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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이동권리 캠페인 펼치는 녹색연합 이용희 활동가
생물 이동권리 캠페인 펼치는 녹색연합 이용희 활동가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8.07.0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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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많은 나라에서 생물의 이동권리를 주장하는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이동권리 제한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회유성 물고기에 대한 국내외 환경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를 녹색연합 이용희 활동가로부터 들었다.
취재 백준상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지난 4월 21일은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World Fish Migration Day, WFMD)로 전 세계 53개국의 1,000개가 넘는 조직과 단체에서 이동하는 물고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공하기 위한 행사를 펼쳤다. 한국에서도 녹색연합을 비롯한 많은 단체들이 이날 이벤트를 갖고 대중들에게 물고기의 이동권리를 알렸다. 특히 주요 4대강에 많은 보를 설치해 물길은 물론 물고기의 이동이 제한되고 있는 한국에서 이 행사의 의미는 더욱 크지 않을 수 없다.


보는 물고기 이동 막는 생태 파괴의 주범
“4대강 보 설치로 인해 먹이사슬과 생산적인 강 시스템에서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유성 어류들의 이동이 막혀버렸습니다. 많은 물고기들이 산란, 먹이 및 수명 주기를 완료하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데 인간이 만든 장애물로 인해 생명을 위협 받고 있는 것입니다. 현 정부 들어서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재자연화가 하루빨리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녹색연합 정책팀 이용희 활동가는 물고기의 이동권리 캠페인을 생명의 이동권이라는 큰 틀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동권리는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명체가 가진 자연권으로 동물에게도 주어진 권리라는 것이 WFMD 활동가들의 인식이다.

우리 강에 건설된 약 3만4000여 개의 보와 댐은 수질오염뿐만 아니라 물고기들의 이동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보와 댐에 물고기들이 이동할 수 있는 어도가 설치된 곳도 있지만, 그 수는 5000여 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도 양호한 곳은 1/3정도이고 나머지는 이동이 적절치 않은 설계와 파손 탓에 개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다.

“물고기는 종마다 적합한 서식지, 먹이와 수질조건에 따른 서식환경을 선택해 사는 습성이 있습니다. 하다못해 모래알의 굵기만 달라도 서식하는 물고기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강을 찾아오던 회유성 물고기들은 보와 댐으로 인해 이동하지 못하거나 준설로 인해 알을 낳을 모래톱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보에 의해 강물이 흐르지 못하면서 우점종이 바뀌어 논란이 된 바도 있습니다. ”

이용희 활동가는 종의 다양성을 살리기 위해서도 강물은 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강과 금강의 웅어, 만경강의 은어·웅어·뱀장어·전어·숭어, 섬진강의 황어, 영산강의 숭어, 낙동강의 웅어·황어·농어 등이 보와 댐으로 인해 사라졌거나 이동에 제한을 받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와 올해 4대강 보 개방 이후 모니터링을 통해 보의 폐해와 함께 물길 개방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상을 여실히 목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3월 낙동강 상주보 수문을 개방하자 녹조류 사체들, 입을 쩍 벌리고 죽어간 조개들이 강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으며 비릿한 냄새와 썩은 악취가 진동했다. 하지만 돌과 자갈 등이 깔린 모래톱에 오리와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왜가리 백로 등이 모여서 휴식을 취하거나,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이 모래톱에 깡총거리는 등 생명이 깃드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용희 활동가는 “4대강 모니터링을 하면서 강이 망가진 것을 보는 것, 모래톱에 남은 지저분한 것들을 보는 것은 고통이었다”면서도 “보 개방이라는 단순한 변화로도 달라지는 환경을 보고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보 개방 후 몇 개월 만에 강은 모래톱을 형성하고 철새들을 모이게 만들었다.


4대강 보 철거로 강과 자연생태 살려야
“우리 강과 하천의 많은 어도를 개선해야 하고 불필요한 보는 철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올해 안에 4대강 보에 대한 모니터링을 취합, 평가하고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불필요한 보 철거를 요구할 것입니다.”

인간의 탐욕으로 만들어진 보는 하천-강-바다 그리고 인간관의 연결고리를 형성해온 물고기의 생활사를 파괴하며 인간과 강 사이에 형성되어 온 중요한 생태적 관계의 단절을 가져왔다. 4대강을 흐르게 되돌려야 한다는 시민 사회의 거듭된 주장에 정부는 지난해 11월 보 수문을 일부 개방했으며 지방선거 이후 16개 보 개방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 181개 단체로 구성된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는 “지난 두 정권에서 삽질로 망가진 우리의 강을 되살리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이며, 4대강 재자연화를 통해 망가진 4대강의 자연을 회복하고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훼손된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치열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와 댐의 폐해를 우리보다 일찍 경험한 선진국들이 보와 댐을 철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강을 썩은 물로 만들었던 일본 큐슈의 아라세댐이 지난해 완전 철거된 후 구마 강 생태계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용희 활동가는 “망가진 강을 회복하려는 노력들로 건강한 강을 되찾고 건강한 강이 자연생태를 조정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건강한 생태계 시스템을 지닌 강으로의 복원을 위해 우선 인간과 동물이 가진 생명이동권에 대해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운동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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