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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원인이 되어 아이에게 생기는 모원병
엄마가 원인이 되어 아이에게 생기는 모원병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3.08.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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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병 가운데 엄마가 있다”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 과식·거식증에 이르기까지 허약한 아이들이 늘고 있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환자가 증가하는 이런 병을 일본 의대 교수를 역임한 규토쿠 시게모리 박사는 ‘모원병’이라 부른다. 책 발간과 함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그가 진단하는 모원병과 그 대처법을 소개한다. 정리 _ 신규섭 기자


의학의 급격한 진보 덕분에 아이들에게서 개발도상국형 병은 대개 그 치료 방법이 밝혀졌다. 그런데 고도 성장과 더불어 문명병이 점차 늘어났고, 그에 따라 한때나마 할 일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했던 소아과 의사들의 걱정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천식을 예를 들어 보더라도 아이에게 약을 투여해도 생활방식을 개선하도록 지도해도, 병에 차도가 없는 경우가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아지기는커녕 치료를 받는 도중에도 그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생겼다. 이런 환자들을 접하는 사이 직감적으로 와닿는 것이 있다. 신체적인 원인뿐 아니라 마음의 문제가 얽힌 병은 아닐까 하고 깨닫게 된 것이다. 이후 비슷한 환자를 몇 명이나 진찰하면서 정신적인 요인이 깊이 관여된 병이라는 데 점차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나아가 보호자로 함께 온 아이의 어머니와 큰 관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알레르기성 천식을 포함한 천식 아동의 보호자로 함께 온 어머니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한 부류를 과잉 보호형 어머니로, 조금만 추워도 옷을 두껍게 입히고 조금만 콧물을 흘려도 아이의 목욕을 중단하는 어머니이다. 또 다른 부류는 잔소리형 어머니로 사소한 장난에도 아이를 크게 꾸짖으며 아이를 위축시키는 어머니이다.
세상에 태어나 이런 어머니와 함께 있으면 아이는 성격뿐 아니라 체질까지 변하게 된다. 의사가 이런저런 방법을 써서 아이들을 치료해보려고 해도 아이가 가정에 있는 시간과 의사가 진찰하는 시간을 비교해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짧은 시간 동안의 의사 지도로는 어머니의 영향력을 당해낼 길이 없다. 치료 효과 또한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아이의 치료와 병행해 어머니를 강력하게 지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다로운 절차가 요구된다. 병의 원인이 아이 자신이 아니라 어머니의 의식이나 사고 방식, 아이와의 접촉 방법에 있으므로 그러한 부분을 먼저 고쳐야만 하는 것이다. 소아과 의사들은 이런 종류의 병을 ‘모원병(母原病)’이라고 부른다. 그야말로 ‘어머니가 원인이 된 병’이다.
모원병은 비단 천식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병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모원병은 흔히 서구화, GNP의 성장과 함께 나란히 증가했으며 최근 들어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 아이들이 가진 병 중 60%는 모원병이라고 진단해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세상 어머니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동시에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말해주는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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