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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근로시간 단축은 꼼수다?
이마트 근로시간 단축은 꼼수다?
  • 송혜란
  • 승인 2018.03.29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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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최근 일·가정 양립을 주장하며 근로시간 단축을 선언한 이마트가 뭇매를 맞고 있다. 고용 없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오히려 노동 강도가 더 세졌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같은 양을 해내야 하니 화장실도 제때 못 간다는 게 노조원들의 하소연이다.

애초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장려 목적은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늘어난 업무만큼 고용을 늘리라는 데 있었다. 그러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셈법에 어설픈 권장은 맞지 않는 걸까?

특히 이마트가 올 초 근무시간 단축 선봉에 서며 사회적 환영을 받았으나 단 하루 만에 꼼수 논란이 일었다. 이마트는 기존 하루 8시간, 일주일 40시간의 근무시간을 35시간으로 줄였다. 표면적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했지만 사실상 최저임금 증가로 총임금 상승을 막고 노동 강도를 높인 처사라는 지적이다.

전수찬 이마트 노동조합 위원장은 “회사가 근무시간 단축 후 조기 출근을 하지 않으면 시간 내 업무를 마칠 수 없을 정도로 스케줄을 맞춰 놨다”며 “출근해서 마감할 때까지 10분도 쉴 시간이 잘 안 난다”고 업무 실태를 폭로했다. 이어 그는 “회사가 월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과거보다 법정 최저임금과 이마트의 시급 격차를 점차 줄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두 달 동안 잦음이 끊이지 않자 이마트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업무 강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력 추가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금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전수찬 위원장은 밝혔다.
 

이마트, 노조원 보복성 인사이동까지

더 나아가 회사 내부 불만이 고조되면서 노조에 가입하는 근로자가 상당히 늘자 이마트가 이들에게 보복성 발령을 내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전 위원장은 “이번에 새로 노조에 가입해 부당한 인사이동을 겪은 사람들은 주로 40, 50대 여성 근로자다”며 “입사 후 10년 넘게 한 부서에서만 쭉 일했던 분들이 새로운 업무 환경에 적응하느라 꽤 애를 먹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후 노조에 가입하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노조원들의 탈퇴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이마트의 전략이라며 그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홍보팀 김태희 과장은 “이마트는 매년 고용을 진행하고 있고, 이번 근로시간 단축 뒤에도 근로자들의 총임금은 10%씩 올랐다”며 “다만 최근 업무 강도가 너무 세다는 직원들의 의견에 따라 세세한 부분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마트에서 인사 발령은 수시로 이뤄진다”며 “회사는 노조원이 누구인지도 전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마트 노동조합은 이번 보복성 인사 조처에 대해 이갑수 이마트 대표와 인사 담당자, 지점장 3명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 상태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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