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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 영양 충전 귤,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
새콤달콤 영양 충전 귤,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8.01.23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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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창밖에선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그 풍경을 보며 전기장판 위에 누워 귤을 까먹는 일 만큼 낭만적이고 행복한 게 또 있을까. 겨울만 되면 우리의 손을 노오랗게 물들이는 귤 이야기.

왕가의 명품 과일, 귤

귤의 원산지는 인도와 중국 중남부에 이르는 아시아 대륙 일대로 추정된다. 특히 인도의 앗삼 지역이 그 중심지였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귤이 우리 땅에서 언제부터 자라고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여러 문헌이나 기록들을 살펴보면 삼국시대부터 일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 역사지에 귤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건 백제 문주왕 2년인 476년이다.

그때 작성된 <탐라지>에 보면 탐라국에서 귤을 공물로 받았다는 기록이 있으며, 1052년 <고려사>에도 ‘탐라에서 세공으로 바쳐오던 귤의 양을 1백 포로 늘린다’라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선 귤 재배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1392년 <태조실록>에는 ‘상공으로 받아 오던 귤을 별공으로 한다’는 기록이 있으며, <세종실록>에는 전라도 남해안 지방에 유자를 심어 시험 재배하게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대전회통>엔 상벌 제도까지 두면서 귤 재배를 장려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많은 기록을 통해 보건데, 조선시대에는 왕가에서 직접 나서서 제주에서 재배되는 귤을 관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가 귤나무의 수를 일일이 기록하고, 열매를 맺으면 열매 하나하나에 꼬리표를 달았다. 하나라도 없어지면 농민에게 엄한 형벌을 주어 다스렸다고 전해진다. 귤이 얼마나 귀한 존재였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에서 귤이 진상품으로 올라오면, 이를 축하하기 위해 성균관의 유생들에게 과거를 보이고 귤을 나누어 주었다. 이를 ‘황감제’라 부른다. ‘황감(黃柑)’은 노란 귤이란 뜻으로, 황감제는 명종 때 처음 시작되어 19세기 말까지 약 300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이쯤 되면 왕가의 명품 과일이라고 불릴 만하다.

왜 귤은 제주에서 많이 재배되나?

귤 재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온’이다. 귤은 연평균 기온이 15℃ 이상인 따뜻한 곳에서 잘 자란다. 가장 추운 기간인 1~2월에도 월 평균기온이 5℃ 이상, 최고로 추운 날에도 &#8211;5℃ 이하로 떨어지면 살아남기가 힘들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남쪽에 위치해 따뜻한 기온을 자랑하는 제주에서 귤이 많이 재배되는 것이다.

제주에 가 보면 알겠지만, 온통 귤 밭이다. 제주에선 일반 가정집에서도 한두 그루 정도 귤나무를 심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그리 크지 않은 섬이지만 제주의 땅은 지역에 따라 잘 자라는 작물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제주는 주로 서북풍이 부는 날이 많은데, 한라산이 화산활동을 할 때 서북풍을 타고 동쪽 지역에 화산재가 쌓이게 되었다.

그래서 동쪽 지역의 땅은 검은색을 띠고 화산회토로 되어 있어 감자나 무 등의 뿌리 작물이 잘 자란다. 제주의 귤은 주로 서귀포 일대에 많다. 서쪽 땅은 비화산회토로 되어 있어 동쪽에 비해 색이 옅고 기후 조건도 귤 재배에 더 알맞단다. 같은 땅이지만 이렇게 차이가 난다고 하니 흥미로운 일이다.

귤 알맹이에 불은 하얀 실, 귤락

귤껍질을 까면 알맹이를 하얀 실이 가득 덮고 있다. 이는 ‘귤락’ 또는 ‘알베도’라고도 불리는 섬유질이다. 입에 넣으면 까끌까끌 거리고 식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귤락을 하나하나 다 제거하고 먹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앞으로는 건강을 위해 제거하지 말고 통째로 먹을 것을 권유한다. 귤락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주고, 독소를 배출시키는 효능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헤스피리딘이라는 물질도 풍부한데, 이 물질은 모세혈관의 파열을 예방하고 혈관의 탄력과 밀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당뇨병 환자나 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이는 이 귤락을 꼭 함께 섭취하도록 하자.

하루에 2개만 섭취해도 충분한 귤

귤은 껍질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과일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귤껍질에 대해 이렇게 기록해 놓았다. ‘가슴에 기(氣)가 뭉친 것을 치료하며 기운이 위로 치미는 것을 막는다. 기침과 구역을 멎게 하며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 이처럼 귤껍질은 예로부터 약재로 이용되어 왔는데, 특히 가래와 기침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좋다. 그러나 이 귤껍질은 꼭 깨끗이 씻어서 사용해야 한다. 유통의 편의를 위해 왁스를 칠해 수분 증발을 막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소금물이나, 식초 또는 베이킹소다를 이용하면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다.
귤열매 또한 껍질 못지않게 영양분이 풍부하다. 비타민C의 보고라 불릴 정도로 함유량이 많아 요즘처럼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울 때 섭취하면 그만이다. 식이섬유인 펙틴, 항암 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도 풍부하다. 그러나 당분과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귤껍질이 수북할 정도로 많이 먹는다면, 자제할 필요가 있다. 2개 정도면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하니 적당히 섭취할 것을 권유한다.  
 

▲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겨울철 감기를 예방하는 귤청 레시피

재료: 귤 적당량, 베이킹소다, 식초, 굵은 소금, 설탕 500g, 올리고당 또는 꿀 100g

1. 소금을 푼 물에 귤을 담가 깨끗이 씻어 준다.
2. 베이킹소다를 이용해 다시 한 번 귤을 닦아 준다.
3. 식초를 물에 풀어 20분 정도 귤을 담가 놓았다가 꺼내 물기를 제거한다.
4. 귤을 가로로 최대한 얇게 썬다.
5. 끓인 물에 소독한 유리병에 귤, 설탕 순으로 반복해 넣어 준다.
6. 마지막으로 올리고당이나 꿀을 한 스푼 정도 넣어 마무리해 준다.

[Queen 유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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