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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문화가 어우러진 안동의 명품길
강과 문화가 어우러진 안동의 명품길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8.03.05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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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영교의 봄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안동 또한 여러 명품길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안동은 호반나들이길, 안동선비순례길, 유교문화길 등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에 충실한 명품길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안동의 대표 관광자원이 되고 있는 명품길들을 소개한다.
취재 백준상 기자 | 자료·사진 안동시 제공

안동의 대표 관광지, 호반나들이길과 명품길
안동댐 보조호수를 배경으로 한 힐링 공간인 호반나들이길과 명품길이 안동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안동시민과 관광객이 4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애틋한 사랑을 주제로 한 월영교가 안동호를 가로지르고 있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힐링 로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가장 한국적인 민속박물관과 민속촌, 문화재, 먹거리 등이 한데 묶여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풍부하다.

우리나라에서 목책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는 월영교는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사계절 색다른 묘미를 선사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봄이면 호숫가와 산비탈에 만개한 벚꽃이 월영산림문화교를 더욱 빛나게 한다.

호반나들이길 곳곳에서는 역사의 현장도 만날 수 있다. 태조왕건과 견훤의 진모래 격전지와 고성이씨 탑동종택 완성에 즈음한 손자 원미의 편지글, 법흥동칠층전탑에 대한 어느 스님의 편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일제에 대한 호통글 등이 위치하고 있다. 국보 제 121호 ‘하회탈과 병산탈’을 품은 안동민속박물관도 볼거리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돼 오던 하회탈과 병산탈을 비롯한 관련 유물 총 20점이 안동민속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왔다.

지난해 조성된 명품길도 호반나들이길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월영교부터 개목나루터로 이어지는 500m 구간에 LED 야간경관 조성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모습이 연출될 전망이다.

여름에는 안동만의 콘텐츠로 일궈낸 창작 뮤지컬도 즐길 수 있다. 공민왕을 소재로 한 실경뮤지컬 ‘왕의 나라’와 민족저항시인인 이육사 선생 뜻을 기리는 뮤지컬 ‘이육사’도 개최된다. 퇴계 선생과 두향의 사랑을 그린 가무극 ‘퇴계연가’, 지역특산물을 소재로 뮤지컬 ‘안동웅부전’ 등의 공연이 안동민속촌과 세계물포럼기념센터, 개목나루, 안동댐 물문화관 등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문화재와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 프로그램인 ‘월영야행’이 대성황을 이룬 가운데 올해도 안동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 안동선비순례길

선현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안동선비순례길
‘안동선비순례길’ 또한 걷기동호인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안동시 와룡면과 예안면, 도산면에 걸쳐있는 안동선비순례길은 이제껏 접근하기 힘들었던 안동호 수변을 따라 둘레길이 조성돼 숨겨져 있던 안동호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기존의 퇴계 예던 길과 마의태자길과 함께 고고한 선비정신을 지키며 살았던 군자의 흔적이 남아있는 ‘선성현길’, 공민왕의 어머니가 피난했던 ‘왕모산성길’ 등을 새로 추가해 각각의 테마가 있는 9개 코스로 조성, 탐방로 길이가 91㎞에 이른다.

특히 선성현길 코스 안에는 안동호 수면 위에 길이 1㎞, 폭 2.75m 규모로 수상 데크를 설치한 선성수상길도 있다. 수상 데크는 수위 변화에도 물에 잠기지 않도록 부교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데크 중간에는 포토존과 쉼터가 함께 조성돼 있어 안동호 절경과 함께 추억을 남기기에 좋다.

선비순례길 9개 코스에는 성현들의 발자취와 수많은 문화유적이 함께 하고 있다. 1코스인 ‘선성현길’에는 고고한 선비정신을 지키며 살았던 군자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탁청정 후조당 등 수많은 문화재와 ‘군자 아닌 사람이 없다’고 해 군자리라 불리는 오천군자마을부터 호연지기로 인의를 기르던 예안향교, 수상 데크와 오솔길이 한국문화테마파크까지 연결돼 있다.

월천서당에서 도산서원을 거쳐 퇴계종택까지 이어지는 ‘도산서원길’은 스승인 퇴계 이황과 제자인 월천 조목이 만나는 사제의 길로 어느 구간보다 퇴계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다. 퇴계종택에서 이육사 문학관을 거쳐 단천교까지 이어지는 ‘청포도길’에서는 이육사의 고향인 원촌마을을 비롯해 이육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고려 공민왕의 어머니가 홍건적의 난을 피해 숨어 있었다는 왕모산의 중턱을 가르는 ‘왕모산성길’에선 단천마을의 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시인 이육사가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로 시작하는 시 ‘절정’의 시상을 떠올렸다는 칼선대도 거쳐 간다. 원천교에서 번남댁, 계상고택을 지나 부포리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역동길’과 국학진흥원에서 영지산을 거쳐 도산온천까지 이어지는 ‘산림문화교를 길’도 색다른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신라가 망하자 태자였던 김일(마의태자)이 고려로의 귀부를 거부하는 세력을 이끌고 와 신라부흥을 일으켰던 흔적이 남아있는 용두산과 태자산의 전설이 녹아있는 ‘마의태자길’은 천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 9개 코스 중 마지막인 ‘서도길’은 수운정에서 태자1리 입구와 가송리 고산정까지 이어져 있다. 퇴계의 문하생들이 수운정과 건지산을 오가며 서도를 익혔으며 이숙량과 금보 등의 명필을 배출했다.

