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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활동 지도자’ 김강희 원장의 Back to the Nature
‘숲 활동 지도자’ 김강희 원장의 Back to the Nature
  • 송혜란
  • 승인 2018.04.30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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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스토리
 

이 세상 생명체는 모두 꿈과 희망을 품고 태어난다.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봄, 혹한 겨울을 이겨낸 풀들이 땅에서 꿈틀꿈틀 떡잎을 내민다. 탄생의 기쁨으로 가득한 숲의 생명체들. 이들은 제각기 삶의 전략대로 살아간다. 상생과 적응, 버림과 배려의 경쟁 속에서 일궈진 그들의 인생은 지혜로움으로 가득한데…. 오늘부터 당장 영롱한 아침 햇살을 맞는 풀과 나무, 동물들을 관찰해보면 어떨까? 김강희 원장의 숲과 함께 크는 아이들 이야기.

숲은 그 자체로 학교다. 굳이 누가 부르지 않아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생명은 일제히 자연의 순환에 화답한다. 새싹을 내밀고, 꽃을 피우는가 하면 곤충을 부르고, 열매를 맺으며 말이다.

이러한 숲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강희 삼성키즈어린이집 원장을 만났다. 최근 경쟁으로 달려가는 숨 막히는 시대에 정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 그녀는 답을 잘 알고 있었다.

어린이집 일과 중 바깥 놀이 활동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교육적 목표를 가진다는 김 원장. 그러나 바깥 활동이 과연 안전할까 의구심이 들었던 그녀는 서울 남산에 장충 유아숲이 있다는 사실을 안 후 본격적으로 숲 활동을 시작했다.

“많은 교육자와 부모들이 걱정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유아숲 체험장에서 덜 수 있었어요. 숲에 가는 날, 출발하기 전부터 아이들이 유난히 즐거워해요. 자연이 주는 진정한 단순함과 자유로움이 아이들을 그토록 신나게 했을 거예요.”
 

왜 숲 활동인가?

숲 활동은 보건복지부에서 내려주는 국가 수준의 표준보육과정을 다 포함하고 있다. 기본생활습관과 신체 운동, 사회관계, 의사소통, 자연탐구, 예술 경험 등 숲에서 이뤄지는 활동에 이 6개 영역이 골고루 담겨있다. 교사의 수업계획이 숲에서 그대로 이뤄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다.

가령 숲에서 책 읽기 활동을 할 경우 아이들이 가방에 책을 넣고 선생님과 함께 숲으로 안전하게 걷는 것만 해도 기본생활습관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 셈이다. 숲에서 책을 읽어보고 그 내용에 따라 동극을 한다면 신체 운동과 사회관계, 의사소통이, 책에서 본 내용을 숲에서 찾아보고 느낀다면 자연탐구와 예술 경험이 되는 방식이다.

“아이들이 숲에서 책만 읽어도 교육적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지요.”
 

창의력과 상상력이 쑥쑥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그녀가 아이들에게 접목한 숲 체험은 엄청난 효과를 낳았다. 일단 아이들이 자유로워진 것은 물론, 숲에 가는 시간이 늘 기다려진다고 아우성이었단다. 숲에서 만나는 생물들을 관찰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도 놀라울 만23큼 표현됐다고 그녀는 자랑했다.

“단풍잎으로 색상환 띠를 만들었더니 해님이라고 이야기하지를 않나, 밤껍질을 보더니 작은 나뭇가지를 끼워 수저로 활용하기까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무궁무진해졌어요.”

독일의 숲 유치원에서는 나뭇가지와 나무토막이 제일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는 김 원장. 우리나라 아이들은 어떨까? 이는 의미 없는 물건에 불과하다. 늘 자극적인 색깔과 캐릭터 장난감에 익숙해진 탓에 아이들이 처음 숲에 가도 잘 못 논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여기서 뭘 해야 하지?’ 마치 이런 표정이었어요. 그런데 점점 회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이 하는 놀이가 풍성해지고 새로운 생각들이 보태지더니 친구들끼리도 서로 더 좋은 자극을 받더라고요. 숲에서 논 후 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이 모든 물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상상력 있게 논다는 이야기를 부모님들에게 전해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인성 교육의 장

또 하나, 숲에 가면 자연의 법규를 잘 지키고 작은 생명 하나도 소중히 여겨야 하므로 아이들이 함부로 꽃을 따거나 잎을 뽑고 돌을 던지는 일도 줄어들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경과 인정, 배려심을 자연스럽게 습득, 결국 인성교육 효과도 톡톡히 봤단다. 핵가족화를 넘어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외동으로 자라는 수많은 아이에게 배려심을 키워주기에도 숲 활동은 금상첨화다.

“숲에서 스스로 정한 자기 나무에게 매번 인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이들을 떠올려보세요. 너무 예쁘지 않나요? 숲은 아이들에게 자연을 닮은 바른 성품을 갖추게 해줍니다.”
 

숲과 함께 크는 아이들

이런 숲 활동을 하기 위해 꼭 자연환경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도 부모들이 아이들과 충분히 숲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도심 속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는 화분들만 가지고도 숲 교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김강희 원장도 어린이집 앞에 정원을 가꾸고 있다. 4월에는 조팝꽃, 진달래, 철쭉 등이 아름다리 피고, 한쪽에는 유기농 방울토마토나 상추, 부추를 심어 아이들과 함께 수확해 급식에 내놓기도 한단다. 아이들의 교육은 물론 정신, 신체 건강에 모두 좋은 경험이다.

이외 아파트 산책로, 동네 공원 등도 숲 교육의 좋은 공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아이들의 안전이라고 그녀는 강조했다.

“우선 아이들에게 긴바지를 입히고, 운동화를 신겨 움직임이 자유롭게 해주세요. 물을 항상 준비하고, 가급적이면 안전한 장소에서 손을 놓고 가는 것이 신체 균형에 좋아요. 예쁜 꽃이나 식물을 꺾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혹시 집에 가져가고 싶은 것이 있더라고 최소의 양으로 수집할 것을 권합니다. 숲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즐거웠던 내용과 느낌을 아이들이 말해볼 수 있도록 해주면 생생한 기억이 더 오래 남을 거예요.”

완연한 봄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숲 활동

찰흙 지렁이 만들기 지렁이 사진을 보여주고 찰흙으로 만들어 본다. 꿈틀꿈틀 지렁이를 손에 올려놓고 느낌을 말해본 후 던져보기도 한다. 손에 찰흙이 묻는 것을 싫어하던 아이도 어느새 하트 모양, 똥 모양, 세모, 네모 모양의 지렁이를 만든다. 이때 부모가 먼저 지렁이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친숙해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칡 나무 줄다리기 칡 나무 줄기를 이용해 줄다리기하는 활동이다. 영차! 영차! 우리 편 이겨라! 그동안 보잘것없었던 자연물로 다양한 놀이를 하며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쑥쑥 자랄 것이다. *참고 자료: <숲과 함께 크는 아이들>(김강희·김진희·조부영 등 지음, 초이스북 펴냄)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자료 사진 김강희 삼성키즈어린이집 원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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