게 한 다음 사신 오는 편에 함께 보내달라고까지 말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두부의 발생지인 중국에서조차 배우고자 할 만큼 그 맛이 아주 뛰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허균의 <도문대작>에서는 “서울 창의문 밖 사람이 두부를 잘 만들며 연하고 매끄러운 맛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적혀 있기도 하다. 그 밖에도 <도문대작>, <주방문> 등의 많은 문헌에 두부에 관한 기록과 요리법이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다.

콩과 물, 간수로만 만드는 두부

백과사전에 보면 두부는 콩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추출하여 무기염류로 응고시킨 식품이라 정의되어 있다. 정의대로 두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콩과 물, 그리고 무기염류인 간수뿐으로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다. 그러나 재료에 비해 만드는 과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웬만한 정성으로는 만들지 못하는 식품이 두부이기도 하다.
하룻밤이나 최소 7~8시간 정도 물에 불려 놓은 콩이 두부의 주재료이다. 이렇게 불린 콩에 물을 조금씩 부어 가면서 분쇄기에 갈아주는데 분쇄기가 없던 옛날에는 맷돌에 직접 갈아야 했다. 간 콩을 무명 자루에 넣어 꼭 짜 물과 찌꺼기로 분리한다. 이때 무명 자루에 남은 찌꺼기가 비지이다. 비지는 따로 모아 찌개를 끓여 먹으면 그 맛 또한 일품이다. 비지를 제외한 콩물을 솥에 담아 70~80도의 은근한 불에서 천천히 저어가면서 끓인다. 어느 정도 끓이다가 응고제인 간수를 넣어준다. 간수는 바닷물에서 소금을 얻은 후 남은 액체를 뜻하며 염화마그네슘이 주성분이다. 간수를 넣으면 서로 엉기기 시작하면서 응어리가 지게 된다. 두부 틀이나 채반에 무명 자루를 깔고 부운 뒤 도마나 돌 같이 무거운 것을 올려놓아 굳힌다.
이때 굳히기 전의 두부가 부드러운 맛으로 각광받는 순두부이다. 물을 완전히 빼지 않고 어느 정도 남겨둔 채로 주머니에 넣어 굳힌 것은 연두부다. 완전히 굳힌 것이 우리가 흔히 보는 단단한 두부다. 두부가 응고될 때는 콩물에 들어 있던 식물성 지방도 함께 응고되는데 이것이 단백질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막 역할을 해 콩에 들어있던 단백질이 거의 그대로 두부에 남는다. 두부는 콩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93% 이상, 탄수화물은 85% 이상, 지방의 95% 이상을 그대로 함유하는데 콩보다 부드러워 소화율은 훨씬 뛰어나다. 

겨울철 면역력을 높여주는 식품, 두부

겨울철에는 급격한 온도변화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실내 환기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겨울철 건강관리의 관건인데, 이 때 두부를 섭취하면 좋다. 동의보감에 보면 ‘두부는 기운을 북돋우고 비위를 고르게 하며 열을 내리고 독을 제거한다’ 고 기록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두부가 인체의 독을 제거하고 열을 내려주어 몸의 밸런스를 맞춰 면역력을 향상시켜 준다고 보고 있다. 추운 겨울날 뜨끈한 두부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인 면에서도 그만이다.
두부는 혈관 건강에 특히 좋은 식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두부에 함유되어 있는 리놀렌산과 레시틴이라는 성분은 혈관 속에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을 녹여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의 혈관질환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한 의사는 하루에 두부 한 모를 섭취하는 것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권장하기도 했다. 두부는 여성이 섭취하면 더욱 좋다. 두부 속에는 이소폴라본이라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있는데 이는 천연 여성호르몬이라 불리기도 한다.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폐경기에 접어든 중년 여성이 섭취하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며 골다공증 등의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두부가 체중조절에 최고의 식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두부 한 모는 보통 200g을 뜻하는데 두부 한 모당 칼로리가 168kcal 정도로 부피에 비해 매우 낮다. 같은 200g의 빵이 554kcal 정도 된다고 볼 때, 포만감도 크고 칼로리도 낮으며 영양도 풍부한 두부는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이라 불릴 만하다. 다이어트 할 때는 탈모에 걸리기 쉬운데 콩이 주원료인 두부는 탈모예방에도 탁월하다. 이래저래 훌륭한 식품이 아닐 수 없다.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신년 파티를 위한 핑거 푸드,
두부김치 카나페

재료 부침용 두부 한 모, 들기름1T, 올리브유1T, 김치 1/4포기, 다진 마늘1T, 참기름1T, 양파, 참치 캔

1. 참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김치와 다진 마늘을 넣고 볶아준다. 이 때, 입맛에 따라 참기름 대신 버터로 대체해도 좋다.
2. 어느 정도 김치가 볶아지면 양파를 넣어 볶다가 기름을 뺀 참치 캔을 같이 넣어 볶는다.
3. 두부는 물기를 빼고 한입에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 준비해둔다.
4. 들기름과 올리브유를 둘러 프라이팬을 달군다.
5. 프라이팬에 열이 올라오면 두부를 넣고 뒤집어가며 부쳐준다.
6. 부친 두부에 볶음 김치를 올려 취향에 따라 쪽파나 고추 등으로 고명을 얹어 마무리한다.

[Queen 유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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