▲ 강변나들이길

강 따라 문화 따라 마음도 쉬어가는 유교문화길
낙동강 비경을 조망하며 한국 전통문화 탐방도 가능한 유교문화길도 주목받고 있다. 가장 많이 애용되는 코스는 풍천면 병산리 효부골 종합안내소를 출발해 정자골~유교탐방길~병산서원~하회·병산선비길~하회마을~효부골 종합안내소 등 낙동강 물길을 따라 화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다. 거리는 약 8.3㎞로 2시간30분 정도면 넉넉하게 돌 수 있다.

병산서원 진입로는 그 비포장도로를 300여m 걷다보면 넓은 풍산들과 굽이치는 낙동강이 한눈에 보이는 어락정이 자리하고 있다. 어락정에 이르면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오솔길이 나타나고 이곳을 따라가면 멀게만 느껴지던 낙동강 물을 좀 더 가까이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 400여m 이어진다. 오솔길에서 나와 1㎞쯤을 더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으로 한국 건축사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병산서원이 나온다. 화산을 등지고 낙동강이 감도는 바위 벼랑을 마주보며 소나무의 짙푸름이 조화를 이루는 병산서원은 절묘한 경치와 뛰어난 건축물로 유명하다. 특히 빼어난 자연경관이 병풍을 둘러친 듯하여 '병산'이라 불린다.

병산서원에서 나오면 낙동강을 따라 하회마을을 잇는 4㎞의 ‘하회~병산 선비길’로 이어진다. 아름드리나무들이 가려주어 시원함이 느껴지는 선비 길은 강과 산이 함께 흘러가 하회마을의 풍수지리적 아름다움과 자연의 경이함을 맛볼 수 있다. 특히 4㎞ 정도는 오솔길과 숲길이 이어지며 유유히 흐리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곳으로 유교문화길 탐방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코스다.

낙동강을 끼고 산비탈을 오르다 숨이 찰쯤이면 정상부에 시원한 바람과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육각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멀리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조망하며 잠시 쉬었다 발길을 재촉하면 1.5㎞ 남짓한 곳에 하회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육각정자에서 하회마을로 내려가다 보면 하회마을의 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보너스도 주어진다.

육각정자에서 하회마을로 내려가 벚나무가 식재된 낙동강 둑길을 따라 돌다보면 부용대와 만송정 등 하회마을의 비경과 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하회마을 둑길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하회마을 장터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또 다른 묘미를 준다. 하회마을 장터주변에는 풍부한 민속음식과 함께 세계의 탈과 탈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하회동세계탈박물관’, ‘한지체험관’등이 자리하고 있다. 하회마을 장터에서 출출한 배를 채우고 다시 500m 걸으면 출발지인 효부골 종합안내소에 이르러 힐링산책을 마무리 할 수 있다.

▲ 월영교 야행

안동에 가면 꼭 맛보아야 할 먹거리
안동은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음식문화 체험으로도 각광받는 곳이다. 삼국시대부터 전통으로 내려오는 음식문화가 있으며 안동국시, 안동찜닭, 헛제삿밥, 안동막창, 간고등어구이 등이 유명하다.

안동국시는 밭농사를 주로 하는 내륙지방의 특성이 가미되어 콩과 밀가루를 이용해 탄생했다. 콩가루가 들어가 쫄깃하면서 고소한 맛을 볼 수 있다. 안동에서는 국수뿐 아니라 넉넉한 인심이 담긴 조밥과 배추쌈이 나오고, 부추, 파, 배추부침을 곁들어 저렴한 가격으로 맛 볼 수 있다.

운흥동 안동역 앞에 위치한 갈비골목은 싼값에 안동한우 맛을 보기 위한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수십 년을 거치며 자연스레 형성된 갈비골목에는 15개 정도의 갈비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1인분(200g)에 서울의 반값인 25,000원 정도에 생갈비와 양념갈비 등을 맛볼 수 있다. 특히 갈비를 먹은 후 밥과 함께 나오는 시래기 된장국에 매료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안동 구시장에 위치한 찜닭골목에서는 안동찜닭 원조 맛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30여 개의 찜닭집이 몰려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이곳의 원조 안동찜닭은 다른 지역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매콤한 맛과 달콤하면서도 간간한 맛이 일품이어서 전국에서 몰리고 있다. 대구은행에서 찜닭골목으로 향하는 시장 길목에 위치한 10여개의 떡볶이 포장마차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헛제삿밥은 젯밥과 똑같이 제수음식을 준비해 비벼 먹을 수 있도록 한 비빔밥이다. 제사에 쓰이는 각종 나물과 상어, 가오리, 문어 등의 산적과 여기에 육탕, 어탕, 채탕의 삼탕을 고루 섞은 막탕이 나온다. 제사를 지내지 않고 먹기에 헛제삿밥이라 부른다. 후식으로 나오는 안동식혜는 또 다른 별미다. 한 번 맛을 보면 얼큰하면서도 매콤하고 생강의 독특한 향취로 인해 청량감마저 느낄 수 있어 그 맛에 매료되고 만다. 헛제삿밥 골목은 안동댐 월영교 부근에 위치해 있다.

안동국시나 헛제삿밥 만큼 많이 알려진 것이 ‘안동막창’이다. 안동의 막창은 다른 지역보다 덜 기름진 것이 특징이다, 안동초등 옆 번영1길에 위치해 있으며, 8개의 막창집이 맛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농가에서 생산한 연과 제철재료에 직접 담근 발효액, 장 등으로 맛을 내는 연 전문음식점 ‘안동화련’, 대전 ‘성심당’ 과 군산 ‘이성당’ 과 함께 전국 3대 베이커리 맛 집으로 알려진 ‘맘모스제과’도 빼놓을 수 없는 맛 기행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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