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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무대 인생 가수 이용이 쓰는 연예세상 ⑨
28년 무대 인생 가수 이용이 쓰는 연예세상 ⑨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4.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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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문서
저는 요즘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을 가끔 듣곤 합니다. 솔직히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지금 잘나간다는 칭찬의 의미도 있지만 과거 언젠가 큰 전성기가 있었다는 의미도 있기에 두 번 칭찬 듣는 것 같아서 좋지요. 제2의 전성기라는 요즘, 은인 같은 분을 밝히고 싶은데 갑자기 섬뜩합니다. 섬뜩함을 느낀 이유는 옛날 전성기(아마도 1982∼84년) 때 모 월간 잡지사 인터뷰에서 쓸데없이 괜한 말을 해서 모 방송국 PD와 의절(?) 지경까지 갔던 기억이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담당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대답한다고 한 것이 대서특필된 결과였죠. 지금은 누가 시키지도 않은 걸 이렇게 스스로 밝히는 것이기에 그 후유증이 더 클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인기가 없어서 후유증 생길 일도 없을지 모르겠네요.

조용필, 전영록, 이용 없이는 잡지 팔리지 않던 때
당시에 ‘잊혀진 계절’이 대박을 터뜨리니까 “내가 키워줬다”는 사람이 왜 그리도 많은지….(하기야 많은 PD나 기자들이 도와준 몫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도움이 된 PD를 알려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KBS 모 PD님과 MBC 김명수 PD님”이라고 하자(당시에 SBS는 없었음.) 기자는 더 집요하게 딱 한 명만 얘기해달라고 해서 “김명수 PD님”이라고 대답한 후 “꼭 KBS 모 PD님 이름도 함께 넣어달라”고 부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나온 잡지 표지에 “루키 가수 이용의 은인은 MBC 김명수PD”라고 대문짝만 하게 나온 것입니다.
지금이야 제 ‘QUEEN’ 연재 글이 표지에 대문짝만 하게 나오지 않아 섭섭(?)하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저를 비롯해 조용필, 전영록의 기사가 안 나오면 잡지가 안 나갈 정도였으니 그 사건은 중요한 사안이었죠. 당시에는 기사 페이지 수가 6∼8 페이지가 안 되면 매니저가 날짜도 빼주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표지 기사로 나오면 그때는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해서 방송국 PD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될 정도였는데, 하물며 제가 은인 PD에 관해 인터뷰한 기사가 여과 없이 머리 자르고 꼬리 자르고 몸통만 그렇게 나갔으니 이용에게는 김명수 PD 이외에는 도와준 사람이 없는 듯이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PD들이 저를 어찌 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혼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태여 변명하긴 싫지만, 뽑아놓기만 하고 별로 밀어주지 않던 ‘국풍’ 행사 관할 방송사 KBS에서 찬밥인 것같이 보였는지, MBC의 김명수 PD님이 저를 MBC로 오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직 KBS ‘젊음의 행진’에 두세 번밖에 못 나가봤던 저를 다른 방송사에서 불러준 것이 너무 신기하고 고마워서 ‘젊음의 행진’ 경쟁 프로그램인 MBC ‘영 일레븐’에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미남형의 김명수 PD님은 제게 두 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네가 노래를 어는 정도 부르는지는 TV로 봐서 안다. 그런데 궁금한 건 그렇게 좋은 노래 ‘바람이려오’가 왜 그쪽 방송국에선 별로 안 나오냐?” 란 질문과 “너 KBS 전속 같은 거 했냐? MBC 나오면 안 되냐”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전속은 안 했지만 그래도 KBS에서 뽑아준 거라 다른 데 나가면 될지 안 될지 저도 모른다”고 대답했고, “‘바람이려오’같이 좋은 노래를 잘 안 써주는 이유는 저도 모른다. 그렇게 좋게 봐주시는 게 너무 고마울 따름”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김 PD님은 제 손을 꽉 잡으시더니 “매주 스케줄을 잡아라. 매주 화요일에 문화체육관에 와서 노래 한 곡씩이라도 불러라”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되어 ‘영 일레븐’에 10여 회 연속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MC가 제 소개를 할 때는 마침내 함성이 나오기 시작했고(그전까지 조용필, 전영록 선배와 같이 출연할 때는 속된 말로 쪽 팔려서 노래 못 할 정도로 반응에 차이가 있었음.) 그 사실을 안 KBS 모 PD님이 다시 ‘젊음의 행진’에 자주 출연시켜줘 소위 합법적 양다리 작전을 하게 된 셈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기자의 유도 질문에 걸려서 얼떨결에 MBC PD님 이름을 말한 것이었는데, 그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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