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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 엄지인
Bravo, My Life! 엄지인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8.05.24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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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화보
▲ [사진=Queen 양우영 기자]

귀여운 두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나타난 아나운서 엄지인. 혼자서도 어렵다는 사진 촬영을 아이를 안고 척척 해내고 우는 아이를 달래 방긋방긋 웃음 짓게 만드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아나운서 엄지인은 확실히 그 전보다 견고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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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아이의 엄마가 되셨어요. 두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아침엔 두 아이 등원 전쟁을 치루고 출근을 해요.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또 다시 육아 전쟁이 펼쳐지죠.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있어요.

Q. 육아휴직 없이 바로 방송에 복귀하셨다고 들었어요. 빠른 방송 복귀를 결정하신 이유는요?

그 전에 하던 일이 있어서 그런지 집에 있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첫 아이 낳고 복귀했을 땐 그나마 수월했는데, 둘째 아이를 낳으니까 그때와는 달리 힘에 부치더라고요. 하나와 둘의 차이가 커요. 그래서 안 먹던 한약까지 먹고 있어요. 힘들긴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 선택하라고 하면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쉬는 동안 방송이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3. 워킹맘으로 생활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퇴근이 없다는 게 가장 힘들어요. 회사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더 힘든 육아가 기다리고 있어요. 그 육아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티도 잘 안 나죠. 요즘 둘째가 한참 엄마를 많이 찾을 때라 더욱 그래요. 화장실 한 번 가는 것도 힘들어요. 얼마 전에 헤어 팩을 하나 샀는데, 제 소원이 그 헤어 팩을 해 보는 거예요. 10분을 방치해 두라고 하는데 10분 동안 마음 편안히 화장실에 있을 수가 없거든요. 화장실 문 닫고 안에 들어가 있으면 밖에선 엄마를 부르며 울고 있어요.

Q. 같은 워킹맘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은 없으세요?

워킹맘들은 끝없이 고민을 하며 생활해요. 우는 아이를 두고 계속 회사를 다니는 게 맞는 일인가, 아이도 힘들고 나도 힘든데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드리고 싶은 말은 포기하지 말자는 거예요. 여전히 힘들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조금은 나아졌잖아요. 우리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하다 보면 미래엔 좀 더 나은 환경이 만들어져 있지 않을까요?

Q. 아이들 육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세요?
아무래도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적으니까 같이 있을 때만이라도 사랑을 듬뿍 주자고 결심했어요. 양보다 질적으로 큰 사랑을 주자고요. 근데 요즘 저희 큰 애가 36개월이 넘으면서 그야말로 미운 네 살이 됐어요. 고집을 부릴 때면 이제는 한없이 사랑만 주면 안 되겠구나 하는 걸 느껴요. 지금은 예절 교육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부분에 중점을 주고 훈육을 하고 있고요.

▲ [사진=Queen 양우영 기자]

Q.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세요?

남편은 아이들이 나라에 이로움이 될 수 있는 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요. 저도 물론 그러면 너무 좋겠죠. 최근에 둘째 아이가 많이 아팠어요. 약과 병원을 달고 살았죠. 이런 일을 겪고 나니까 건강하게 자라는 게 최고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모든 엄마가 그렇겠지만 아이가 웃을 때 가장 행복해요. 힘든 일도 있겠지만 늘 밝은 모습을 잊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Q. <엄마 마음 사전>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어요. 어떤 책인가요?

큰 아이를 낳고 나중에 커서 추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제가 <우리말 겨루기>를 하고 있으니까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책으로 남겨보자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기쁜 마음으로 책을 쓰고 있던 와중에 둘째를 갖게 됐어요. 태교하듯 쓴 책이에요. 아이들에게도, 저에게도 의미가 깊은 책이죠.

Q. 오늘 찍은 사진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두 아이들은 나중에 추억할 게 많을 것 같아요. 두 아이와 함께 촬영을 해 보신 소감은 어떠세요?

맨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아이들과 함께 촬영을 한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저 혼자 찍을 기회는 또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한참 예쁠 이 시기에 이렇게 잡지 촬영을 할 기회는 흔치 않잖아요. 정신없고 힘들었지만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저보다는 촬영을 도와주신 스텝분들이 힘드셨을 것 같아 걱정이에요.

▲ [사진=Queen 양우영 기자]

Q. 이번엔 아나운서 엄지인 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엄지인 아나운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우리말 겨루기>예요.
벌써 8~9년 정도 진행을 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얼떨떨하고 부담도 많이 됐죠. 지금은 이 프로그램 덕분에 내가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를 낳고 빨리 복귀를 결정했던  것도 <우리말 겨루기> 때문이에요.

Q. 방송을 쉴 때, <우리말 겨루기>가 그리웠겠어요.

그렇죠. 일부러 안 보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를 낳고 집에 있으면서 제 자신을 돌본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그 프로를 보면 한숨이 나올 것 같았어요.

Q.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은 어떤 건가요?

힘들게 생활하시면서 <우리말 겨루기>를 보며 힘을 얻는다는 분들이 꽤 계세요. 구두를 닦으시던 분이 출연을 하셨는데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근데 그 분이 우승을 하셨어요. 진행을 하다 보면 드라마 같은 일들이 벌어질 때가 있어요.

Q. <안녕? 나의 한글 맞춤법>이란 두 번째 도서를 출간하셨어요.

<우리말 겨루기>를 하면서 꼭 한 번 맞춤법 관련해서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워낙 바쁘게 지내다 보니까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좋은 제의가 들어와서 덜컥 하겠다고 했죠,

Q. 아나운서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엄지인 씨 때문에 방송을 봐요. 덕분에 힘이 나요” 이런 말을 해 주실 때가 가장 보람이 돼요.

Q. 대중에게 어떤 아나운서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입사 면접을 볼 때도 이 질문을 받았어요. 그때 제가 이렇게 대답했어요. “제 이름이 엄지인 입니다. 엄지처럼 잘하고 지인처럼 편한 아나운서가 되겠습니다!” 지금도 변함없어요. 옆집에 사는 이웃 사람 같은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Q. 아나운서로 산다는 게 힘들게 느껴질 때는 없나요?

파업과 두 번째 출산을 겪으면서 아나운서와 엄마를 동시에 해낸다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엄마 아나운서와 미혼의 여자 아나운서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요. 요즘 많은 일들을 동시에 겪으며 선배 아나운서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하는지 제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요.

Q. 그런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무엇인가요?

아직 결론은 없어요. 끊임없이 질문하는 시기죠. 여자 아나운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이 되고 싶어요. 아이를 낳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그 전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거든요. 후배 아나운서들은 조금 더 쉬운 길을 가길 바라며 제가 먼저 그 길을 닦아 놓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Queen 유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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