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시절 내게 음악은 선물처럼 다가왔습니다" |
나이는 훈장을 만든다. 구슬픈 노래를 불렀어도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임지훈의 얼굴에도 세월의 흔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고즈넉한 표정으로 통유리 창가에 앉아 있었다. ‘지훈이 작은섬’이라는 자신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에서 창문을 바라보는 모습이 왠지 사라진 것들에 대한 추억을 예민하게 건드렸다. 잊혀지거나 혹은 추억으로 남거나 “차가운 너의 이별의 말이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내 마음 깊은 곳을 찌르고 마치 길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떠나가는 너를 지키고 있네.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슬픈 내 마음 적셔주네. 기억할 수 있는 너의 모든 것 내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와 너의 사랑 없인 더 하루도 견딜 수가 없을 것만 같은데 잊혀지지 않는 모습은 미소 짓던 너의 그 고운 얼굴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검붉은 노을 물들였네.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혼자 외로울 수밖에 없어 어느새 사랑 썰물이 되어 너무도 멀리 떠나가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목소리에 격랑 같은 슬픔이 묻어 있었다. 노래를 듣는 순간 사람들은 혼자서 흔들려서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슬픔의 극한에서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슬픔이 슬픔에게 이야기를 했고 슬픔은 삶의 힘이 되었다. ‘사랑의 썰물’이 들어있는 임지훈의 1집은 비공식 통계지만 무려 1백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그해 음악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슬픔의 힘은 90년대가 넘어서면서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다. 소극장 공연 1천8백 회라는 한국가요사에 남을 기록을 갖고 있는 그였지만 그도 어쩔 수 없이 시간의 흐름 속에 묻혀지고 말았다. 그렇게 2000년대의 문턱을 넘어서며 우리 가요계는 아까운 가수들을 하나 둘씩 망각의 그림자 속으로 밀어놓았다. 저작권자 © Queen 이코노미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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