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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자존감을 드높이는 권영애 선생의 버츄프로젝트
아이 자존감을 드높이는 권영애 선생의 버츄프로젝트
  • 송혜란
  • 승인 2018.05.29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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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인터뷰
 

세상 모든 아이는 차가운 꽃과 따뜻한 꽃을 들고 태어난다. 만약 엄마가 차가운 물만 주면 아이는 원래 자신이 얼음인 줄 알 터. 이런 아이를 교사도 문제아로만 본다면 친구들 앞에서 차가운 물을 더 들이부어 애는 얼음 꽃이 될 것이다. 스무 살이 되도록 아무도 녹여주지 않은 아이의 꽃잎은 얼음 칼이 되어 주변 사람들까지 다 얼리거나 찔러버릴지도 모른다. 이에 악순환은 자꾸 반복된다. 그렇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일까? 권영애 선생의 버츄프로젝트는 답을 알고 있었다.

“분명한 것은 결코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는 거예요. 한 아이가 아홉 살, 열두 살이 되어도 여전히 얼음이라면 우리는 그 애를 안고 울어야 합니다.”

이 때 ‘이리 와, 내가 너를 녹여줄게’라고 말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권영애 선생. 무려 24년 동안 초등교사로 활약한 그녀는 감동적인 교육철학을 담은 책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의 저자로 유명하다. 자신조차 돌보기 힘든 시기에 전교 꼴찌, 왕따, 은따로 우울증에 시달리던 학생, 장애아들을 오직 사랑이라는 믿음 하나로 치유한 바 있다.

처음으로 1년 내내 사랑받던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해 학업 성적도 월등히 상승했음은 물론이다. KBS <강연 100도씨>에 출연해 아이를 살리는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 그녀다.

오래도록 어느 시점에 아이들의 자존감이 살아나는지 자존감 연구를 해왔던 그녀가 끝내 큰 효과를 본 멘토링 방법은 버츄프로젝트. 권 선생은 한국버츄프로젝트 FT로 수년간 아동심리분야 공부와 인성프로그램 연구를 지속해왔다.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단계별 EQ 향상프로그램’ 개발로 부총리 및 교육부장관상, 전국 1등급 푸른기장상을 수상했다.

현재 아이들 30명을 살리는 일에서 수백 명의 교사, 부모를 살리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퇴직한 그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버츄프로젝트 리더를 키우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그녀의 강의를 수강하는 데도 3 대 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한국 교사들 사이에서 버츄프로젝트는 물론 그녀의 교수법이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는 후문이다. 교육계에서 그녀가 위대한 교사라는 평을 종종 받는 이유다.
 

오직 사랑만이

도대체 버츄프로젝트가 뭐기에? “‘진짜’ 사랑이요.” 어떤 아이에게도 단 한 사람이 진실로 사랑해주면 일어난다는 권영애 선생.

“한 아이의 아픔은 오직 일치된 사랑으로만 어루만질 수 있어요. 아이들의 얼어버린 가슴도 뜨거운 사랑 에너지와 사랑의 행동으로 녹일 수 있습니다. 사랑 에너지와 사랑 행동이 일치한 상태가 아이를 살리지요. 그 사랑 에너지가 기적을 낳습니다. 사람만이 사랑 에너지를 줄 수 있어요. 교사, 부모가 위대한 건 좋은 방법, 기법 때문이 아닙니다.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이 따뜻한 사랑을 줄 수 있어서예요. 사람만이 사람의 삶에 기적을 선물합니다.”

이어 자신 안의 다이아몬드를 깨우는 게 버츄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최근 그녀가 펴낸 <자존감, 효능감을 만드는 버츄프로젝트 수업>은 어떻게 얼음이 된 아이를 녹여줄 수 있는지 그 방법론을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 안의 다이아몬드를 깨워라

버츄프로젝트란 1970년대 중반 임상심리치료사였던 린다 캐벌린 포포프가 개발해 자신의 자녀가 다니던 학교의 행동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벌인 ABC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이 좋은 효과를 보이면서 린다의 학교에 이어 지역 사회가 호응, 오늘날의 버츄프로젝트로 발전했다. UN에서도 인정, 한국에서는 10여 년 전 종교학자 김영경 박사에 의해 도입됐다. 미국에서 저작권을 가지고 있으며, 상업화와는 거리가 먼 순수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버츄의 용어는 힘, 능력, 위력, 에너지를 상징하는 라틴어 ‘virtus(비르투스)’에서 유래한다. 이는 인성이라는 마음의 광산에 자고 있는 아름다운 원석들을 뜻한다. 그 원석이 깨어나 본래 지니고 태어나는 아름다운 성품이 드러나는 것이 미덕이다. 미덕은 내면에 잠재한 위대한 힘, 큰 나, 잠자고 있는 거인, 다이아몬드다.

