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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준비한 대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열심히 준비한 대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 전해영
  • 승인 2018.06.18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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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


과학의 달과 관련된 각종 대회와 활동을 마친 학생들. 다시 본연의 학업으로 돌아와야 할 때이다. 그런데 간혹 학생들 중에는 대회 준비로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 준비하는 노력과 마치고 나서의 공허함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대회는 도대체 왜 진행하는 것일까? 다음번에는 도전하지 말아야 할까?

대회도 학업의 연장선이라는 기준에서 바라보았을 때, 대회를 마무리하는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하다. 사실상 수상 여부는 크게 의미 있지 않다. 수상 실적이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고 삭제되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이다(물론 시도 대표나 더 큰 무대에 나간다면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아, 필요한 경우 꺼내어 쓸 수 있겠지만 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100점 맞기 위해 교과 성적 공부만 진행할 경우 본인의 우수함을 설명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의 글감은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입학사정관제에서 교과와 비교과로 나누어 활동을 구분했다면, 현 입시 체제에서는 교과 활동이 많아야 자기 어필을 탄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위의 도표처럼 교과 활동은 현 대입과 고입에서 매우 중요한 역량으로 자리매김된다. 교실 속에서는 수행평가, 교실 외에서는 동아리 활동과 대회가 바로 교과 활동의 역할이다. 학교별로 조금씩 자기소개서가 다르지만, 대략 일반적으로 교과 활동은 전공에 대한 노력, 교과 외 활동은 그 외 자신을 보여 줄 수 있는 항목의 글감이 된다. 그렇다면 대회에 참가한 이후, 어떠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아야 하는지 아래와 같이 대회 전과 중, 후로 나누어 살펴보자.

(표)

 

1. 나는 이 대회에 왜 참가하게 되었는가?

사실 이 물음에 대한 정리는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고민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냥 했지 뭐”라는 생각이 든다면 다음 4가지 항목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 꿈에 접근한 것인가?
-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였는가?
- 친구들과 마음이 맞아 도전하였는가?
- 내 능력을 평가해 보고 싶었는가?

위의 4가지 항목들은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의 4대 선발 요소인 ‘전공적합성’, ‘학업역량’, ‘인성’, ‘발전가능성’을 다른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청소년과학탐구대회의 목적을 살펴보며 항목들을 차근히 분석해 보자. 청소년과학탐구대회의 목적은 ‘청소년들이 과학적 상상력과 탐구력을 함양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과학 활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미래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즉, 대회에 참석해 위의 4가지 항목 모두를 정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회에 참가한 지 1년 정도 지나게 되면 대회의 주제는 무엇이었는지, 어떠한 준비를 했었는지, 심지어 대회에 참가했던 사실조차 잊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돌아보면 대회에 참가한 경험만큼 좋은 글감은 많지 않다.

2. 대회 과정에서 나는 무엇을 얻었는가?

우선 모든 결과 보고서에는 육하원칙에 의거한 내용을 담는 것이 필수다. 사실 확인이 가능할 뿐더러 혹시 대회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때 육하원칙에 따라 기록한 내용은 기억의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크게 탐구 요소와 커뮤니케이션 요소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 좋다. 먼저 탐구 요소로는 ‘주제 선정 이유’, ‘자료 및 아이디어 수집 방법’, ‘창의적인 부분’, ‘개선할 부분’이 해당한다. 마치 학생부 교과학습 발달상황의 ‘수학 96점’이 세부능력 특기사항의 ‘수학: 자료를 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한 그래프를 선택하고 강조할 점과 삭제해도 되는 내용들을 창의적으로 표현함’으로 적혀지는 것처럼 학생부 수상 실적란의 ‘탐구대회 은상’이 세부능력 특기사항의 과학란 또는 자기소개서에서 ‘교차로가 막히는 원인을 복잡한 전기회로도의 저항과 비교하는 아이디어를 세워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라고 기술하는 것과 같다.
커뮤니케이션 요소는 활동 과정에서 팀원들의 역할, 느낀 점, 팀원 간 또는 실험 과정 중 문제점을 해결한 방법 및 나의 역할 등을 정리하는 것이다. 인성이란 막연하게 착하고 예의 바르며 성실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통 능력이 곧 인성이고 인성을 보여 주기 위한 것으로는 프로젝트 활동에서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 한 것이 없다.

3. 향후 발전 과제 및 도전 목표는 무엇인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1, 2번 항목과 다르게 3번 과정은 매우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를 진행하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분명 “아! 이렇게 실험 설계를 다르게 했으면” 또는 “내가 이런 기초 지식이 있고 방법을 알았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이 부분이 살아있는 발전 과제이다.
현재는 ‘넓이를 다각형으로 구할 수밖에 없지만 고등학교에 가면 미분과 적분으로 구하고 싶다’보다는, ‘넓이를 구하는 형태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정리하고 각각의 분류에 적합한 넓이 도출 방법을 식으로 세워 보겠다’와 같이 양적/질적 발전의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발전 과제 및 도전 목표에 대한 내용은 학생이 진심으로 자기 발전에 힘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항목이기에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은 진부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만일 도전 목표나 발전 과제가 현재 지식으로 불가능한 부분과 관련되어 있다면 이는 학과 선택의 이유, 즉 지원 동기와 연결시켜 작성해야 할 것이다.

결국 대회 참가와 같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좋은 대학,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하여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진학이 자신의 꿈에 필수 요소라면 꿈을 이루기 위한 모든 경험들을 모두 모아 가장 중요한 것들을 보여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대회는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한 가장 좋은 도구다. 대회가 끝났다면 산출물과 보고서를 파일로 남겨 저장하고 준비 과정에 대한 내용들을 기록해 둔다면 대회에 도전한 열정이 입시에서 좋은 무기로 변환되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글 사진 최영득 원장(와이즈만 영재센터 압구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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