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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매리의 눈물겨운 사부곡
탤런트 이매리의 눈물겨운 사부곡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3.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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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속에 빠져 지내 심한 우울증과 불면증까지,

5년 만에 희망을 건져 올리다”

 
MBC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에서 배종옥, 한고은, 나문희 등과 출연하며 MC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연기자의 입지를 단단히 갖춘 이매리. 그동안 각종 드라마와 영화, 연극을 넘나들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던 그녀는 연기자 선언 5년 만에 처음으로 큰 역할을 맡은 셈이 됐다. 운이 좋아서도 우연의 일치도 아니다. 그동안 그녀의 열정과 도전을 눈여겨본 제작진의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MC로서 만족하지 못해 연기자 겸업을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MC란 직업도 충분히 매력적인 일이긴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냥 대본을 받아드는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그 자체가 절실할 때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 같아요.”지난 2003년 1월 5일.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사고가 일어났다. 겨울 들어서 최고로 기온이 낮아 몹시 추운 날로 기억되는 그날, 아버지 이대준(67) 씨는 평소 벼룩시장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해 동대문 근처의 벼룩시장으로 향하게 됐다. 너무 추운 날씨 탓이었을까. 벼룩시장을 구경하던 아버지가 시장 한 구석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다. 인근 병원으로 실려가기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길거리에 방치되어 있었던 아버지. 추운 날씨에 옷을 많이 껴입은 그를 사람들은 아마도 노숙자가 웅크리고 잠이 든 것이라 여겼던 모양이다. 조금만 일찍 병원에 갔어도 그 정도로 상황이 나쁘진 않았을 것 같은 아쉬움. 너무 늦게 발견된 나머지 출혈이 심했던 아버지는 왼쪽 뇌 전두엽 부분 3분의 1이 손상되었다. 그것도 사람이 행동하고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당시 담당의사가 선고한 병명은 뇌동정맥 기형. 쉽게 이야기해 뇌혈관 기형이라 할 수 있는데, 뇌에 핵폭탄을 안고 사는 거나 다름없어 혈관이 한번 터지면 치명적일 정도로 불치의 병이나 다름없는 흔치 않은 병이다.“과로나 돌연적으로 발생하는 뇌출혈과는 다른 선천적인 병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어머니와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이따금 ‘앞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셨는데, 당시 혈압에 관계된 뒷머리만 아니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쓰러지기 두 달 전, 마지막이나 다름없는 세부 여행을 두 고모와 다녀온 아버지. 쓰러질 것을 예감이라도 한 듯, 현지 여행지에서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들을 고모들에게 다 털어놓기까지 했다. 게다가 무남독녀인 그녀를 걱정하며 65세까지만 살고 싶다는 말까지 남기기도 했다. 당신의 딸이 결혼하면 달랑 남겨진 부모 걱정할까봐 하나밖에 없는 딸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당신은 딸이 좋은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잘사는 모습까지만 봐도 만족한 삶이라고 했던 것.“처음에는 ‘이틀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어요. 수술을 받아도 ‘잘돼야 식물인간’이라는 말을 하며 ‘마음의 준비’를 시키더라고요. 아버지는 지금까지 총 세 번의 수술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출혈이 심한 뇌혈관의 출혈 재발 방지를 위한 수술이었는데, 말 그대로 핵폭탄이나 다름없는 것을 제거하는 수술이었죠. 그런데도 수술하자마자 다시 그 뇌혈관이 터져 두 번째 수술을 하게 됐고, 마지막으로 그 후유증으로 뇌에 물이 생겨 그 물을 빼는 수술을 하기까지 했어요.”수술하기 전 의사는 “수술을 한다 해도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생명을 조금 더 연장하는 것”이라며 “위험을 감수하며 수술하는 것이 환자나 가족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수술을 포기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자신과 어머니 곁에 살아있게만 해달라”고 의사에게 수술을 부탁하며 울면서 매달렸다.
 
2년간 신경정신과에 다녀야 할 정도로 우울증에 시달려
쓰러지기 전 별다른 병치레 없이 건강하셨던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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