또한 미덕은 이미 주어진 내적 동기다. 사람은 누구나 감사, 용서, 친절, 진실성, 인내, 배려 등의 버츄 미덕을 연마함으로써 자신의 인성을 빛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교사, 부모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인식하고 하나씩 깨우면 된다. 그 원석이 반복적인 실천으로 연마되면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된다. 죽을 때까지 52개의 미덕을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과정이 우리의 궁극적인 삶인 것이다. 일단 이렇게 자신을 대하면 다른 사람의 보석도 보이기 시작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제가 매년 3월 새로운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첫날 꼭 해주던 이야기가 있어요.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보석을 가지고 오는데, 이를 모르고 살다가 하나둘 깨우면서 위대한 사람이 된단다’, ‘네 보석은 언제나 네가 깨울 때를 기다리고 있어’, ‘선생님과 함께 그 보석을 깨우는 시간을 함께해보자’, ‘너 자신은 아직 깨어날 보석이라는 것을 못 믿겠지만 선생님은 굳게 믿어.’”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아이들이 자신의 지속적인 사랑과 믿음에 보답하듯 서서히 변하는 것을 볼 때 그녀는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하는 두려움과 안녕! 아이들은 무의식에 저장되는 자신의 경험이 꿈을 이루는 힘이라는 것을 믿게 됩니다. 실패했을 때 두려움, 수치심 대신 마음광산의 보석을 끄집어내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선택해요. 교사가 없어도 스스로 전과 다른 좋은 경험을 쌓아가려 노력하고 결국 자존감을 회복합니다. 버츄프로젝트는 무의식까지 변하게 하는 강력한 에너지 변환시스템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버츄를 품은 아이들

무엇보다 버츄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교사나 부모가 말로만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애들을 보석으로 봐야 한다는 데 있다.

“아이들도 어른들이 말로만 하면 다 알아요. 우리가 언제나 촉을 곤두세우는 게 ‘존중’이잖아요. 내가 상대방에게 지금 존중받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하지요. 엄마, 아빠가 진정으로 아이를 존중하면 삐뚤어진 자녀의 마음도 슬금슬금 움직일 겁니다.”

앞서 말한 미덕의 원석은 잠재력 시기, 가능성 시기, 탁월성 시기를 거치며 보석이 된다. 원래 한 아이가 가지고 태어난 아름다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달리 말하면 아이들은 원래 보석이라는 뜻이다. 버츄프로젝트는 아이들의 단점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모습을 찾아가도록 돕는 프로세스다.

특히 그녀가 만난 버츄프로젝트는 아이들 하나하나의 온전함과 그 가능성에 꾸준히 빛을 비춰주는 사랑 에너지 그 자체였다. 한 아이가 태어나 세상을 믿을 만한 안전판으로 보는 애착이 없으면 삶에서 불안은 일상이 될 것이다. 먼저 부모의 보살핌이 부족해 사랑 결핍이 오면 핵심 수치심이 일상화된다. 현대 뇌과학은 뇌가 쓰는 대로 발달한다는 가소성의 법칙을 발견했다. 버츄프로젝트의 사랑 에너지는 불안정 애착이나 핵심 수치심이라는 회복하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 또한 가소성을 통해 바꿀 수 있다고 그녀는 믿는다.

단 한 사람의 지속적인 믿음, 기대, 사랑, 연민만으로 아이는 교사나 부모를 믿을 만한 안전판으로 느낀다. 안전하다고 믿게 된 아이는 더 이상 두려움을 해소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지 않을 수 있으며, 비로소 공부할 여유도 생긴다. 버츄프로젝트가 아이들의 자존감과 효능감을 만드는 원리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때 체벌로 아이를 입원시켜 코너에 몰릴 만큼 미숙했던 그녀 역시 버츄프로젝트를 만난 후 두려움의 길에서 사랑의 길로 마음의 방향을 바로 잡았다. 자신의 마음이 따뜻해지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화답했다. 어설픈 의욕에서 무조건적인 통제를 거쳐 마침내 사랑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된 이 여정에서 버츄프로젝트는 크나큰 역할을 했다. 버츄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점차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되는 모습은 그녀 삶에서 그 무엇보다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결코 제가 위대해서 이 어려운 일을 해낸 게 아니에요. 누구나 사랑천사가 되어 아이들의 기적을 볼 수 있어요. 아이들은 언제나 보석이에요. 그 보석을 보아줬을 때 아이들은 본연의 자존감, 효능감, 행복감을 스스로 발견해 빛납니다. 무력한 아이, 회피하는 아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에서 자신을 믿는 아이, 할 수 있는 아이로 가는 그 변화의 출발선에 발을 내딛어보세요. 자녀의 미덕을 깨워주는 것이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미덕의 말이 습관이 된다

