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0:50 (목)
 실시간뉴스
작가 이외수 씨의 강원도 화천 집
작가 이외수 씨의 강원도 화천 집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6.16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제 문서
 
강원도 화천군민이 된 작가 이외수 씨
강원도 화천군의 다목리. 나무가 많아 다목리(多木里)라 불리는 마을 입구에는 감성마을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표지판에는 ‘새가 바라보는 쪽으로 1.5km’ 라고 적힌 글과 새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이외수 씨가 그린 그림과 글이며, 표시판을 발견했다는 것은 감성마을에 가까워졌다는 징표다.
이외수 씨에게 새 부리가 그려진 표지판을 따라 쉽게 집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하니 “잘 찾아왔네. 어떤 사람은 화살표에 익숙한 모양이야. 새 부리가 가리키는 쪽으로 오라고 했는데 반대쪽으로 가거나, 어디로 가야 하냐며 전화를 해. 조금만 생각하면 참 쉬운 건데, 화살표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어렵게 생각하더라고.”라며 그의 감성표시판을 설명했다.
3년 전 이외수 씨는 강원도 화천군 다목리의 한 마을을 ‘감성마을’이라 이름 붙이고 화천군에 정착했다. 화천군에서 그의 문학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여 군민으로 초청하고 이외수 문학공간과 기념관을 건설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작가를 위해 문학적, 물질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화천군의 결정에 감탄한 이외수 씨도 삶터를 옮기는 것을 수락했다. 그가 화천으로 이사 간다는 것은 당시에 큰 화제가 되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춘천은 이외수 씨가 1964년 춘천교대에 입학하면서 정착하여 40년간 살아왔던 곳이며, 제2의 고향처럼 친근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사 온 후 이 집에서 사는 동안 그는 화집 한 권을 만들고 소설집을 연이어 재출간했다. 또 신작 에세이집 ‘하악하악’을 발표했다. 한 글자를 쓰는 데도 몇 년이 걸리는 느린 집필을 하는 그로서는 정말 왕성한 활동을 보인 셈인데, 그 문학의 뿌리는 이 집필실과 강원도의 자연이었다.

노래방 기계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우다
이외수 씨가 주로 활동하는 집필공간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다. 노래방 기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사이키 조명, 흔들 때마다 불이 깜박이는 탬버린, 그의 노래에 무심한 듯하지만 은근하게 흥을 맞춰주는 문하생들도 있다. 즐겨 부르는 노래가 무엇인지 물어보자 ‘조항조의 남자라는 이유로’라며 노래방 기계 앞에서 멋들어지게 노랫가락을 뽑았다. 마른 체구와 예순 살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노래에 힘이 가득했다.
노래방 기계 맞은편에는 붓이 가득히 진열되어 있다. 붓의 소재도 말, 꿩, 공작새 등 다양한 동물의 털로 만든 붓도 많다. 조류의 털로 만든 붓으로 글씨를 쓰면 일반 사람들이 모필로 30년이 걸려야 되는 글씨를 3년이면 터득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글씨를 쓰기 힘들지만 필력을 기르기에는 제격이다. 글씨를 잘 쓰는 이외수 씨는 요즘도 가끔은 붓을 들어 수행하듯 글을 쓴다고 한다.

 
 
밖에서 보면 닫힌 공간, 안에서 보면 열린 공간
그가 사는 집은 노출 콘크리트로 지어진 현대식의 사각형 건물이다. 마치 군부대 벙커가 연상되는 이 건물은 건축가 조병수 씨가 이외수 씨를 위해 설계한 맞춤 건물이다. 집은 밖에서 보면 어느 곳이든 닫혀 보이지만 들어가면 집 안 어디에서든 산과 나무가 훤히 보인다. 또 지금은 금연을 하고 있지만, 집을 설계할 당시에는 담배를 8갑이나 피웠던 그를 위해 천장 높이가 4m정도 되도록 높게 만들어 통풍이 잘 되도록 했다. 또 오랜 시간 앉아서 글을 쓰는 그를 위해 집필실(집필공간 안에 있는 방) 창문 높이도 앉은 눈 높이에 맞춰주었고, 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주거공간과 집필공간 사이에 작은 통로를 만들었다. 통로에 있는 나무문을 닫으면 주거공간에 들어가지 않아도 세면과 식사, 수면 등의 일상 생활을 집필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별채처럼 설계했다.
부인 전영자 씨는 “이 집은 살면 살수록 좋은 집이에요. 남들이 보면 산속에 우리 집만 덩그러니 있는 것 같지만 친구도 많죠. 멧돼지도, 풀도, 나무도 모두 친구예요”라며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을 말했다. 이외수 씨도 “이 집의 장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