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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외과 한상아 교수의 조언, 유방암 예방법은?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한상아 교수의 조언, 유방암 예방법은?
  • 송혜란
  • 승인 2018.05.04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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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화된 식습관, 저출산이 원인
 

최근 한국 여성의 유방암이 과거 10년 전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방암 발생률이 현저히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빨라진 초경과 서구화된 식습관, 저출산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데…. 요즘 들어 가슴 좌우가 비대칭하거나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진 것처럼 느껴진다면 일단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조기 검진이 생존율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지난 2002년 여성암 발병률 1위에 등극한 유방암. 2006년에는 신규 유방암 환자가 1만 명을 돌파했다는 안 좋은 소식이 들린다. 한국유방암학회의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최근 유방암 환자는 1996년 대비 세배나 증가했다. 현재 여성 인구 10만명 당 유방암 환자는 46.8명. 발생 빈도 역시 약 3배 늘었다. 유방암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보건복지부의 국가암등록사업 보고서를 보면 2014년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의 17.6%를 차지한다.

국내 유방암, 갑상선암 명의로 알려진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한상아 교수는 특히 국내 폐경 전 40대 여성의 유방암이 서구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데 주목했다. 이는 폐경 이후 환자가 대부분인 미국, 유럽 등 서구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이는 한국 여성 유방암의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여성 유방암이 너무 많아요.”
 

왜 그럴까?

물론 유방암이 의심되는 특징적인 신체적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조기 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 수가 지난 10년 새 4배 가량 증가했다. 이로 인해 0~1기에 진단되는 조기 유방암 환자 수도 함께 상승했다.

그러나 주요 원인은 따로 있다고 한 교수는 되짚었다. 빨라진 초경과 서구화된 식습관, 늦은 결혼, 저출산, 모유 수유 감소, 비만, 피임약 등이 젊은 층의 유방암 발병을 더 촉진했다는 것이다. 핵심은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에 얼마나 많이 노출됐느냐에 있다.

먼저 초경이 빨라진 것은 두말할 것 없고 늦은 결혼이 저출산으로 이어질 경우 임신으로 인해 월경을 쉴 기회가 적어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총 기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모유 수유도 일시적으로 여성의 생리를 중단해주는데 이마저 감소해 유방암 위험률이 다소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습관은 비만을 일으키며, 비만한 여성의 몸에는 에스트로겐이 활성화되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 가족력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유방암의 강력한 원인으로 손꼽힌다.

“여성이 30, 40대에 유방암에 걸리면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끼치는 안 좋은 영향력이 매우 크므로 예방이 절실합니다.”
 

유방암의 정의와 증상

유방암은 유방에 발생한 암세포로 이뤄진 종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유방의 유관과 유엽에서 발생하는 암을 뜻한다. 정상 유방 조직은 유선과 유선 조직을 지지하는 지방, 결체 조직, 림프관으로 구성된다. 유선 조직은 유즙을 생성하는 유엽, 유엽과 유두를 연결하는 유관으로 나뉜다.

유방암은 유방 구성 조직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어 다른 암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다. 유방암 대부분은 유관과 유엽에 있는 세포, 그중에서도 유관의 상피 세포에서 비롯된다. 유방암의 병기는 종괴의 크기,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여부, 목 림프절 전이를 비롯해 뼈, 폐, 간 등 전신 전이 여부에 따라 0기부터 1, 2, 3, 4기로 구분된다.

사실 유방이 아플 때 흔히 유방암을 걱정하곤 하지만 유방 종괴는 통증이 없는 게 대표적이라는 한 교수. 대개 유방이 찌릿찌릿 아픈 것은 호르몬이나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한다. 그보다 통증이 없는 종괴가 만져지거나 젖꼭지에 핏물이 고인 경우, 혹은 가슴 좌우가 비대칭하거나 서로 처지는 정도가 다를 때 유방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가슴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져 땀구멍이 보이는 것도 유방암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만약 손으로 멍울이 만져진다면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유방에 보조개가 생긴 것도 유방암과 관련돼 있어요. 암 덩어리가 피부를 잡아당기면서 생긴 보조개일 확률이 높지요.”

