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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활동으로 인생 2모작 열다, 도시농업 전문가 문대상
사회공헌 활동으로 인생 2모작 열다, 도시농업 전문가 문대상
  • 송혜란
  • 승인 2018.02.28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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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스토리
 

평생 공직자로 열심히 일해 온 문대상 씨. 서울시청 건설교통부에서 도시교통, 공항, 지하철 건설 운영 등 업무를 맡았던 그는 두 번의 근정훈장을 비롯해 대통령 표창 두 번 등 총 열일곱 번의 표창을 받은 충실한 공무원이었다. 그런 그가 퇴직 후 시작한 제2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2004년 문대상 씨는 퇴직 후 가장 먼저 북미와 아프리카, 유럽을 떠돌아다녔다.

“그동안 매였던 생활에서 훨훨 날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세계 곳곳을 누볐어요. 매일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등 전국 산에 오르고 탁구도 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지요.(웃음)”

그로부터 7년 후 지인들과 텃밭에서 소일거리를 하던 그는 도시농부학교를 통해 처음 도시농업에 첫발을 디뎠다. 2013년에는 서울시 인생 이모작 지원센터의 사회공헌아카데미에 참석해 어린이, 장애인, 경력단절 여성, 퇴직자, 실버 청년, 다문화가족들과 소통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때부터였어요. 제 인생 2막은 혼자만 즐겨서 안 되겠다. 더불어 보람찬 일을 해보자 싶었어요. 여생을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보내기로 다짐했지요. 이왕이면 근래 동아리에서 배운 도시농업을 통하면 어떨까? 이 일을 하면 저도 힐링이 되니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도 마음의 위로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아예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시농업전문가 과정까지 밟은 그다. 이어 본격적으로 비영리 단체 S&Y 공동체를 구성한 그는 은평구 내 어린이집, 경로당과 함께 도시농업을 통해 나눔을 즐기는 기쁨을 만끽했다.
 

도시농업의 효과

지금은 한창 은평구청에서 위탁받은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을 운영 중인 문대상 씨. 2014년에 조성된 이 체험원은 전체 면적이 무려 8700평에 이른다. 봄에는 어린이 체험용으로 꾸민 정원에 아름다리 꽃이 피고, 여름이면 초록 물결로 물들며, 가을엔 유색 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허수아비 풍경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체험원 한편에는 친환경 5無 원칙에 따라 경작되는 구민들의 텃밭이 옹기종기 자리해 있다. 고구마, 감자, 토마토, 배추, 무, 대파 등 사시사철 작물은 기본, 올해는 양묘와 버섯 재배, 양봉도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자랑했다.

무엇보다 그가 이곳에서 몸소 깨우친 도시농업의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특히 할아버지, 아들, 손자 등 3대가 나무와 꽃을 소재로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안전한 먹을거리를 주고받는 모습이 마치 천국의 축소판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또한 발달장애인들이 꽃을 심고 가꾸는가 하면 토끼와 노닥거리며 흐뭇해하는 게 사회공헌 활동가에게 적지 않은 자긍심을 심어준단다.

“최근엔 할아버지들이 아들과 손자를 데리고 자주 들르는데요. 요즘 할아버지가 아들이나 딸, 손자들에게 가르쳐줄 게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식물을 보면 알려줄게 참 많거든요. ‘이 나무는 소나무인데 예전엔 솔잎을 따 송편을 빚어 찔 때 함께 넣었다.’ 뭐 이런 식이지요. 그때야 비로소 세대 간의 대화가 시작됩니다. 소통의 접점이 생긴 셈이지요.”

뿐만 아니라 도시농업은 어린이의 인성교육에도, 발달장애인들의 자신감 회복에도 크나큰 도움을 준다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왜 반려견처럼 반려식물이라는 말도 있지요? 처음 작물이 자라나는 것으로 보고 생동감을 느끼던 사람들이 하루하루 식물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며 이내 의욕, 자신감을 얻습니다. ‘저 아이들도 이렇게 매일매일 조금씩 자라는구나!’, ‘그래,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클 수 있다!’라면서요. 꼭 어린이, 장애인들이 아니더라도 교도소 재소자들의 우울증 치료에도 도시농업이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살기 좋은 도시

굳이 멀리 있는 이들의 사례를 들지 않아도 될 터. 제일 가까이에 있는 그 역시 체험원 내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니고 여느 자원봉사활동가들의 미소 가득한 얼굴을 마주하면서 연일 행복한 표정 일색이었다.

“저에게 도시농업은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소통이자 대화의 길이에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도시농업전문가들과 함께 섬기는 마당을 만들고, 지금보다 이웃이 더 넓혀지기를 바라는 일을 아주 정신없이 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즐거웠지만 오늘도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이고, 내일은 더욱 기대되는 삶이지요.”

시니어 또한 자연정원 텃밭공원을 거닐고 누리는 게 이 터전은 낙원이 따로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으로도 도시농업이 우울, 좌절은 사라지고 소통과 배려가 넘치는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문대상 씨. 더 나아가 그는 도시농업을 복합적 시민을 위한 형태로 전환, 도시 전체를 생기 넘치는 정원도시로 탈바꿈하는 도시정원 텃밭이라는 개념을 도임할 것이라고 희망찬 어조로 이야기했다.

“우선 은평구 내를 허브와 도시농업 작물들로 도배하려고 해요. 하다못해 어린 아이들도 지나가다가 좋은 향을 맡으면 마음이 삐뚤어지지 않겠지요. 지역 주민들도 이웃 간에 소통이 잘 안 되어서 문제인데요. 모두가 힘을 모아 가꾸는 도시정원 텃밭을 통해서나마 이야기할 거리가 생길 테고요. 그렇게 되면 우리 미래가 삭막한 것에서 벗어나 더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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