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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본고장으로 진출 앞둔 백재현
뮤지컬 본고장으로 진출 앞둔 백재현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4.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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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짚으니 차고 올라설 마음이 생겼습니다”
 
공연 마치고 차 안에 홀로 앉아 눈물 흘리던 시간…
뮤지컬 ‘루나틱’은 정신병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코믹한 공연으로 닐 사이먼 원작의 ‘굿 닥터’를 백재현이 한국 실정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공연 내내 웃음이 터져 나오지만 그 안에는 세상을 비판하는 풍자가 날카롭다. 그는 2003년부터 공연을 구상한 끝에 2004년에서야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그동안 ‘루나틱’을 본 전국 관객이 52만명.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판매율 1위로 검증받은 뮤지컬이다. 하지만 시작은 힘들었다. 개그맨이 만든 뮤지컬에 대한 기존 공연계의 반응은 ‘무시’ 그 자체였다.
“공연을 보고 나서 ‘아니다’라고 하면 모르겠는데 아예 공연 자체를 보러 오지도 않더군요. 뮤지컬 배우들조차 보러 오지를 않았으니까요.”
보고 온 이들이 재미있다고 해도 ‘(개그맨이 만들었으니) 재미야 있겠지’라고 냉소했다. 인기 최고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 콘서트’를 휘어잡던 잘나가는 개그맨이던 그. 오로지 근사한 뮤지컬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공연계에 뛰어든 이후 온갖 사건에 휘말렸다. 30억을 투자받기로 하고 준비하던 한 뮤지컬은 1백여 명의 스태프와 배우를 모아놓고 브리핑까지 한 후에 투자가 무산되어 졸지에 사기꾼 신세가 되어버린 적도 있다. 극장측은 티켓 및 프로그램 판매금액에서 우선 대관료부터 가져갔다. 대관료를 지불한 이후 남는 돈으로 배우의 개런티며 온갖 비용을 처리해야 했고, 매출 자체가 대관료에도 미치지 못할 때에는 별 수 없이 빚을 내야 했다. 연예인으로 얼굴이 잘 알려진 그는 돈 문제는 더더욱 제 날짜에 처리해야 했고, 집을 팔아도 빚은 자꾸만 늘어났다. 보통 사람들처럼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그에게는 빚을 낼 변변한 ‘인프라’도 없었기에 그의 어머니가 빚을 내기 위해 갖은 고생을 대신했다.“이미 얼굴이 알려졌으니 막노동도 할 수 없지 않느냐”며 “다시 방송을 하라”고 걱정하시던 어머니. 이제는 매달 용돈을 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집에는 차압 딱지가 붙고, 단돈 10원이 없어 움직일 수도 없었다. 집을 팔고 차에서 생활하던 그는 기름을 넣을 돈조차 없었다. 공연이 끝나고 단원들과 헤어지면 차로 돌아와 홀로 눈물 흘리던 혹독했던 2004년 가을. 그는 죽음조차 떠올릴 만큼 궁지에 몰렸다. 집 여기저기에 차압 딱지가 붙던 날 “어떻게 해요. 집에 차압 들어왔어요”라며 삶의 의욕을 잃은 채 선배 개그맨 전유성에게 전화를 했다. “웃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보면 정말 웃긴 일이야”라는 선배의 말이 그의 마음에 확 들어왔다. 정신이 번쩍 든 그는 버텨냈다. 작품에 대한 자신은 있었다. 그리고 그해 겨울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다트를 던져 당첨된 이들에게 50% 공연 할인권을 선물해주는 이벤트가 톡톡히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할인권을 들고 호기심에 찾아온 관객들은 뮤지컬에 흠뻑 빠졌고, 소문이 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렇게 ‘대박’ 행진을 시작한 ‘루나틱’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판매순위 1위의 뮤지컬에 등극했다. “관객들이 인정한 뮤지컬이 진짜 1위 아니겠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지금도 전 부인과 친구처럼 지낸다
“그리 바쁜데 개인적인 시간은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어차피 누릴 개인적인 삶도 없다”고 웃음으로 넘기는 백재현. 2002년에 결혼했던 그는 2004년 11월에 합의이혼 했다. 헤어진 전 부인과는 지금도 오누이같이 연락하고 지낸다고 한다.
“결혼이라는 것에도 자격이 필요해요. 가정에 충실할 수 있는 재능이 있어야 되는데 저는 그 재능을 너무 못 가지고 태어난 것 같아요. 결혼이라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람과 해야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런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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