 

 


치료 예후 좋아, 생존률 91.3%

안타깝게도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이미 유방암 중반기에 속한다. 하루빨리 전문병원을 찾아 유방 엑스레이와 초음파, 조직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유선 자체가 원래 울퉁불퉁하잖아요. 환자가 가슴에 무엇인가 만져진다며 병원에 왔을 때 진짜 암일 확률은 3분의 1 정도예요. 의사가 진단한 후 조직검사를 하면 그 안에서도 확률은 2분의 1로 확 줄어드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혹여 최종적으로 유방암 진단을 받더라도 요즘은 치료 기술이 굉장히 발달해 있어 예후는 꽤 좋은 편이다. 환자 10명 중 6-7명을 전 절제 없이 유방보존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유방 절제 수술이 이뤄지며, 이와 함께 항암, 방사선, 효소, 호르몬 등 개인 맞춤치료가 복합적으로 진행된다.

이에 1996~2000년 83.2%였던 한국 유방암 5년 상대 생존율은 2001~2012년 91.3%까지 올라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유방검진 활성화 등으로 조기 유방암 발견 빈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구체적으로 유방암 5년 전체생존율은 0기의 경우 98.3%, 1기 96.6%, 2기 91.8%, 3기 75.8%, 4기 34.0%다. 10년 전체생존율은 이보다 좀 더 낮다.
 

파라벤 등 화학 약품 멀리해야

다른 암보다 사망률도 상당히 낮은 유방암. 그러나 유방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제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혈류와 림프관을 따라 전신으로 전이해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특히 유방암으로 인해 호르몬 억제 치료에 들어가면 임신과 출산이 어려워질 수 있어 무엇보다 예방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일단 유방암 위험인자 중 우리가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보도록 하자. 육류 위주보다 야채, 과일, 생선으로 이뤄진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으로 비만부터 막는 게 가장 대표적이다.

“특히 폐경 이후에는 신체 대사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하루 30분 이상 땀 날 정도로 주 3~5회씩 꼭 운동을 해줘야 합니다.”

금연과 절주는 필수. 파라벤 등 신체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화학 약품이 들어간 화장품, 바디 세정제와 가공식품도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 몸에서 파라벤 등 여성호르몬과 유사하게 생긴 환경호르몬이 많이 검출됐다는 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뭐든 자연 상태 그대로 먹는 게 좋다고 한 교수는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보존이 가능한 것이라면 무조건 의심부터 해야 해요.”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기 검진! 특히 유방이 작고 유선이 촘촘한 치밀 유방을 지닌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생률이 더 높아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외과 의사의 건강관리법

유방암의 증상, 원인, 치료, 예방법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은 한상아 교수. 그녀 역시 아무리 의사라도 자신의 병은 스스로 알 수 없다며 정기 검진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그녀는 독자들에게도 꼭 특이한 증상이 없더라도 35세부터는 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40세 이후에는 엑스레이 검사도 시작하라고 권했다. 보통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유방암 검사를 받아야 한단다. 가족력이 있다면 주기를 더 당겨야 한다.

외과 의사에게 건강 관리법을 물었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바쁜 대학병원 교수 생활에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긴 어렵지만 샤워하기 30분 전 케틀 벨이나 덤벨을 이용해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하고, 유산소 운동은 계단 오르기로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음식도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가급적 소량으로 나눠 먹고, 야채 위주의 식단을 하고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창 성장기에 있는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자녀들에게도 편의점 라면보다 야채를 주로 챙겨주려고 노력한다는 한 교수.

“학교생활만으로 활동량은 충분하므로 음식은 거의 학교 급식에 의존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건강을 잘 유지합시다.”


한상아 교수는…
부산대 의대를 졸업, 성균관대 의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서울병원 외과 전공의를 거쳐 대장항문외과 임상강사, 분당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임상강사, 촉탁의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2010년 3월부터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센터와 여성의학센터 외과 임상조교수로 활약했다. 지금은 외과 부교수로 있다. 이와 함께 한국유방암학회와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교수의 전문 분야는 유방암과 갑상선암, 유전성유방암, 갑상선 복강경수술이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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