무미건조한 지식으로 주입되고 있는 오늘날의 인성 교육과는 확연히 다른 버츄프로젝트. 머리보다 가슴이 열려야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버츄프로젝트의 기적을 만드는 힘은 인간관이다. 인간관이 곧 자신을 보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보는 관점이 곧 아이를 보는 관점이 된다. 관점은 에너지를 불러오고 문제아를 미덕 천사로 바꾼다. 버츄 인간관이 아이를 살린다고 그녀는 재차 강조했다. 보는 힘, 말하는 힘, 듣는 힘, 실행하는 힘이 강화되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일상 가정에서 부모가 실천해볼 수 있는 버츄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실행 매뉴얼을 소개해 본다. 버츄프로젝트 5대 전략 중 제일 지속 가능하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미덕의 언어로 말하기’ 편을 담았다.

Tip1 미덕을 발견한 그 순간 말해주자 “우와! 재석이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네. 지금 너에게서 ‘평온함’의 미덕을 봤어!” 별 생각 없이 한 행동이 미덕임을 인정받은 아이는 자신의 내면에 미덕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이 때 미덕 인식력이 생기고, 반복되면 미덕 민감성이 발현된다. 아이에게 미덕을 목격한 순간 구체적인 미덕을 말해주고 인정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힘을 깨닫는다. 이는 미덕 행동을 다시 반복하려는 미덕 동기를 불러온다. 미덕 인식력, 미덕 민감성, 미덕 동기를 만드는 제일 빠른 길은 미덕 행동을 포착한 순간, 느낀 즉시 말해주는 것이다.

Tip2 미덕 언어로 말해야 한다 ‘장하다’, ‘잘했어’, ‘대단해’라는 말로는 어떤 미덕이 탁월한지 모호하다. “새로 전학 온 친구에게 앉을 자리를 알려줬구나, 선생님은 네 ‘친절’ 미덕을 느꼈어”라고 구체적인 미덕 언어로 말해야 한다. 이는 결과 중심의 평가인 칭찬과 다르다. 미덕 인정은 노력에 대한 지지와 격려다.

Tip3 심지어 실수와 실패도 미덕으로 이야기하자 미덕 인정을 할 때 주목해야 할 점들 중 하나는 ‘시도’에 있다. “네가 이번에 줄넘기 1급 도전을 한 것 자체가 작은 성공이야. 한 달 동안 너는 ‘열정’, ‘끈기’, ‘인내’, ‘목적의식’을 깨우려고 노력했어. 그 과정에서 네 미덕이 얼마나 반짝였는지 몰라. 엄마는 네 노력이 고마워. 미덕을 깨우는 모습이 감사해.” 실패했을 때 용기를 주는 일은 아이의 마음에 강력한 에너지 전환을 불러온다. 두려움 에너지를 사랑의 에너지로 즉각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는 다시 도전할 힘을 얻는다.

Tip4 평가는 NO! 관찰한 그대로 말하기 “너 방이 뒤죽박죽 엉망이네!”가 아닌 “네가 ‘정돈’의 미덕을 발휘해 책상 속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면 좋겠구나!”라고 이야기하면 어떨까? 이때 아이를 지적하는 일도 피하자. 대신 한마디 위로를 건넸을 때 소통은 따뜻하고 깊어지며 관계는 탄탄해진다. 더 나아가 이는 자신의 취약함을 인식하고 위축된 한 영혼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 말을 되받아치거나 소통을 차단할 준비를 하던 아이의 영혼을 무장 해제시키기도 한다. 특히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은 방어기제를 꺼주는 말, 연결해주는 말, 위로해주는 말이다. 실수한 한 아이가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난 힘을 주는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자녀를 가르치지 않아도 돼요. 그저 아이에게 안내할 뿐이에요. 아이가 실수, 실패할 때 더 이상 욱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순간에 아주 많은 배움이 부모와 교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어떤 순간에도 미덕이 빛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는 건 인생의 모든 고통과 좌절 앞에서 회복탄력성을 줍니다. 우리는 실수할 때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한계를 드러내는 ‘고정형 마인드셋’이 아니라 언제든 자신이 가진 힘으로 노력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성장형 마인드셋’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촬영 협조 마이티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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